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처럼 날 씻기더니 갑자기”…유엔 조사 받는 日아이돌 대부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boyondal@mk.co.kr) 2023. 7. 1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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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니스 소속 전 아이돌 출신 남성이 과거의 일을 폭로하고 있다. [사진출처 = 유튜브]
일본의 대형 연예기획사 ‘쟈니스 사무소’의 창업자가 과거 남성 아이돌 연습생 등을 상대로 저지른 성폭력 문제에 대해 유엔인권이사회의 ‘기업과 인권’ 실무조사그룹이 조사에 착수한다고 산케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실무그룹은 7월 하순부터 8월 상순까지 약 한달간 일본을 방문해 피해를 호소하는 당사자들을 상대로 청취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쟈니스의 창업자 고 쟈니 기타가와로부터 26년 전 당한 성폭력 피해를 최근 공개한 과거 이 회사 소속 아이돌 그룹 출신 니혼기 아키마사(39)는 도쿄신문에 “일본의 은폐 체질로 유야무야 넘기지 않고 이 문제를 해외에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2019년 사망한 이 회사 창업자의 성폭력 문제는 지난 3월 영국 공영방송 BBC가 ‘일본 J팝 포식자’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하면서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당시 BBC는 다큐에서 기타가와에게 성학대를 당했다는 피해자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하야시’라는 가명을 쓴 남성은 10대 시절 기타가와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성폭력 피해와 관련해 기자회견하는 ‘쟈니즈’ 출신 가수. [사진출처 = 연합뉴스]
15살 때 쟈니스 사무소에 이력서를 내고 오디션을 보면서 가타가와를 만났다는 그는 이후 ‘기숙사’라는 곳으로 불려갔다고 했다. 하야시는 “(그곳에서)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고통을 겪게 됐다”고 고백했다.

가타가와의 자택 중 하나인 ‘기숙사’에는 수많은 소년이 함께 머물렀다고 그는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가타가와가 나에게 목욕을 하라고 했다”며 “그는 내가 인형인 것처럼 온몸을 닦아줬다”고 설명했다. 그러고는 갑자기 나에게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하야시는 이런 성범죄는 다른 상황에서도 일어났고 그곳 소년들도 알고 있었지만 성공하기 위해서는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기획사 출신 가수인 가우안 오카모토가 4월 기자회견을 열고 2012∼2016년에 기타가와로부터 15∼20회 정도 성적 피해를 당했다고 구체적으로 밝히고 니혼기 아키마사 등이 폭로에 가세하면서 파문이 확산했다.

이에 쟈니스의 현 경영진은 공개 사과하고 경영 개혁 의사도 밝혔다.

쟈니스는 창업자 기타가와가 1962년 설립한 연예기획사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연예인인 기무라 다쿠야가 멤버로 활동한 ‘스마프’와 ‘아라시’ 등 많은 아이돌 그룹을 배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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