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갈때 꼭 들고 가야” 냄새 고약하지만 中서 ‘부의 상징’ 된 과일
열대 과일 두리안(durian)이 중국에서 새로운 ‘부(富)의 상징’으로 떠올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 보도했다. ‘럭셔리 과일’의 상징이 체리에서 두리안으로 바뀌면서, ‘체리 프리덤(freedom·자유)’ 시대가 가고 ‘두리안 프리엄’ 시대가 왔다고도 했다. 두리안을 마음껏 사 먹을 수 있어야 부자라는 의미에서 프리덤이라는 단어가 붙었다.
두리안은 냄새가 고약하지만, 맛이 달콤한데다 비타민·미네랄·식이섬유가 풍부해 동남아시아에서 ‘과일의 왕’으로 불린다. 중국에서 4㎏짜리 두리안 한 통 평균 가격은 300위안(약 5만3000원)으로, 수박 한 통 가격의 거의 10배다. 저렴한 스마트워치 한 대 값에 맞먹는다.
SCMP 보도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 결혼·귀향 선물로 두리안을 주고받는 경우가 흔해졌다. 허난(河南)성 시골 마을에 사는 20대 여성 마첸씨는 SCMP에 “동네 노인들이 두리안 한 통의 영양가가 닭 세 마리보다 높다는 걸 안다”면서 “도시에서 고향으로 돌아갈 때 두리안을 사들고 가는 것이 문화로 정착하고 있다”고 했다. 예비 배우자의 부모 집에 결혼 허락을 받으러 갈 때도 두리안이 들어있는 과일 바구니를 들고 가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고 한다.
중국에서 최근 두리안이 인기가 높아진 것은 수입이 늘면서 비싼 과일의 대명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따라 두리안 수입에 붙는 관세 부담이 줄면서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서 들어오는 수입 물량이 크게 늘었다. 통관 절차도 빨라져, 수입 두리안은 금세 전국 마트에 깔렸다. 이런 가운데 비쌀수록 과시용으로 더 소비하는 중국인의 성향이 맞물리면서 두리안의 인기는 급상승했다.
‘두리안 랜덤 박스’란 신조어도 나왔다. 두꺼운 껍질을 깠을 때 어떤 상태의 과육이 나올지 모르는데, 이를 ‘랜덤 박스 열기’ 같은 놀이 문화로 여기는 것이다. “중국이 앞으로 전세계 두리안을 다 먹어치울 것”이란 말도 나온다. 지난해 중국의 두리안 수입액은 40억달러(약 5조원)로 5년 전의 4배다. 무게로는 82만5000t으로, 세계 두리안 소비량(205만t)의 40.2%에 달한다. 중국 세관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1분기(1~3월) 두리안 수입액은 작년 1분기의 2.5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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