4회 연속 동결된 기준금리…시장은 "긴축 종료 선언"
한국은행의 선택은 4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이었다. 기준금리는 6개월째 3.5%에 묶였다. 시장은 통화 긴축이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평가한다. 이제 금리인하 시점으로 고민의 축을 옮긴다. 국내 물가 경로가 한은의 예상대로 흘러가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인플레이션과 싸움도 막바지에 접어 들었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금통위 직후 이창용 한은 총재의 발언 등을 미뤄보면 이번 금통위 결정은 금리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이날 금리 동결 결정은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지난 5월 회의에 이은 2회 연속 만장일치 동결이다.
동결의 주요 근거는 △물가 △경기 △금융 불안 등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2.7%)로 21개월 만에 2%대로 내려앉았다. 한은은 물가가 이달까지 둔화 흐름을 이어가다 다시 높아져 연말에는 3% 내외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무리하게 금리를 올려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최근 새마을금고 부실 논란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잠재된 금융 부실 등을 면밀히 챙기고 있다는 의미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금통위원 6명 모두 최종금리 수준을 3.75%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했지만 현실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물가보다 경기로 초점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말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 연내 기준금리 인하 검토는 '시기상조'라던 이 총재의 발언에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이 총재는 이날 "시기를 못박아 연내에 (기준금리를) 인하하겠다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며 "계속 말했듯 물가 목표인 2%로 물가가 충분히 수렴하는 과정에 도달했다는 확신이 들 때 인하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 급증세를 과도한 수준으로 평가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진단하면서도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금융·외환시장 여건을 감안할 때 2%p의 한미금리차를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통상적으로 한미 금리차가 벌어질수록 원/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이 커질 우려가 높아진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한미)이자율 격차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환율이라는 것이 이자율 격차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최근 반도체 경기 등이 좀 나아지면서 외국에서 채권 (투자 수요)도 들어오고 외화 수급 사정도 개선되다보니 한미금리차가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환율 방향이 바뀌고 있지 않나"라며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금리차도 봐야하지만 마치 금리차가 벌어지면 환율이 (무조건) 절하된다는 이런 공식은 (더이상 맞지 않다)"고 말했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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