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춤한 사이에 공세로 전환…매출 100조원 노리는 포스코
생산능력 10년만에 확장
세계 6위서 5위로 도약
2010년대 전세계 경기가 둔화되는 가운데서도 중국 철강업계가 생산량을 늘린 여파로 공급과잉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탈탄소 규제 강화로 중국 철강업계가 최근 2년 연속 조강 생산량을 줄이자 포스코가 역으로 조강 생산능력 확대를 선언하며 공세로 전환하고 나선 것이다.
포스코는 13일 포항 본사에서 비전선포식을 열고 2030년까지 매출 100조원, 조강 생산능력 연 5200만t을 달성해 세계 5위 철강회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포스코의 조강 생산능력은 지난 10년간 4300만t 수준에서 동결됐다. 지난 2013년 동남아시아 최초 일관제철소인 크라카우포스코 상공정(쇳물 생산체계)을 준공해 전세계 조강 생산능력을 끌어올린 뒤 추가 투자가 없었다.
이런 포스코가 향후 7년여에 걸쳐 조강 생산능력을 1000만t 가량 늘린다는 전례없는 공격적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조강은 고로에서 나온 쇳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한 강철로 철강제품 제작 전 첫 원재료다.
조강 생산능력을 키울 설비투자는 모두 해외에서 단행될 예정이다. 일단 북미 지역과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인도네시아, 인도에 제철소를 지어 해외 조강 생산능력을 현 500만t에서 1500만t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중국 철강회사들은 지난 10년간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불려 왔다. 실제 2012년 조강생산능력 3190만t으로 세계 8위이던 사강은 4500만t으로 늘려 포스코를 제치고 세계 5위로 도약했고, 또다른 중국 철강사 안강은 번강과 합병해 세계 3위 철강업체로 등극했다.
반면 포스코는 증설 관련 보수적 기조를 유지하면서 생산량 순위는 2016년 4위를 정점으로 하향세를 지속해 6위권으로 내려왔다. 지난해에는 태풍 수해로 고로를 가동중단한 여파로 7위로 내려 앉기도 했다.
포스코의 이번 공세 전환은 최근 생산량 감축에 나선 중국 철강업계와 다시 한번 대비를 이루고 있다. 중국의 조강 생산량은 2021년 전년 대비 1.7% 감소한 10억3473만t, 2022년엔 2.1% 줄어든 10억1300만t을 기록했다.
올해도 생산량을 추가 감축한다는 방침이어서 중국 조강생산량은 10억t 미만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강력한 탈탄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점이 이같은 생산감소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전세계 탈탄소 철강규제 흐름과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기술 상용화 시점에 따라 포스코의 순위는 보다 큰 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전세계 철강 생산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감축 모드로 돌입하면서 향후 철강재 가격 추이가 과거보다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포스코가 10년만에 생산량 확대로 나선 배경으로 풀이된다.
대표 철강재인 열연 가격은 2016~2020년 사이 t당 600~700달러에서 형성됐지만, 2021년부터 1000달러 이상으로 급등했다. 지난해 하반기 860달러대로 하락했지만 과거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아울러 포스코는 이번 비전선포식에서 양적·질적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포스코는 코크스를 연료로 사용해 탄소 발생량이 많은 고로 방식 생산 대신 수소환원제철 등 친환경 철강 생산라인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조강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제시된 비전 슬로건은 ‘그린스틸로 창조하는 더 나은 세계’라는 의미를 담은 ‘Better World with Green Steel’이다. 인도에 친환경 제철소가 건설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은 “굴뚝산업, 탄소배출 산업 한계를 넘어 첨단기술을 융합해 미래 철강산업의 블루오션을 선점할 것”이라며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요구 가운데 우리가 왜 그 길로 가야 하는지, 어떤 전략으로 대응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양대 생산 거점인 포항과 광양에 각각 수소환원제철 실증공장과 전기로 기반 생산체계를 구축한다.
아울러 전기차 심장에 해당하는 구동모터 코아용 핵심소재인 하이퍼엔오(Hyper NO) 공장을 국내와 북미에 추가 건설해 전기강판 100만t 체제를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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