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근원 CPI, 올해 말 3%까지 내려갈 수도

박종원 2023. 7. 1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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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채권운용사 핌코, 6월 CPI 발표 이후 물가상승률 둔화 예측
근원 CPI 상승률은 올해 말 3% 언저리 추정
종합 CPI 상승률은 내년 초까지 계속 내려 2% 가까이 근접 전망
재선 앞둔 바이든 정부는 물가 소식 환영
물가 상승 느려지면서 경기 둔화 위험성도 커져
지난 5월 2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의 쇼핑몰에 세일 표시가 붙어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12개월 연속 하락한 가운데 하반기에는 물가 상승 속도가 더욱 느려진다는 예상이 나왔다. 내년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는 기쁜 소식이지만 물가 하락이 경기 둔화의 징조라는 의견도 있다.
내년 초에 2% 목표 가까이 하락
세계 최대 채권 운영사인 미국 핌코는 12일(이하 현지시간) 홈페이지 블로그를 통해 올해 하반기 물가 동향을 예측했다. 이날 미 노동부는 6월 CPI가 전년보다 3% 상승했다고 밝혔으며 가격변동이 심한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 역시 같은 기간 4.8%였다고 알렸다.

핌코는 올해 상반기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진정되면서 여행 및 레저 물가가 폭등했지만 다시 제자리로 내려왔다고 지적했다.

6월 항공료는 수요 감소와 더불어 최근 국제 유가가 안정되면서 전월보다 8.1%, 전년 동월보다 18.9% 급감했다. 지난달 호텔 숙박 가격 또한 전월 대비 2.3% 감소했다. 핌코는 6월 근원 CPI 상승률이 전월 대비 0.5%p 떨어졌다며 변동폭 가운데 0.09%p는 항공료와 호텔 비용 때문에 생긴 변화라고 지적했다.

개별 품목 중 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주거비용은 6월에 7.8% 치솟았다. 핌코는 주택 임대 가격 상승률이 이미 지난 3월에 고점을 찍은 뒤 내려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대료 가격 하락이 정부 통계에 반영되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중고차 가격은 지난 4∼5월에 연속으로 급등했으나 6월에는 0.5% 하락해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크게 떨어졌다. 지난달 식료품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5.7% 올라 5월(6.7%)에 비하면 비교적 상승폭이 줄었다.

핌코는 이러한 추세를 감안했을 때 올해 하반기에도 물가 수준이 완만하게 내려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현상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디스인플레이션은 물가가 여전히 높지만 단기간에 걸쳐 물가상승률이 점점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핌코는 올해 연말이면 근원 CPI 상승률이 3% 근처까지 내려간다고 예측했다. 동시에 모든 품목이 포함된 CPI 상승률은 2024년 초까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이 목표로 설정한 2%에 가까이 계속 내려가다 그 이후에 다시 오른다고 전망했다.

같은날 스위스 UBS은행 역시 일일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물가가 지속적으로 내려간다고 예상했다. 은행은 특정 시점이나 수치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미 캘리포니아주의 로스앤젤레스의 경우 CPI 상승률이 3% 아래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노동부에 의하면 6월 로스앤젤레스의 CPI 및 근원 CPI 상승률은 각각 2.5%, 4%로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선거 앞둔 바이든 정부, 침체 걱정해야
내년에 선거를 앞둔 바이든 정부는 물가상승률 하락 소식을 반겼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2일 CPI 발표 직후 연설에서 "바로 오늘, 미국 경제가 고용시장 회복과 함께 물가상승이 완화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새롭고 고무적인 증거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가 물가상승을 늦추기 위해서 상당한 일자리 파괴가 불가피하다는 예측을 거스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 및 친환경 산업 투자 정책이 경기부양을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날 여당인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주)은 인터뷰에서 연준의 임무가 "끝났다"면서 연준이 더 이상 금리를 올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물가가 진정되는 상황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핌코의 티파니 와일딩 이사는 12일 미 경제 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올해 하반기는 매우 달라 보인다"며 "경제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시장에서 임금이 계속 오르고 있다며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가 하락하고 있지만 임금 상승은 조금 더 지속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완전히 완화시키려면 실업률이 올라야 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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