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비상문 개방 난동’ 30대 “정신감정 해달라”

첫 재판서 혐의 모두 인정

▲ 대구공항에 착륙 중인 항공기의 비상 출입문을 연 이 모(33) 씨가 지난 5월 오후 대구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구공항에 착륙 중이던 항공기 비상구 출입문을 강제로 개방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A(32)씨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13일 대구지법 형사5단독 정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A씨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답했다.

A씨 변호인은 재판부에 A씨에 대한 정신감정 의뢰를 요청했다.

A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심신 미약 상태로 범행 당시와 그 직전 상황에 대한 정신 감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대해 검사 측은 “현재 상태가 아닌 범행 당시 상태에 대해 감정이 가능할지 의문이다”고 했다.

A씨는 범행 당일 정신과 진료를 받기 위해 가족이 있는 대구로 향하는 항공기에 탑승했다. 하지만 공식적인 진료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A씨에 대한 정신감정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 대구국제공항에 비상착륙한 아시아나 비행기의 출입구 비상개폐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A씨는 지난 5월 26일 오후 제주공항발 아시아나 항공기가 대구공항에 착륙 직전 상공 약 213m(700피트)에서 비상 출입문을 연 혐의(항공보안법 위반)로 구속기소됐다.

이에 더해 항공기 외부 비상구 탈출용 슬라이드가 떨어져 나가게 하는 등 항공기를 훼손한 혐의(재물손괴)도 받는다.

당시 A씨의 난동으로 항공기에 탑승한 초등학생 등 9명이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

A씨는 착륙 도중 항공기가 폭발할 것 같다는 비정상적인 불안감과 초조함에 밖으로 내리겠다는 충동으로 출입문을 연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경찰은 전체 탑승객 197명 중 23명으로부터 병원 진단서를 받아 검토한 뒤 그에게 상해 혐의를 적용해 최근 추가 송치했다.

A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다음 달 24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