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하나님이 주신 사명"…성실과 책임있는 삶

김영미PD 2023. 7. 1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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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인터뷰_사람꽃] 제주성안교회 오경숙 권사(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 교사)
정년 퇴임 앞둬, 아이들 큐티(QT) 교육은 계속 하고파
한국어교사자격증 활용, 선교사 돕고 싶어
아이들을 믿어주는 것, 스스로 주님 만날 수 있는 힘이 돼
"취업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것. 곧 나의 행복"

■ 방송 : CBS 라디오 <로드인터뷰_사람꽃>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3년 7월 8일(토) 오후 5시 30분
■ 대담자 : 제주성안교회 오경숙 권사 (제주여상 교사)

삶이 아름다운 크리스천을 만나는 시간, 로드인터뷰 사람꽃. 오늘은 제주성안교회 오경숙 권사를 제주CBS 목회자 기자인 제주라이트교회 황길상 목사가 만나봅니다.

◆황길상> 지금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 진로상담실에 와 있는데요, 여기서 교사로 근무한지 얼마나 되셨습니까.

◇오경숙> 2020년 3월부터인데요. 근무한지 3년 4개월 됐습니다.

◆황길상> 올해 8월, 정년퇴임이라고 들었습니다. 평생을 교육현장에 있었던 소회가 어떻습니까.

◇오경숙> 건강하게 퇴임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합니다. 작년에 제가 아는 어떤 선생님이 이런 질문을 했어요. 명퇴나 정년퇴임이나 금액으로 따지면 별 차이가 없는데, 왜 학교현장에서 정년까지 일하고 있냐고요.

제 스스로 두 가지가 감사했습니다.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제가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에 있을 때, 기도모임으로 만난 최여주 선생님(현 제주고교사)을 제주CBS학생기자단 지도교사로 불러올 수 있었고, 제주여상에 와서도 제가 정년까지 있는 덕분에 후임을 걱정했던 제주CBS학생기자단 동아리 지도교사로 섬길 분을 만나게 된 겁니다. 그게 너무 감사합니다. 그래서 의미가 있고요.

◆황길상> 선생님은 기독교 동아리를 만들어서 꾸준히 학원복음화를 위해 노력해 온 걸로 압니다.

◇오경숙> 제가 중학교에 근무할 때는 사실 기독교 동아리라고 하기에는 좀 어려웠고요. 개인적으로 제가 담임하고 있는 아이들을 적어도 한번은 교회에 출석하게 만들어야지라는 생각으로 1대 1로 접촉해서 교회에 데리고 가는 일에 주력했습니다.

고등학교에 와서야 기독 동아리를, 정식 동아리는 아니더라도 자율 동아리 형식으로 아이들과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서 예배를 드렸는데, 저는 예수 믿고 배운 게 큐티(QT)거든요.

아이들과 말씀 본문을 정해서 읽고 말씀을 묵상하고 서로의 삶을 나누고 또 기도를 해주는 걸 꾸준히 했어요.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학생 기도 모임 시작(2017년). 오경숙 권사 제공

 
◆황길상> 혹시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습니까.

◇오경숙> 기독교 동아리를 할 때 두 명이 찾아왔는데 그 중에 한 명이 안 믿는 가정의 아이였어요. 다른 한 명의 친구가 중3 때 교회 수련회에 데려갔는데, 거기서 예수님을 믿게 됐어요.

결국 그 아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캐나다에서 신학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다닌 교회에 왔던 선교사님이 이 아이를 데리고 가서 지금 공부를 시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아이의 변화에 대한 기억이 많이 남습니다.

◆황길상> 지금 학교에서 교사들과의 기도모임도 하고, 아이들을 위한 복음사역도 꾸준히 하고 있는데, 어떤 사명감이 이렇게 학교현장에서의 사역을 이끌어내는 걸까요.

◇오경숙> 저는 대학을 졸업하면서 바로 교사 발령을 받고 교사로서 학교에서 근무하는 것과 교회학교에서 교사를 하는 걸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교사는 학교만의 교사가 아니라 교회학교에서도 교사라는 어떤 정체성 같은 게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냥 저는 늘 교사라는 게 제가 당연히 이 세상에 사는 동안 해야 될 사명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황길상> 저도 다음세대 사역을 하고 있는데요.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믿는 어른들이 어떤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가야 할까요.

◇오경숙> 제가 제주성안교회에서 중등부 부장을 하고 있는데요. 우리가 아이들을 믿어주는 게 필요해요. 아이들 스스로도 주님을 만날 수 있고 주님도 직접 아이에게 말씀하실 수가 있는 거예요.

직접 기도해서 응답받을 수 있는 그 아이를 존중해주고 하나님 앞에 한 인간이면서 인격체라는 마음을 가져야 하고요. 아이를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역할과 잘 믿게 하는 역할, 그것만 해주면 아이가 직접 하나님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그게 우리가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마인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황길상> 선생님은 학교생활이 어려운 아이들을 살피고 졸업 후에도 자립하는 데 도움을 주셨다면서요.

◇오경숙> 저는 진로교사니까 아무래도 일반 교과목 가르치는 선생님들보다는 아이들이 원하는 취업처를 알아보고 지원서나 면접을 하는 부분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요. 많은 숫자가 아니라 한 명이라도 평생 경제 독립을 할 수 있는 곳에 취업 했을 때 너무 감사하죠.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말산업과 학생이 있었는데, 말산업과의 다른 애들과 다르게 조용하고 샌님 같은 아이였어요. 이력서 쓰기라는 수업이 있을 때 그 학생을 봤더니 초등학교를 중국에서 나왔더라고요. 중국어로 대화도 가능하고요. 그래서 제가 지금 1학년이지만 3학년이 되면 글로벌 취업을 교육청에서 모집하니 싱가포르 같은 곳에 취업하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어요. 말 전공으로는 힘들 것 같으니 조리사 자격증을 따서 호텔에 근무해도 좋겠다는 말도 해 줬죠.

결국 그 친구는 싱가포르에 취업을 했어요. 취업한 후에도 관심을 갖고 어려운 점은 없는지 물어봤는데, 생활을 너무 잘하고 있어서 제가 더 행복했습니다.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기도 모임을 방문한 졸업생과 함께 찬양하는 모습. 오경숙 권사 제공

 
◆황길상> 선생님의 은퇴 후의 삶도 너무 궁금해집니다.

◇오경숙> 보통 사람들은 은퇴하면 여행을 가고 싶다고 하는데요. 저는 그런 마음보다는 제가 잘 할 수 있는 큐티(QT) 교육을 아이들 대상으로 계속 하고 싶어요.

교회 중등부 겨울 수련회 때도 85명을 대상으로 제가 큐티(QT) 교육을 했고요. 지난 6월 빌리그래함 기념집회에도 제가 인솔해서 갔는데요. 가기 전에 온라인으로도 만나고 기도제목을 나누면서 함께 했더니 실제로 만났을 때는 너무 친밀해지고 나이 많은 선생님들과의 소통도 좋아서 너무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이들하고도 말씀을 갖고 이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신앙생활을 도와줄 수 있다는 게 저는 참 기뻤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부장을 하고 있지만 은퇴하면 중등부에서 담임을 하든지 아니면 토요일에 찬양 연습하는 애들 위주로 큐티(QT) 교육을 하는 게 어떨까하는 꿈을 꿔봅니다.

지금은 그게 가장 하고 싶은 거고요. 또 하나는 한국어 교원 자격증을 딴 게 있어요. 딸이 지금 미국에 있는데, 아프리카든 키르기스스탄이든 어딘가 선교사님들이 요청하면 가서 한국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어요. 짧게라도. 또 손주들도 한국어를 배워야 하니까 그 아이들을 가르치는 김에 그 교회에서 토요일에 반을 개설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하고 싶어요.

◆황길상> 선생님을 오늘날 학교에 꼭 있어야 할 사도상이라고 얘기하는 분도 있던데, 이런 칭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오경숙> 어떤 대단한 업적을 세웠다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니고요. 제가 진로교사로서 할 수 있는 일 중에 조금 더 헌신하면 아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한다는 것. 안 해도 되지만 소수의 아이들이라도 성장시키는 일들을 해 왔고. 현재도 도움을 주고 싶은 사람과 도움 받을 수 있는 학생을 연결해오고 있는 걸 좋게 보시는 거죠. 그리고 학생들 입장에서 굉장히 고마워하니까 그게 감사합니다.

◆황길상> 현재 제주성안교회 권사인데, 교회는 언제부터 출석하셨습니까.

◇오경숙> 저는 제주 토박이인데, 서울에서 대학을 다녔어요. 기숙사의 같은 과 친구 덕분에 대학 3학년 때 교회에 출석할 수 있었습니다.

◆황길상> 대학생 때 신앙생활 한 건데요, 삶에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요.

◇오경숙> 교회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게 예수 믿는다는 걸 그때 배웠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배운 게 큐티(QT)이기 때문에 늘 말씀 묵상하면서 하나님을 가장 기쁘게 해드리는 인생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주일학교 교사로 가르치는 일, 그리고 자녀들을 교육시킬 때도 예수 믿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렸습니다.

저는 예수 믿고 엄청 핍박 받았습니다. '우리 집에 귀신이 둘은 있을 수 없다. 조상신을 모여야 하니까 시집가서 믿으면 안 되겠냐'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그런 핍박 속에서 제가 부모를 배신하면서까지 교회를 다녔는데, 이렇게 믿은 예수를 자녀들이 믿지 않는다면 내 맘이 얼마나 아플까, 그래서 예수 믿는 것이 우리 자녀들에게 그대로 잘 전수되기를 바랍니다.
 

제주라이트교회 황길상 목사.


◆황길상> 신앙인으로서 아름다운 삶의 자세가 뭐라고 보십니까.

◇오경숙> 그냥 일상을 살아내는 거, 매일 매일 주어진 하루와 하나님 주신 몸을 건강하게 하고, 말씀 듣고 기도하고 욕심 안 부리고 나에게 맡겨진 일 성실하게 감당하는 것, 그리고 너무 큰 업적을 세우려고, 너무 잘 살려고 하다가 부동산 투기에도 빠지고 허세도 부리고 하면서 오히려 삶이 더 피폐해지는 거니 매일 매일의 일상을 성실하게 맡은 바 책임을 다하면 그게 아름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황길상> 현재 제주성안교회 중등부 부장으로 섬기고 있는데요. 아이들에게 어떤 마음을 심어주고 싶으십니까.

◇오경숙> 중학교 때는 부모님 신앙 때문에 오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 아이들에게 '나는 하나님의 자녀구나' 스스로 예수님을 나의 구주로 고백하게 하는 게 첫 번째고요.

그리고 아이들이 직접 하나님 앞에 구하고 하나님의 뜻을 알아들을 수 있는 영적인 자립을 할 수 있도록 큐티(QT)를 통해 아이들을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황길상> 기도제목 나눠주세요.

◇오경숙> 교회를 다닌다고 저를 핍박했던 저희 어머님이 요양원에 계시다가 더 몸이 안 좋아져서 요양병원에 계시거든요. 저는 복음은 다 전했습니다. 어머님을 한 일주일 저희 집에 모셨을 때, '예수는 왜 십자가에 달려 죽은 거냐' 이렇게 질문해서 대답을 해드린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예수님을 영접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서 예수님 믿고 돌아가시면 천국 백성이 되는 거니, 그게 가장 간절한 기도제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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