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바다 색깔도 바꿨다···“전세계 바다 56% 이렇게 변했다”

선명수 기자 2023. 7. 1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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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새 바다 점차 녹색으로 변화
온실가스 증가와 연관성 확인돼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아쿠아 위성에 포착된 최근 캐나다 앞바다의 모습. 식물성 플랑크톤으로 인한 밝은 녹색 소용돌이가 보인다. NASA

기후변화로 인해 최근 20년새 지구의 바다 색깔이 크게 변화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국립해양센터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팀이 12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지구 바다의 56%에서 자연적인 변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색깔 변화가 확인됐다.

연구에 따르면 짙푸른 바다색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녹색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 같은 현상은 적도 부근의 열대 해양지역에서 두드러졌다. 바다색의 변화는 해양 생태계도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바다의 색깔은 오염물질 유입으로 인한 부영양화, 일조량, 엽록소를 함유한 식물성 플랑크톤의 개체 수 변화 등 다양한 요인으로 변화할 수 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바다 표면에서 반사되는 빛의 파장을 연구해 식물성 플랑크톤과 조류의 양을 측정해 왔다.

그러나 해양 상층부의 엽록소 양은 해마다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지구온난화의 영향 등 장기적인 변화를 파악하려면 최소 40년간의 관측이 필요한 것으로 여겨졌다.

연구팀은 2002년 발사된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아쿠아 위성에 장착된 모디스(MODIS) 센서가 지난 20년간 측정한 데이터에서 7가지 빛의 파장을 분석한 결과, 육안으로 구분하기 힘든 바다색의 장기적인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분석 결과 전세계 바다의 56%에서 자연적 변화로는 설명할 수 없는 수준의 색 변화가 관측됐다. 이는 지구상의 모든 육지보다 넓은 면적에 해당한다. 특히 북위 40도에서 남위 40도 사이 열대·아열대 해역에서 변화가 두드러졌다. 열대·아열대 해역은 큰 계절 변화가 없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일년 내내 색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

연구팀은 바다색의 장기적인 변화와 기후변화의 연관성도 확인했다. 대기 중 온실가스 증가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한 결과와 바다색 관측 결과를 비교했더니 일치하는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논문의 제1저자인 영국 국립해양센터 B B 카엘 박사는 “바다색의 변화는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이 유발한 인위적인 기후 변화와 일치한다”며 “우리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색깔 변화 그 자체가 아니라 바다색이 생태계의 변화를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스테파니 더트키위츠 MIT 연구원은 “향후 해양 생태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런 변화가 생태계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으며 바다가 계속 가열된다면 불균형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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