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 사장 "캐나다연기금처럼 대체투자 비중 확대, 긍정적"
국내기업 해외 M&A 딜 소싱 시도
"전주 본사 이전시 인력 유출 우려"
우리나라 외화자산을 굴리는 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KIC)가 대체자산 투자 비중을 25%까지 확대하기로 한 가운데 캐나다연기금의 적극적인 대체자산 운용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전주 이전에 대해서는 KIC의 주된 투자자산이 해외라는 감안할 때 효용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상반기 수익률 플러스 전환...116억불 회복
13일 KIC는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창립 18주년 간담회를 개최했다. 진승호 사장이 취임한 이래 2번째 간담회다. KIC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으로부터 외화를 위탁받아 운용하는 국부펀드다.
이날 진 사장은 간담회에서 직접 상반기 운용 수익률과 함께 향후 운용전략과 과제를 밝혔다.
KIC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주식, 채권 등 전통자산 수익률은 8.25%로 잠정 집계됐다. 수익률은 작년말 -17.58%까지 하락했지만 다시 플러스(+)로 전환했다. 6월 말 순자산가치는 1809억달러로 작년 말 대비 116억달러 늘었다.
자산군별로는 주식이 -19.27%에서 14.39%로 개선됐다.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와 긴축 우려 완화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되살아나면서다. 채권은 –16.65%에서 1.87%로 플러스 전환했다. 달러화 약세와 시장금리 하락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대체투자자산 수익률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최근 5년 연 환산 수익률은 9.68%를 기록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헤지펀드 4.78%, 사모주식(사모채권 포함) 14.65%, 부동산 인프라 7.58%로 집계됐다.
KIC는 하반기 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높은 만큼 증시 급락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다만, 연말 기준금리 인상 누적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해 실물경제 지표를 모니터링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체자산 투자, CPPIB처럼 적극적으로"
KIC가 밝힌 주요 추진 과제는 △자산배분 역량 고도화 △보완 전략 도입 등을 통한 주식 투자성과의 변동성 관리 강화 △대체자산 투자의 점진적 비중 확대 △우수 인재 유지 및 영입 확대 등이다.
외연 확대를 위한 과제로 △인도 뭄바이 사무소 신설 △국내 기업의 첨단 기술 기업 인수·합병(M&A) 등 해외 진출 시 공동투자 참여 △책임투자 강화 등을 소개했다.
이중 관심을 끈 건 대체자산 투자 비중 확대 전략이다. KIC는 2025년까지 대체자산 투자 비율을 25%까지 늘리기로 했다. 현재 대체자산 투자 비중은 23%다.
진 사장은 "유동성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대체투자를 일정 비율 이상 하지 못하도록 되어있다"며 "그런 제약이 없다면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처럼 대체투자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작년 같은 경우에도 워낙 극단적인 상황이 펼쳐져서 주식과 채권이 두 자릿수 마이너스인 반면 대체투자는 높지는 않았지만 절대수익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대체투자는 전통투자와 상관관계 낮아 상호보완 작용을 해준다"고 설명했다.
미국 오피스 투자 우려에 관해선 "저희가 주로 레지덴셜, 인더스트리얼 쪽으로 다변화를 해왔다. 부동산 투자라 하더라도 (미국) 오피스에 익스포저가 크지 않다"며 "미국, 유럽, 중국, 호주, 싱가포르 등에 분산돼있으며 지금 당장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사모채권에 대해서도 낙관적 입장을 밝혔다. 진 사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권 규제가 심해지면서 기업들의 자금 수요를 충족하지 못한다"며 "최근 실리콘밸리뱅크(SVB)사태 등으로 은행들이 보수적입장을 돌아서면서 사모채권 투자 룸(room)이 더 늘었다"고 설명했다.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M&A시 공동 출자에 참여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는 "언제 투자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며 "방향을 잡았으니 딜 소싱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본사 이전, 답 아니야"
아울러 야당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KIC 본사 전주 이전안에 대해선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진 사장은 "국가균형발전기획위원회에 있었으므로 전주에서 KIC를 유치하려고 하는 이유나 배경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면서도 "KIC의 전주 이전에 대해서는 (국회와) 의견을 달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력이 300명 정도이고 해외투자 관련 인력이 대부분"이라며 "해외 출장도 많이 가고 외국에서도 관계자들이 많이 오간다. 정부상황은 이해가 가지만, KIC를 이전하는게 답은 아니다"라고 했다.
ESG 투자 강화를 위해 직접 주주권 행사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앞서 KIC는 정관변경을 통해 ESG 투자 근거를 마련했다. 진 사장은 "ESG 투자와 관련해 석탄, 대마, 대량살상무기, 담배와 관련해 투자를 안하거나 절제하는 원칙을 갖고 있다"며 "하반기 중 컨설팅을 정교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8년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2019년부터 주주권리 전문 기관을 선정해 간접적으로 주주권리를 행사해왔다"며 "올해는 10개 기업을 직접 주주권리 행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50개, 내후년에는 150개에 주주권리를 행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백지현 (jihyun100@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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