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R&D 생태계 구축해야...'빅3'도 글로벌 경쟁력 보유"
리튬이온전지부터 차세대 기술까지 한자리
우리나라가 차세대 이차전지로 대표되는 전고체 전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서플라이체인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를 위해 해당 기업들이 제품을 내놓기 전에 선제적으로 연구개발(R&D)을 통해 기초원천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3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차세대 이차전지 기술개발 성과를 알리기 위한 '이차전지 R&D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현세대 전지인 리튬이온전지부터 차세대전지 성과까지 정부에서 지원한 이차전지 연구개발(R&D) 성과를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 '빅3' 뒷받침하는 R&D
포항공과대 이상민 교수는 "정부가 기업들보다 5~10년 미리 움직여 제조 생태계를 조성해야만 배터리 '빅3'(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기관들이 정부 R&D 사업을 통해 중소기업과 함께 기술을 개발해 국내 서플라이체인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삼성SDI는 지난 1일 올해 시제품을 생산, 2027년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6년, SK온은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빅3 기업들도 국내 제조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부품을 수입해 단순하게 조립만 하는 기업이 될 뿐이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전고체 이차전지 시장 규모는 약 2750만 달러(약 350억원)를 기록했다. 연평균 180%에 달하는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2030년 400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리튬금속전지부터 나트륨전지까지
이상민 교수가 이끄는 연구단은 총 19개 기관이 협력해 리튬금속 이차전지에 들어갈 리튬금속으로 만든 음극과 제조공정, 보호막, 분리막 등을 개발했다. 이 리튬 소재 기술은 전고체 전지 뿐만아니라 기존 리튬이온전지까지 다른 여러 이차전지 플랫폼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리튬금속을 음극으로 사용하면 흑연대비 10배의 전기를 저장할 수 있다. 연구진은 여기에 기존 부품보다 10분의 1로 얇게 만들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개발의 핵심은 저비용 대면적 리튬금속 제조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즉 에너지 밀도를 올리고 가격도 싸게 만들 수 있는 도금공정으로 만들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정경윤 에너지저장연구센터장은 전고체 이차전지의 고체전해질과 나트륨 이차전지 기술 성과를 소개했다. 고체 전해질은 불이 붙지 않는 불연성 소재로 현재 쓰이는 액체 전해질보다 안전하다. 정 센터장은 "고체전해질 기술은 이온의 이동을 액체전해질만큼 원활하게 만들기 위해 양극과 음극에 고체전해질을 섞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KIST 연구진은 이런 양극·음극과 고체전해질을 섞어서 만드는 공정기술까지 개발했다.
정 센터장은 리튬 대신 나트륨을 이용한 나트륨 이차전지도 소개했다. 나트륨 전지는 리튬 전지보다 에너지밀도가 낮지만 저렴한 소재여서 저가형 전기차 배터리나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리튬은 일부 국가에서만 생산되지만 나트륨은 전세계 바다에서 어디든 구할 수 있다. 정 센터장은 "5㎦ 안에 있는 나트륨의 양이 전 세계에 매장돼 있는 리튬의 양과 맞먹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이 참여하는 '차세대이차전지 민관협의체'가 출범했다. 이 협의체는 정부와 산업계, 학계, 연구계가 정부의 이차전지 R&D 정책·사업에 민간의 수요와 의견을 상시적으로 반영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 민간 수요에 근거한 신규사업 기획, 정책 및 사업 계획 공유, 성과 교류, 전문 인력 양성, 국제협력 기반 조성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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