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량' 높았던 '피넛'의 플레이, 젠지 승리의 비결

허탁 2023. 7. 1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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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서는 흔히 '활동량이 많다'는 표현을 많이 쓴다. 주로 미드필드 지역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선수에게 붙는 말이다. 활동량이 높은 선수는 분명 어느 부근에서 본 것 같은데 어느 새 다른 지역에서 공을 뺏어오곤 한다. 13일 '피넛' 한왕호가 보여준 플레이 역시 이와 비슷한 궤에 있었다.

한왕호의 소속팀 젠지e스포츠는 12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LCK아레나에서 진행된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2라운드 농심 레드포스와의 대결서 2대0으로 승리했다. 특히 이 날 한왕호는 1세트 마오카이로 활발한 갱킹을 펼쳐 팀 분위기를 이끌며 POG에 선정됐다.

1세트서 한왕호가 펼친 가장 결정적인 플레이는 바로 극 초반 타이밍 탑 갱킹이었다. 한왕호는 3분 15초경 탑 갱킹을 시도해 상대 잭스를 잡아내면서 탑 라인에 힘을 실었다. 아군 탑 라이너가 성장 포텐셜이 높은 갱플랭크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유의미한 갱킹이었다.

이 갱킹이 유효타로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상대 심리의 헛점을 잘 이용했기 때문이다. 탑 라인 갱킹을 시도하기 불과 30초 전 한왕호의 마오카이는 상대 정글에 침입해 세주아니와 마주쳤다. 이후 마오카이의 특성 상 약간의 딜교환을 당한 채 한왕호는 아군 정글로 돌아가는 모습을 상대에게 보여줬다. 자연스럽게 상대 탑 라이너의 머릿 속에선 정글러를 배제하기 쉬운 구조가 심어진 것이다.

그러나 한왕호는 곧장 탑으로 뛰었고, 시야에서 사라진 지 30초도 안돼서 탑에 모습을 드러냈다. 탑 라인의 상황이 상대 탑 라이너 입장에선 반드시 밀어야만 한다는 것을 파악한 것이다. 한왕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설계는 아니었고, 운이 좋았다"고 겸손한 소감을 드러냈으나, 미리 설계하지 않고 당시 상황에 맞춰 유기적인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정글러로서의 영리함이나 노련함을 더 잘 보여준다.

이후에도 한왕호는 끊임없이 전 라인을 누볐고, 특히 탑에서 유효타를 수 차례 만들어내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젠지는 이 날 승리로 11연승을 달리며 1위 자리를 유지했다. 한왕호가 이끄는 젠지의 기세가 어디까지 지목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허탁 기자 (taylor@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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