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닭? 나 그런 선수 아니야" 보복성 견제→이중 키킹→심판 지적에 걱정이 태산, '물건'은 맞는데… 낮과 밤이 다른 새 외인의 반전매력[현장인터뷰]

정현석 2023. 7. 1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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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삼성전을 앞둔 광주 챔피언스필드 인터뷰실.

전날인 11일 KIA 김종국 감독은 산체스의 마운드 위 독특한 행위로 인해 야기된 논란에 대해 "산체스는 신경 안 쓰는 것 같다"며 "싸움 닭 기질이 있는 것 같다. 일관성 있게만 하면 전혀 문제 될게 없다고 심판진도 그렇게 말했기 때문에 우리는 상관 없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경기장 산체스 선수와 경기장 밖 산체스 선수는 완전 다른 사람이냐'고 물었다.

산체스는 데뷔전에서 남다른 투지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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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광주삼성전에 앞서 인터뷰 하는 마리오 산체스. 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2일 삼성전을 앞둔 광주 챔피언스필드 인터뷰실.

감독 브리핑을 마친 뒤 KIA 새 외인 투수 마리오 산체스(29)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 그런데 예상과 전혀 다르다.

취재진을 보자마자 수줍은 표정으로 반갑게 인사를 한다. 지난 9일 수원 KT전, 강렬했던 데뷔전 인상이 준 선입견과는 사뭇 다른 조용하고 차분한 이미지다.

실제 인터뷰가 시작되자 크지 않은 차분한 목소리의 스페인어로 통역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오버 액션도, 표정 변화도 없다. 크게 웃지도, 찡그리지도 않는다.

차분하고 조용하지만 성격도 원만하다.

짧은 시간 KIA 선수들과 두루 친근해졌다. 그는 '어떤 선수와 특히 친해졌냐'는 질문에 "한 두명의 선수가 아닌 모든 선수와 좋은 관계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팀이 가족처럼 대해줘서 적응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 팀에 오래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라며 웃었다. 마운드 위 투지 넘치는 모습과는 180도 다른 반전매력.

전날인 11일 KIA 김종국 감독은 산체스의 마운드 위 독특한 행위로 인해 야기된 논란에 대해 "산체스는 신경 안 쓰는 것 같다"며 "싸움 닭 기질이 있는 것 같다. 일관성 있게만 하면 전혀 문제 될게 없다고 심판진도 그렇게 말했기 때문에 우리는 상관 없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KT의 경기. 마리오 산체스가 1회를 무실점으로 막은 후 들어오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7.9/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KT의 경기. 1회말 무사 1루 산체스가 독특한 동작으로 1루 주자를 견제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7.9/

여기서 나온 '싸움닭'이란 단어를 본인에게 전했다. 고개를 갸웃한다.

"내 생각에 나는 그런 스타일의 선수가 아니다. 그저 게임 도중에 방해되는 요소를 제거하고 내 플레이에 집중하는 것 뿐이다. 그러다보니 그렇게 비춰졌을 수 있지만 사실 나는 마음 속 평화를 찾는 선수"라는 의외의 답이 돌아온다.

'경기장 산체스 선수와 경기장 밖 산체스 선수는 완전 다른 사람이냐'고 물었다.

"어느 선수나 비슷할 것이다. 게임 중이나 훈련 중에는 적극적이고 열정적으로 비칠 수 있다. 하지만 일상 생활에서는 누구에게나 친근하고 쉽고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다. 모두가 다 다른 면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산체스는 데뷔전에서 남다른 투지를 보여줬다. 독특한 행동에 KT 이강철 감독이 어필에 나섰고, 타석에서 대치한 황재균 등과는 미묘한 신경전도 있었다. 상대가 견제 동작을 문제 삼자 보란듯 더 많은 견제구를 던지는 강단도 있다.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KT의 경기. 6회말 2사 1루 황재균을 삼진으로 잡은 산체스가 환호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7.9/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KT의 경기. 6회말 2사 1루 황재균을 삼진으로 잡은 산체스가 환호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7.9/

마운드 위에서 강해보이는 산체스. 하지만 정작 본인은 걱정이 태산이다.

하지 말라고 지적 받은 이중키킹에 대해 "심판진이 모션이 문제가 아니라, 동일한 투구폼을 모든 피칭마다 처음부터 그렇게 하라고 했다. 변화를 주는 건 룰에 위반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래 사용하고 있었던 거라 못하게 될 경우 아직 확신을 할 수 없다. 그저 내 피칭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뻔뻔하거나 룰의 경계를 악의적으로 활용하려는 선수는 절대 아니다. 그저 야구장에서 타자와 싸울 수 있는 모든 수단에 대한 부단한 연구와 노력을 하는 선수. 마운드 위에 올라가면 달라지는 투지가 겹쳐 그렇게 보일 뿐이다.

천편일률이 꼭 바람직한 건 아니다. 허용 범위 안에서의 다양성은 다양한 관심 조각을 하나로 모으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개성이 만발하는 야구장 풍경, 이 또한 나쁘지 않다.

약간은 엉뚱해 보이기까지 한 반전매력의 산체스. KIA야구에 이색 볼거리가 생겼다. 신선한 바람이 불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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