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3.5%에서 4연속 기준금리 동결···“긴축기조 상당 기간 유지”
한국은행이 네 차례 회의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물가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올라갈 가능성,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가계부채 증가세 등을 지켜보며 동결 내지 추가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통위는 13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 총재를 제외한 6명 금통위원 만장일치 결정이었다. 금통위는 2021년 8월 코로나19 발생 이후 ‘금리정책 정상화’를 선언한 뒤 총 올 1월까지 총 3.0%포인트를 올렸고, 이후 2·4·5·7월 회의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연 3.5%에서 6개월 동안 머물러 있다. 이달 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대로 0.2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한다면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는 2.0%포인트까지 벌어지게 된다.
우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1개월만에 2%대로 내려와 뚜렷하게 둔화하고,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가 1.75%포인트로 벌어진 상황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점이 인상보다는 동결에 힘을 실었다. 추가 인상으로 경기에 부담을 주기보다 그간의 금리인상 효과를 지켜보자는 것이다. 한은은 “국내경제는 수출 감소세가 둔화되면서 성장 부진이 다소 완화되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아직까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5월 전망인 1.4% 수준에 부합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최근 중국 경기가 기대에 못 미치는 점이 하방 위험으로 대기하고 있다.
반면 최근 가계부채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점은 금통위 내에서도 중요한 문제로 부각됐다. 올 2분기 들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회의에서 여러 금통위원들이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해 많은 우려를 표했다”며 “정교한 정책 대응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하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주요국의 추가 긴축 정도와 국내 외환 부문의 영향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데다 가계부채 흐름도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상당 기간 긴축 기조를 이어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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