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들은 어떻게 흙속의 진주를 발견하나 [김태엽의 PEF썰전]
김태엽 어펄마캐피탈 한국대표 taeyub.kim@affirmacapital.com
일단, 출장 길에 비행기에서, 호텔에서, 택시 속에서 야금야금 쓰던 칼럼이 방금 딱 네 줄을 남기고 다 날라갔다. 필자의 멘탈이 상당히 흥분 상태이다. 그래서 오늘은 그냥 짧게 아주 단정적으로, 요점만 가겠다. 그렇다, 오늘은 삐뚤어질테다!
“아니 김대표, 어떻게 그런 회사들을 찾은 거야?”
“도대체 사모펀드들은 그런 회사들이 잘될 줄 어떻게 안거야?”
많이들 어쩌구 사모펀드가 어쩌구 회사에 투자를 해서 몇 년 만에 세 배를 벌었네, 열 배를 벌었네 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사모펀드들은 어떻게 타임머신을 구해서 몇 년 전으로 돌아가서 그렇게 잘나가는 회사들을 꼭 찝어서 샀는지, 맨날 회장 형님 누님들이 신문을 보다가 전화로 자꾸 물어보신다. 흙속 진주를 발견하는 비법? 당연히 있지. 그치만 이렇게 물어본다고 쉽게 가르쳐 줄 턱이… 있다. 음, 그렇다. 지금 이렇게. 자 그럼 그 비법은?
엄마 말이 맞다.
공부.
공부 밖에 없다. 죽을 때까지 공부, 끈질기게 공부, 죽도록 공부. 그리고 지를 것.
그런데, 이렇게 이야기하면 당연히 잘 안 와닿는다. 국영수 중심으로 평소 예습 복습을 잘한다고 해서 모든 수험생들이 똑같이 할 수 없듯, 미래에 떼돈을 벌어줄 회사들, 섹터들을 미리 찾아 투자해 놓는 것에는 공부 이상의 무엇인가가 있다. 자 그럼, 사모펀드로 먹고 살 필요가 없는 팔자 좋은 여러분들은 (삐뚤어진 필자를 용서하시라) 어떻게 흙 속 진주를 찾아 낼 것인가?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진주같은 회사를 찾는 비법 양념 공식
1) 아는 것에서 부터 시작하라
일단 제일 중요한 것은, 남들보다 쥐꼬리 만큼이라도 더 잘 알 수 있는 곳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물론 이게 영원히 지속되는 원칙은 아니다. 일단 “시작”을 그렇게 하라는 것이다.
사모펀드들도 비슷한 접근을 하는데, 이에는 두 극단이 있다. 즉, M모사나 B모사 처럼, 인프라나 부동산 관련 서비스 회사 같은 곳만 주구장창 투자하는 섹터 전문형 펀드가 있는 반면, 필자가 있는 어펄마나, 미국 최대 사모펀드인 B모사 K모사 처럼 돈만되면 어떤 섹터든 투자하는 Generalist/Sector-agnostic 종합형 펀드들이 있다.
물론 섹터 전문형 펀드라 하더라도, 예를 들면 철도, 고속도로, 다리, 공항 등 나름의 다양성을 찾으려고 하고 있고, 종합형 펀드 중에서도 소비재를 중심으로 투자하던지, B2B를 중심으로 투자하던지, 경영권만 골라서 하던지 하는 나름의 특징 혹은 성향을 찾는다. 필자는 개인적으로는 몇몇 섹터에 전문성은 갖추되 그에 국한되지는 않을려고 노력하는데, 일단은 우리나라가 특정 섹터만 투자하기에는 시장이 너무 작고, 게다가 그 찍은 섹터가 과열이 되거나 망가지면 펀드 전체의 수익률이 같이 망가지기 때문이다. 자고로 분산 투자가 중요하다.
여하튼, 그럼 맨날 남들이 이야기하던, 잘 아는 것에서 부터 어떻게 투자 대상을 찾을 수 있을까? 일반인들의 언어로 해석해보자. 실제로 사모펀드들이 제일 쉽게 하는 방법은, 기존에 투자된 회사들을 중심으로,
a) 공급처와 구매자를 살펴보고
b) 제조-유통-서비스-마케팅 중에서 “갑”을 찾고
c) 가격 파괴, 서비스 파괴자를 찾는
방법을 시전한다.
예를 들어, 삼전동에서 중국집을 하는 A씨가 사모펀드 업계로 투신하여 기업 투자를 시작한다고 치자. 그럼, A씨의 옵션은;
• a) 공급자 + b) 제조 공급자 + c) 서비스 파괴자: 춘장 업체 중 저칼로리/고단백 춘장 납품 업체, 짬뽕 국물이나 짜장면 소스와 아채가 미리 익혀서 들어간 레토르트 밀키트 B2B 공급회사, 밀가루면 중에 칼로리가 낮은 냉동 생면 공급업체 등
• a) 구매자 + b) 유통/서비스 갑 + c) 서비스 파괴자: B2C 배달업체/플렛폼 top 2, 국내 최대 짜장면/짬뽕 B2C 밀키트 제조/유통/판매 회사 등
• a) 공급자 + b) 제조/유통 “갑”: 국내를 거의 독점하는 1-2위 춘장 납품 회사, 국내 과점 단무지 회사, 국내 1위 중식 전문 냉동 해산물 공급회사 등
정도가 있겠다. 너무 소설같은 이야기라고? 믿거나 말거나 위에서 예를 든 회사들은 모두 필자가 지난 18여 년 간 실제로 박박 긁어 찾아모아서 오너를 만났거나, 투자제안을 했거나, 인수하려고 시도했던 회사들이다. 혹시나 회장님들 사장님들 이 글을 읽으시면 뜨끔하실 수 있겠다. 그러게 진작에 파시지 그려셨어요!!!
반대로 앞의 중국집 A씨가 인공지능 개발회사에 투자를 하거나, 반도체 장비 회사를 인수하는 건 반대다. 딱 봐도 불안하지 않은가?
2) “돈을 주고” 전문가에게 물어보라
물론 위와 같은 경우, 딜레마는 ‘내가 지금 있는 산업’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가득한 많은 분들에게 즉각적인 탈출구를 마련하지 못한다는 데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십 년 된 내연기관 자동차 부품 하청 회사에서 시작해서, 동유럽 공장을 짓고, 금속에서 플라스틱으로, 그다음은 복합소재로 제품군을 넓히고, 결국 전기차 부품까지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회사를 창업주인 아빠한테서 물러받은지 딱 12년만에 매출을 조단위로 키운 30대 후반 여사장 동생 K부부를 보면서 필자는 “저주받은 나쁜 산업”이란 없고, “안되는 건 안해서 그렇다”는데 격한 동의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 분이 현재 하고 있는 산업이 전망이 불투명하거나, 정말 지겨워서 반드시 딴거를 하고 싶을 때는, 뭐 또 방법이 있다. 그거슨, 바로 ‘돈내고 사먹는 것.’
싼게 비지떡인 거는 비단 떡산업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님을 제 칼럼의 독자라면 잘 아실텐데, 하물며 무형의 서비스의 경우, 가격에 따른 품질의 차이가 극명하다. 그래서 많은 경우, 신사업을 꿈꾸는 회장님 사장님들이 멀리건 한두 번 주면서 향후 10년 뒤 뜰 산업의 선도 회사를 소개받았다고 신나하시는 경우를 볼 떄 마다 걱정이 앞선다. 게다가 수많은 ‘투자 전문가’들이 어쩌구 저쩌구 채널에서 여기 투자해라 저기 투자해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덜컥 내려 앉는다.
자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이냐?
일단 케이블 방송이나 유튜브에 떠도는 ‘투자 전문가’분들의 이야기는 ‘재미로 즐겁게’ 들으면 된다. 솔직히 고백하면 필자도 토마토 오랜지 생딸기 TV의 ‘투자전문가’분들의 입담이 SNL만큼이나 재미있다. 그렇지만 여러분들이 피땀 흘려 번 돈으로 큰맘먹고 다른 산업으로 외도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만큼, 게임비는 합당하게 지급하는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고, 올바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지름길 이겠다.
이렇게 재대로 돈을 내고 전문가를 쓰는 방법에도 몇가지가 있는데,
a) 미리 염두해둔 섹터가 있다면, GL땡 같은 전문가 집단 인터뷰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
b) BC모사, Mc모사, Al모사 같은 컨설팅 회사를 고용해서 신사업 ‘아이디어’를 발굴 하는 방법
c) 이도 저도 귀찮다면 어펄마나 다른 적당한 사모펀드에 출자해서 섹터랑 회사를 같이 고르는 방법
d) 트랙 레코드 (투자 이력)이 믿을 만한 사모펀드 자체에다 투자하거나 팀을 통으로 사오는 방법
등이 있다. 물론, 대부분의 기업 오너분들은 다들 하기 너무 귀찮거나 누구와 나누어야 한다고 꺼려하는 것들이다. 쳇.
이걸 독자 여러분의 쌈지돈 투자로 다시 번역해 드리면,
a) 증권사 리서치 리포트를 사서 보고 잘나간다고 주장하는 섹터들을 공부해 보는 법
b) 투자 자문사나 프라이빗 뱅커들의 wealth management 서비스를 받아 보는 법
c) 투자 일임사에 맡기거나, 인공지능이라고 주장하는 기계들이 추천해 주는 것들을 받아보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법
d) 개인투자 조합에 출자해서 누군가 전문가라고 주장하는 자에게 통으로 맡기는 법
정도가 되겠다. 결국, 내가 전문가가 되기 전까지는 나 아닌 다른 어떤 전문가가 내 돈을 적당히 받고 맡아주는 것을 의미한다. 딱 들어봐도 왠만한 중견 그룹 이상에서는 정말 꺼리는 방법 같지 않나?
여하튼 이렇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찾아 내서, 투자를 한 다음 그걸로 돈을 벌면 그게 나의 트랙레코드가 된다. 지금까지 업비트, 하이브, 크래프톤, 어쩌구 저쩌구 기라성 같은 수십배 짜리 투자 성공 사례가 나올 때 마다, 5년전 10년전 이 떡잎들을 미리 알아보고 투자했다는 개인 투자자분들을 수십명 넘게 만났다. 필자는 진심으로 이런 분들을 뵐 떄마다 축하를 마지 않는데, 실상을 들어보면 다들 어떻게 좋은 인연들을 쌓아 가면서 촉이 좋은 선후배가 ‘나만 믿고 일단 10억만 넣어봐’라고 했을 떄 얼떨 결에 같이 투자하다가 얻어걸린 경우도 상당히 있었다. 이렇게 우연에서 시작했지만 좋은 투자 경험들이 쌓이고 또 그걸로 여러분들의 명성도 쌓이면, 흙묻은 진주 후보들이 이제는 거꾸로 그대들에게 다가온다. 이렇게 하나하나 쌓아 나가는 트렉레코드가 흙묻은 진주를 좀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진짜 비법이 된다.
3) 변해서 좋은 것과 안 변해서 좋은 것 중에 골라라
진주를 고를 때 중요한 것이 앞으로 커가는 놈을 고를지, 아님 이미 커서 쭉쭉 빨아먹을 일만 남은 놈을 고를지 본인도 헷갈려 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둘 중에 어디 하나 정답은 없는데, 오늘은 삐뚤어진 만큼 쓴소리를 그냥 필터 없이 좀 해야겠다.
본인의 성향을 아는 것은 투자의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다. 재미로 말씀 드리면, 사모펀드가 업인 필자는 알주식 투자를 하는게 극도로 제한되어 있고 또 귀찮기도 해서 주식이 아닌 위험 자산을 주로 투자한다. 그런데 사모펀드가 비교정 중장기 (5-7년)의 fundamental investment이다 보니 (즉, 필자가 사모하는 버핏 옹과 비슷하게스리 기업의 본질을 보고 본질 대비 가격 매력도에 따라 장기로 투자하는), 스트레스도 풀고 재미도 추구하려는 필자 본인의 개인 투자에서는 반대로 극도로 투기적이고 위험을 추구하는 트레이더형 셩향을 가지고 있다. (물론 전체 자산의 5-10% 한도 내에서 이지만)
그런데 이런 본인의 성향을 모르면 ‘오빠는 내마음이 뭔지도 몰라?”와 버금가는, 뭘 보여줘도 다 마음에 안드는게 무한반복되는, 아주 골치 아픈 일이 벌어진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더 쉬운데, ‘앞으로 잘 나갈 가능성이 높고, 현재 진행하고 있는 신사업이 앞으로 10년간 꾸준이 수요가 늘어갈 것 같은 제품 생산을 완료하고 판매 중에 있는데 마침 아들이 하버드에 입학했고 와이프는 평생 외국생활이 꿈이었는데 아쉽게도 믿고 맡길 만한 경영진은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전혀 없어 보여서 회사를 돈을 쌓아두고 투자하는 사모펀드들한테가 아니고 투자를 꿈꾸고 있던 그대를 운명처럼 만나 낼름 통으로 매각할 가능성”이 진짜 얼마나 있는지 가슴에 발을 얹고 생각해 봐야 한다.
자 그럼 나의 본성에 맞는 투자가 무엇인지 어떻게 결정할까?
앞서 소제목에서 이야기 했지만,
가) 현재보다 미래가 밝아 보이고 뽀대는 나는데 당장 큰돈은 안되고 오히려 한동안은 투자가 필요한 (i) 미래형 투자,
나) 아니면 지금 당장 돈도 벌고 앞으로도 그럭저럭 벌꺼 같은데, 누구나 들어본 적이 있는 산업에 속해 있고, 투자한다고 크게 뽀대도 안나고 경영진들의 나이는 대체적으로 만아서 왠지 약간 구수하고 고리타분해보이는 (ii) 현재형 투자.
이 둘 중 하나로 정하면 큰 무리가 없다. 필자가 여러번 이야기 하지만, 미래도 밝고 동시에 지금 돈도 벌고 있으면서 구수해보이는 사업이 있다면 모두가 원할 태니 반대로 가격이 비쌀 것이다. 당연히 투자도 벌벌 떠는 우리 군상들이 비싼 걸 덥석 잡지는 않을 테니 상대적으로 좀 작고 싸보이고 그래도 그럭 저럭 괜찮은 놈으로 잡을려고 하겠지?
그렇다면, (i) 미래형 투자에는 좀 규모를 작게 하고 경영진이나 창업주랑 같은 배를 타는 구조를, (ii) 현재형 투자라면 최대한 합리적인 가격 (비슷한 상장사들의 주가를 비교해 봤을 떄)에 투자를 하는 것에 일단 초반 에너지를 쓰면 된다.
특히 현재형 투자의 경우, 규모가 커질수록 상대적으로 그 매력도와 시장 장악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데, 예를 들어 필자가 사랑하는 크리스피롤을 만드는 K모 과자회사는 매출 성장율 15%에, 20%가 넘는 영업이익을 유지함도 불구하고, 동네 애들 과자나 만드는 회사인지라 미래 성장축으로는 곤란하겠다는 누명을 종종 쓴다.
근데, 이런 동네 과자회사들을 한 2000개 정도 모아놓은 스위스의 상장사 N의 경우, 시가총액은 소소한 400조 정도에 PER 는 31배 정도를 받고 있다. 한국인의 참맛 삼땡전자보다 시총은 비슷하나 벨류에이션 즉 PER는 늘 2배 정도 높게 유지되고 있는데, 여러분이 울부짓는 코리아디스카운트 떄문이 아니라 역사적 ROE 기준으로 봐도 N사는 19% 대를 유지해서 삼땡보다 50% 가량 높고, 은행인 마냥 PBR 1.1배를 전전긍긍하는 우리의 삼땡 대비 N사의 PBR은 무려 6배 대로 꾸준히 평가받고 있는, 그야말로 부러워서 배아픈 회사이다. 인공지능에는 1도 안들어가는 초코 과자 회사가 안타깝게도 지금까지는 컴퓨터건 자율주행차이건, 우주선이건 어디든 없으면 안되는 삼땡전자보다 더 좋게 평가받고 있는 걸 억울해할 필요가 없는게, 88년 전 만든 레시피로 아직까지 전세계 8살 짜리 꼬마들부터 스키장을 떠도는 40대 중반의 아빠들의 입맛까지 모조리 사로잡는 빨간 킷켓의 마력을 2나노짜리 반도체 따위가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여러분!
물론 이렇게 구수한 것 보다는 상큼한 미래 산업이 더 쌕씨해 보이는데 (전문 용어로는 최신편향이라는 알듯 모를듯한 표현이 있다), 이른바 요즘 뜬 것들, 요즘 발견한 정보들을 더 중요하게 간주하는 인간의 인지 오류 중 하나에 기인한다. 이런게 있으니, 4차산업-바이오-플렛폼-O2O-엔터테인먼트-메타버스-2차전지-인공지능으로 이어지는 최신 유행어 트랜드가 IPO 시장을 중심으로 굳건히 자리잡고 있고, 타이밍을 잘 잡으면 비교적 단기에 따상 따따상을 맛볼 수 있다.
이렇게 걸그룹 족보 꿰듯 IPO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최신 트랜드”에 민감한 여러분이라면 고속성장을 지향하는 초기 단계 회사에 소수 지분을 투자하는 것도 해볼 만 하다. 이 때는 반드시 “떼로 몰려다니면서” 투자하기를 권하는데, 필수적으로 trendy한 투자일 수 밖에 없는 이런 유형은 나와 동조하는 지갑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투심”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은근 비법 공개를 하나하면, 이런 투심의 형성을 위해서 필자도 꼭 챙겨보는 것이 있으니, 그건 연말 마다 나오는 ‘20땡땡년 트렌드’ ‘트렌드 코리아 어쩌구’ ‘CES가 뽑은 어쩌구’, ‘Jackson Hole 어쩌구’ 등등에서 논의된 것들을 요약해준 리포트들인데, 이런 리포트들을 다 읽으면 좋겠지만 그건 유튜버들에게 맡기고 필자는 요약의 요약본을 훑어 본다. 여기에 로펌들이나 회계법인에서 종종 보내주는 우리나라의 정부과제와 국가 지원사업 영역 관련 리포트들을 훑어보고 이 중에 겹치는게 있다면 그 섹터를 유심히 2-3년간 파보면 된다.
4) 첫 6개월 이내 첫투자가 없다면 (주식) 투자는 당신의 길이 아니다
오늘은 삐뚤어져 있으니 끝까지 삐딱선을 타겠다. 쳇.
만약 여러분이 하던 일을 내팽개치고 신사업 혹은 새로운 영역에 투자를 한다고 결심을 했다면 받드시 6개월 이내에 그 결심에 맞는 투자를 10만원이라도 했어야 한다. 만약 맨날 보기만 하고 실제로 버튼을 누르지 못했다면 여러분은 100돌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찔리는가?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넌다고 하지만, 그렇게 두드릴 동안 가만히 있는 ‘좋은 투자’ 건을 찾기란 억수로 힘들고 드문 일일 것이다. 행여나 이번에는 기다려 준다고 해도, 아마 다음 번에는 좀 더 발빠른 선수들에게 그 기회가 돌아가겠지. 여하튼, 돌다리를 부시고 계시는 여러분은 그냥 투자가 안맞는 분이다.
그럼 이게 나쁜건가? 전혀 그렇지 않다. 이렇게 망설이는 이유는 내마음 깊은 불안감이 욕심이나 야심보다 크기 때문이다. 이런 분들은 그냥 지금 하고 있는 사업을 더 확장 하던지, 아니면 (죽었다 깨도 원금이 마치 보장될 것 같은) 채권형 투자 혹은 (만질 수 있으니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 줄 것 같은데 실제로 세금내고 나면 아무 것도 안남아서 capital gain이 더욱 절실히 필요한) 유형자산형 투자에 집중하면 된다. 그것도 나쁘지 않다. 그냥 주식만 안하면 된다.
5) 첫투자는 무조건 망하는게 당연하다 (5%의 법칙)
마지막으로 삐뚤어진 김대표의 저주를 나누면, 당신의 첫투자는 망하는게 당연하다. 기본적으로 투자를 한 번도 안해본 사람이 6개월 정도 공부한다고 돈을 덜컥 벌만큼 사모펀드 (혹은 기업인수)는 쉬운 사업이 아니다. 아니 이렇게 쉬웠다면 당연히 김대표는 이미 은퇴를 해서 탱자탱자 놀… 아니 그게 아니라 누구든 이 업계에 들어와서, 이제는 없어져야 하는 사업이지 않았겠는가? (예를 들어 집에 들어오면 이불 펴주는 사업, 아침마다 이빨 닦아주는 사업, 밥먹다 중간에 물 먹여 주는 사업이 없는거랑 마찬가지겠다)
그럼 첫투자는 망하는게 뻔한데 왜 투자를 해보라고 이렇게 잔소리냐고? 이유는 간단하다. 재밌다. 조심히 잘하면 돈도 많이 벌 수 있다. 뽀다구도 난다!
버핏 옹과 함께 필자가 찐 존경하는 투자의 신 중 한 명인 리처드 데니스 옹이 귀에 못이 박히게 강조한 것이 리스크 관리인데, 결국 논리는 장기적으로 이길 수 있는 판에 들어와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그 게임판에 끝까지 남아 있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 두 번 투자해보고 돈과 가오를 잃고는 ‘아 투자는 내 길이 아닌가봐’라고 하고 투자를 접어버리거나, 아무 생각없이 여기저기 투자했다가 원금까지 홀라당 다 까먹어 버린다면, 여러분은 투자라는 판에서 자발적으로던 아니던 떠나게 되어 버리게 된다. 이것이 필자의 생각에는 그 어떤 리스크 보다 무서운 것이다!!! (큰돈 벌 기회를 나의 미래에서 아에 없에버리다니!!!)
그래서 항상 새로운 투자를 시도할 떄는 자본금의 최대 5%를 넘지 않는 한도 내에서 하기를 권한다. 인공지능이건, 가상자산이건, 메타버스이건 뭐건 아직 와닿지 않는 미래에 베팅을 한다면 더더욱 최소한 20번은 게임을 해볼 수 있어야 하겠고, 만약 그 중에 두 개만 원금의 10배, 즉 피터린치 옹이 말한 “Tenbagger”가 된다면 나머지 18개의 투자가 빵이 되어도 원금은 건질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투자자가 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필자가 사랑하는 여러분이기 때문에 기나긴 인생 길에 꼭 한 번은 투자자의 길을 걸어보시기를 권한다. 필자가 애정하는 골프와 투자는 정말 많은 면에서 공통의 매력이 넘치는데, 나이가 들면서 줄어드는 비거리와 스테미나를 대체하고도 남을 만큼 경험과 강한 구찌, 그리고 멘탈을 무기로, 자기보다 열살 스무살 어린 근육질 훈남 백돌이의 엉덩이를 가볍게 걷어차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공부하자. 자자손손 물려주고도 넘칠 만큼 돈을 벌었을 92세의 버핏 옹도 아직 일본 상장사 개요를 전부 읽고 공부할 만큼 에너지가 남아 있다. 리처드 옹처럼, 아니면 60대 중반에도 챔피언스투어에서 16년 연속 우승 기록을 갈아치운 베른하르트 랑거 옹처럼, 우리도 세월의 무게를 짐이 아닌 또다른 커리어를 위한 초석으로 만들 수 있다. 자, 모두 일어나라 아저씨들이여, 일어나라 노안러들이여!! 일어나서 정복하라, 눈먼 돈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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