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갈 때는 무조건 스마트폰"...치핵을 부르는 주문 [로그아웃]
현대인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디지털 기기. 본 시리즈는 디지털 기기와 미디어가 초래한 다양한 질환에서 '로그아웃'하고자 기획하였습니다. 디지털 기기에 사로잡힌 일상 속에서 건강을 지키는 알찬 정보를 전합니다.
예전부터 화장실에서는 용변을 보는데 집중해야 건강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책이나 신문 등을 읽으면 집중력이 분산되어 변기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항문 건강이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최근 변기에 오래 앉아 있는 현대인이 더 많아졌다. 스마트폰 없이 화장실에 가기 어려운, 이른바 '스마트폰 화장실 증후군'을 앓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
치핵 부르는 주문...'하나만 더 보고 나가야지'
검색을 하고 동영상을 보는 등 스마트폰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변기에 앉아 있는 시간이 10분이 훌쩍 넘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나만 더 보고 나가야지', '이것까지만 봐야지'라는 생각에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변기에 앉아 있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은 '치핵'을 부르는 주문과도 같다. 변기에 오래 앉아있으면 혈관이 많이 분포한 항문으로 혈액이 심하게 쏠리면서 '치핵'을 유발하기 때문.
치핵은 항문 점막 주위에 돌출된 혈관 덩어리로, 항문에 분포된 혈관과 점막조직이 여러 원인에 의해 붓고 늘어나면서 발생한다. 치핵은 발생 위치에 따라 내치핵과 외치핵으로 구분한다. 내치핵은 치핵 조직이 항문 밖으로 빠져나오는 경우를, 외치핵은 항문 밖 치핵 조직이 부풀어 올라 덩어리처럼 만져지는 경우를 말한다.
치핵, ‘이런’ 사람은 특히 주의해야
치핵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위험요소를 갖고 있는 사람은 특히 변기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을 경계해야 한다. 치핵 위험 요소로는 변비나 설사 등으로 배변 시 과도하게 힘을 주는 습관이 대표적이다. 또, 술을 즐겨 마시는 사람은 항문의 혈관이 확장되면서 치핵이 발생∙악화될 우려가 있다.
여성의 경우 임신과 분만 후에 치핵의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 태아의 무게로 복강 내 압력이 증가하고, 임신 중 호르몬 변화에 의해 혈관이 확장되기 때문. 또, 출산 시에는 항문 주위 혈관에 과도한 힘이 가해지면서 치핵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항문의 해부학적 이상 △식이섬유가 부족한 식습관 △장시간 앉아 있거나 서 있는 행동 △무거운 물건을 많이 드는 행동 등을 하는 경우에도 치핵 발생 위험이 높으므로 변기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을 경계해야 한다.
의심증상 나타나면 미루지 말고 병원 가야
치질은 초기에 치료를 시작할수록 치료가 쉽고, 합병증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감돈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치질이 의심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병원을 찾길 권한다. 치질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은 다음과 같다.
특히 배변 후 화장지나 변기, 대변 등에 피가 비치는 증상이 나타날 때는 정확한 진찰과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직장암 등 소화기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 치핵은 직장 수지 검사를 통해 대부분 진단할 수 있으며, 다른 질환과의 감별이 필요할 경우에는 항문경, 대장 내시경 등을 진행할 수 있다.
그럼 치핵이 진단되면 어떤 치료가 진행될까. 하이닥 외과 상담의사 최병서 원장은 치핵의 심한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최 원장은 "1~2기 치핵은 온수좌욕, 약물치료 등 비수술적 방법으로 쉽게 관리가 가능하지만 3기 이상으로 진행되면 수술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치핵이 심할수록 수술 후 고통이 커지고 회복기간이 길어지므로 너무 늦지 않게 수술받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참고로 3기 이상은 치핵 조직이 항문 바깥으로 빠져나온 후 저절로 들어가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스마트폰 보면서 치핵 예방하는 방법은?
화장실에 갈 때는 스마트폰을 들고 가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스마트폰 없이 지루한 시간을 견딜 수 없다면 시간이 길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변기에 앉아 있는 시간은 짧을수록 좋으며, 최대 5~7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시간을 지키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으로 알람을 설정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아울러, 변을 본 후에는 주름 사이에 변이 끼어있지 않도록 꼼꼼하게 닦아주고, 외출 후에는 흐르는 물에 항문을 씻거나 좌욕을 해주는 것이 치핵 예방에 도움 된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최병서 원장 (봄날의외과의원 외과 전문의)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건강을 위한 첫걸음 - 하이닥 ⓒ ㈜엠서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하이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덥고 습한 여름, 자칫하면 악화되는 질환 3
- 살 빼도 그대로인 두툼한 '이중턱'...원인은 '이것'
- ‘젊은 대장암’ 더 독하지만 생존율 높아…그 이유는?
- 복날 삼계탕 먹다가 식중독…알고 보니 ‘이 세균’ 때문?
- “한 개쯤은 빠져도 괜찮다?”…치아 1개 잃으면 뇌 노화 ‘이만큼’ 빨라져
- 큰 고민으로 다가오는 '이중턱'...가장 효과적인 개선 방법은?
- 방치하면 신체 불균형 초래 질환…‘한방 도수치료’로 체형 교정할 수 있어
- 눈곱으로 알아보는 건강...누런 눈곱의 의미는? [황수경의 건강칼럼]
- “임신 중인데 피부가 너무 가려워요”…임신 소양증 해결하려면? [건강톡톡]
- 암보다 위험한 심부전...'심장초음파'로 원인 질환 찾아야 치료 효과 좋아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