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출입문 강제개방 30대 첫 재판…심신미약 주장

대구공항 착륙 전 항공기 문 연 30대. 연합뉴스

몸으로 비상구 막는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연합뉴스

대구공항에 착륙하는 항공기 출입문을 강제로 개방한 A(32)씨가 첫 재판에서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13일 대구지법 형사5단독 정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A씨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인정한다"고 답했다.

A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심신 미약 상태로 범행 당시와 그 직전 상황에 대한 정신 감정이 필요하다"며 재판부에 정신감정 의뢰를 요청했다.

검사 측은 "현재 상태가 아닌 범행 당시 상태에 대해 감정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A씨는 범행 당일 정신과 진료를 받기 위해 가족이 있는 대구로 향하는 항공기에 탑승했다. 하지만 공식적인 진료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A씨에 대한 정신감정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24일 열린다.

A씨는 지난 5월 26일 낮 12시 37분께 승객 197명을 태우고 제주에서 출발한 대구행 아시아나 항공기가 대구공항 상공 고도 224m에서 시속 260㎞ 속도로 하강하던 중 비상 탈출구 출입문 레버를 조작해 문을 연 혐의(항공보안법 위반)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항공기 외부 비상구 탈출용 슬라이드가 떨어져 나가게 하는 등 항공기를 훼손한 혐의(재물손괴)도 받고 있다.

당시 A씨의 난동으로 항공기에 탑승한 초등학생 등 9명이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A씨는 조사과정에서 착륙 도중 항공기가 폭발할 것 같다는 비정상적인 불안감과 초조함에 밖으로 내리겠다는 충동으로 출입문을 열었다고 진술했다.강길홍기자 sliz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