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맛보면 계속 생각날 걸”...한국 식품업체, 할랄시장 잡아라

박홍주 기자(hongju@mk.co.kr) 2023. 7. 1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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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구 24% 이슬람권 조준
K푸드 할랄 인증 품목 확대
할랄 인증 불닭볶음면 <사진=삼양식품>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국내 식품업체들이 이슬람 문화권을 겨냥해 할랄푸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 세계 인구의 약 24%를 차지하는 할랄 시장의 입맛을 잡기 위해 라면을 비롯한 ‘K-푸드’에도 할랄 인증이 필수가 됐다.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자재 유통사인 삼성웰스토리·아워홈과 라면 제조업체인 농심·삼양식품 등은 이슬람권 수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자사 제품에 할랄 인증을 받고 있고, 품목도 확대하고 있다.

할랄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생산돼 이슬람 교도가 섭취 가능한 식품임을 인증하는 마크다. 할랄의 용도는 식음료 외에도 패션·약품·화장품까지 아우른다.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싱가포르 등의 인증기관이 국제적으로 통용된다. 국내에서는 한국이슬람중앙회(KMF)가 할랄 인증서를 발급한다. 통상적으로 국내 식품사들은 KMF가 통용되지 않는 인도네시아의 무이(MUI) 인증까지 이원화해 운영 중이다.

대형급식 등 식자재 유통 업체들은 내수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할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워홈은 양산1공장, 계룡공장, 제천공장 등 국내 공장 3곳의 생산시설에 대해 할랄인증을 완료했다. 김치, 떡국, 떡볶이떡, 떡볶이 가정간편식(HMR), 두부 등의 ‘K-푸드’를 할랄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어묵까지 할랄 인증을 받고, 품목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워홈의 주요 할랄 목표 시장은 말레이시아, 태국, 카타르, 싱가포르 등이다. 지속적인 투자에 힘입어 지난해 할랄 수출액은 3년 전인 2019년 대비 90% 늘었고,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하는 등 실적도 지속적인 성장세라는 게 아워홈의 설명이다.

마찬가지로 해외 식자재 유통 사업에 나선 삼성웰스토리 역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3%의 할랄푸드 매출 성장을 보였다. 삼성웰스토리는 현재 중국과 베트남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고, 동남아 등 이후 진출 국가를 물색 중이다. 동남아에 직접 진출할 경우 할랄푸드 매출액 성장세는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양식품은 100여개의 수출용 제품(면, 스낵, 소스류)이 KMF 인증을 받았고, MUI 인증은 30여개의 제품이 해당된다. 대표적인 해외 수출상품인 불닭볶음면은 2014년 KMF 인증을 받았고, 유튜브를 통해해외에서 ‘불닭볶음면 챌린지’가 유행한 2016년부터 동남아시아 수요가 폭증했다. 동남아는 세계 무슬림 인구의 60% 이상이 거주하는 최대 할랄 시장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중국 다음 가는 세계 2위의 라면 소비국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1인 가구가 증가해 간편식 수요가 높고, 젊은 소비층이 많으면서도 맵고 짠 음식을 선호하는 인도네시아 현지 특성상 불닭볶음면을 주력으로 판매 중”이라고 밝혔다. 삼양식품은 올해 초 인도네시아에 일본·미국·중국에 이어 4번째 해외 법인을 설립했다.

2021년에는 아부다비를 거점으로 한 유통업체인 ‘사르야 제너럴 트레이딩’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아랍에미리트(UAE)를 중심으로 한 중동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UAE 수출 한국라면 중 71%인 삼양의 점유율을 올해 85%까지 늘리고, 중동시장에서 올해 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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