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넘어 미국 시장도 잡는다…농심, “2030년 라면 시장 1위”

신동원 농심 회장이 취임 2주년을 맞아 미국 공장 증설과 함께 세계 라면 시장 1위라는 비전을 밝혔다.

13일 농심에 따르면 신동원 회장은 최근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 메시지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지금의 세 배 수준인 연 매출 15억 달러를 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라면시장 1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밝혔다.

미국 제2공장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는 신동원 농심 회장. 농심 제공

농심은 이를 위해 오는 2025년 미국 제3공장을 착공하고, 시장 공략에 한층 속도를 더한다는 계획이다.

농심에 따르면 신 회장은 취임 전 부터 농심이 해외시장에 본격적으로 첫 발을 내디딘 일본 동경사무소를 시작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진두지휘해 왔다. 동경사무소가 본격적인 수출 업무를 시작한 1987년 부터 동경사무소 근무를 자청해 1991년까지 동경사무소에서 근무한 바 있다.

농심은 이번 신 회장의 메시지와 함께 해외시장, 특히 세계 제1의 소비시장인 미국 공략에 한층 속도를 더한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지난 1984년 샌프란시스코 사무소 설립을 시작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2005년 LA공장을 가동하며 서부 및 교포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망을 넓혀왔다. 당시 미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일본의 저가 라면과 달리 프리미엄 제품으로 차별점을 삼았고, 2017년에는 국내 식품 최초로 미국 월마트 전 점포 입점을 이뤄내며 화제에 오른 바 있다.

또 2020년에는 뉴욕타임즈가 신라면블랙을 세계 최고 라면으로 선정하는 등 미국 내 다양한 미디어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농심의 브랜드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유명 인플루언서의 농심 라면 평가는 물론, 일반인이 다양한 토핑으로 신라면을 즐기는 SNS 콘텐츠도 대폭 늘어났다.

이에 농심은 지난 해 미국 제2공장을 완공, 생산능력을 70% 향상시키며 공급량을 대폭 확대했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 1분기에는 전년 대비 매출액 40.1%, 영업이익 604.1%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미국 사업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섬에 따라 이 날 신 회장은 오는 2030년까지 매출 15억 달러와 함께 미국 라면시장 1위 역전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천명했다. 지난 해 농심이 북미 지역에서 올린 매출은 4억9000만 달러. 2030년까지 지금의 세 배 수준으로 성장하겠다는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농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21년 기준 25.2%로 일본 토요스이산(47.7%)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지금의 성장세 그리고 1위 일본 업체와 점유율 차이를 감안할 때 미국 시장의 비전은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충진 기자 ho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