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간다던 유승준, '비자소송' 2심 승소…21년만에 한국땅 밟을까 [종합]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46)이 21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13일 서울고법 행정9-3부(부장판사 조찬영 김무신 김승주)는 유승준이 주 로스엔젤레스(LA) 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여권·사증(비자) 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의 항소심 선고기일을 열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유승준은 과거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기피 논란에 휩싸였고 2002년 한국 입국이 제한됐다.
유승준은 재외동포비자를 받아 한국에 입국하려 했지만 거부당하자 2015년 첫 번째 소송 제기했다. 그는 1,2심에서 모두 패소했지만 대법원의 2019년 파기환송 끝에 2020년 3월 최종 승소했다.
하지만 LA 총영사관은 유승준의 비자 발급을 재차 거부했다. 대법원의 판결 취지는 비자 발급 거부시 절차를 위반했다는 것으로 비자를 발급하라는 내용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유승준은 LA 총영사관을 상대로 2020년 10월 두 번째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비자발급 거부와 달리 LA총영사관이 재량권을 행사한 새로운 거부처분으로 적법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2심은 "병역기피를 위해 외국 국적을 얻고 한국 국적을 상실한 사람은 원칙적으로 체류자격을 부여해서는 안 되지만, 38살이 넘은 경우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 등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체류자격을 부여한다는 게 재외동포법 취지"라며 유승준의 손을 들어줬다.
재외동포법은 2017년 10월 개정돼 외국 국적 동포의 한국 체류자격을 부여하도록 하는 기준 나이가 38세에서 41세로 상향됐다. LA 총영사관은 개정 조항을 근거로 유승준이 39세이던 2015년 신청한 비자 발급을 거부했으나, 재판부는 구 재외동포법을 적용한 것이다.
향후 유승준이 재외동포비자를 받아 한국 땅을 밟을 경우 국내 취업도 가능할 전망이다.
한편 유승준은 지난 4월 장문의 글을 통해 "나는 21년간 정부가 내린 결정이, 그리고 내가 내린 선택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도 따져보지 않은 채 언론에서 인민재판하듯이 죄인 누명을 씌우고 있다"며 "21년 넘게 입국을 금지하고 내 이름을 짓밟고 나와 내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를 이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대체 언제까지 이 힘 빠지는 싸움을 계속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언젠가는 밝혀질 거다. 행여 밝혀지지 않는다 해도 진실이 아닌 건 아니니까 끝까지는 가보겠다"는 심경을 밝힌 바 있다.
[사진 = SBS 제공, 유승준]-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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