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안전' 결론 나왔다"…日, 홍콩 '금수' 경고에 "매우 유감"

홍콩, 오염수 방류 시 日 10개현 수산물 수입 '즉시 금지' 경고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임박한 가운데 5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직원이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홍콩이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원전) 오염수(일본은 정화 처리를 거쳤다는 이유에서 '처리수'라고 부름) 해양 방류 관련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확대를 경고한 것에 대해 일본 정부가 유감을 표명했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일본은) 그동안 홍콩 정부에 일본 식품의 안전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왔고, 이번 처리수 방출 계획에 대해서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에서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홍콩의 수입 금지 확대 경고에) 매우 유감스럽다"며 "홍콩 정부에 계속해서 필요한 정보 제공과 함께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규제의 조기 철폐와 추가 규제 강화를 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체친완 홍콩 환경부 장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후쿠시마 제1 원전의 오염수가 바다로 방류되면 도쿄를 포함해 일본 10개 현으로부터의 수산물 수입을 '즉시' 금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체 장관이 언급한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지역은 도쿄, 후쿠시마, 이바라키, 도치기, 군마, 미야기, 니가타, 나가노, 사이타마 등이다.

체 장관은 "일본이 해양 방류 전 오염수 내 방사성 물질을 처리하겠다고 했지만, 이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해양 생태계와 식품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체 장관의 경고는 앞서 존 리 홍콩 행정장관도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확대를 경고하며 일본 오염수 해양 방류 관련 대책팀을 구성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홍콩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후쿠시마산 과일과 채소 등 특정 제품의 수입을 금지했다. 후쿠시마산 육류 및 가금류 등은 방사능 검사 증명서가 있는 경우에만 수입을 허용했다. 또 후쿠시마 인근 지역인 지바, 이바라키, 도치기, 군마 등 4개 현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대해서도 방사능 검사 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했다.

홍콩은 중국에 이어 일본의 농·수산물 수출 2위국으로, 홍콩이 수입 금지 품목을 확대할 경우 일본 수출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게 된다. 일본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대(對)홍콩 수산물 수출 규모는 755억엔(약 6983억9010만원)에 달했다.

한편 일본은 후쿠시마 제1 원전의 오염수를 '올여름'에 해양으로 방류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방류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일본 언론들은 올 8월을 가장 유력한 방류 시기로 보고 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