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하고 노는 게 같잖았다"...MZ조폭 회식에 분노 표출한 검사 화제

'MZ 조폭 세태' 브리핑 영상 화제
"단전에서 올라오는 깊은 빡침"
"오프라인에서 안 만나길 바란다"

신준호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 부장검사가 지난달 30일 '폭력조직 수노아파 하얏트호텔 난동사건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조폭 회동 영상을 보다 고개를 돌리고 입을 앙다물고 있다. SBS 유튜브 캡처

서울 도심 호텔에서 집단 난동을 부린 조직폭력배(조폭) '수노아파' 수사 결과를 발표하던 검사가 화를 억누르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신준호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 수사부장은 지난달 30일 '수노아파 하얏트호텔 난동사건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최근 조폭들의 활동을 설명하기 위해 참고 영상을 틀었다. 해당 영상에는 온몸에 문신을 한 젊은 조폭들이 술집에 모여 회동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소속 계파 이름을 번갈아 외치며 서로에게 '파이팅'을 하면서 세를 과시했다. 영상이 상영되자 신준호 부장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차마 눈 뜨고 못 보겠다는 듯 고개를 돌리고, 분노를 참기 위해 입을 앙다물기도 했다.

'수노아파' 등 전국 폭력조직 조직원들이 일명 '또래모임'을 하는 모습. 서울중앙지검 제공

이후 신 부장은 차분하게 브리핑을 마쳤다. 하지만 SBS 뉴스 등에 당시 신 부장의 표정이 포착되면서 온라인상에 빠르게 퍼졌다. SBS가 자사 유튜브 채널에 올린 신 부장의 영상은 조회 수 132만 회를 돌파했다. 검찰 공식 유튜브 '검찰나우'에 올라온 영상도 조회 수가 5만 회를 넘었다.

영상이 화제가 되자 신 부장은 11일 SBS 뉴스 인터뷰에서 "검사가 당황한 표정이 보기 드물어서 화제가 된 것 같다"고 했다. 당시 심경에 대해 "수사할 때는 이 영상을 PC로 봤는데 막상 브리핑 장소에서 대형 화면으로 띄워 보니까 (분노가) 확 올라오더라"며 "어떤 분이 댓글에 '(표정이) 단전에서 올라오는 깊은 빡침이다'라고 했는데 그게 정확한 제 심정"이라고 설명했다.

조폭 영상을 공개한 데 대해 그는 “국민들께 요즘 조폭이 이렇게 놀고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조폭들에게도 하나의 경고를 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온몸에 문신하고 지역구 1등이네, 전국구 별이네 이딴 소리하면서 모여 노는 게 좀 같잖았다”고 했다. 또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가 발달했는데, 자기들끼리 우리 조직에 누가 있네 모였네 이러면서 과시하는 게 조폭 세계의 저질 문화”라고도 했다.

신준호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 부장검사가 12일 SBS 인터뷰에서 자신의 브리핑 영상이 화제가 된 것과 관련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SBS 유튜브 캡처

신 부장은 조폭에 대한 당부의 말로 인터뷰를 끝맺었다. 그는 "2023년임에도 불구하고 일상 거리에서부터 자본 시장까지 조폭이 진출해 있다. 쉽게 말해 조폭이 그룹 회장이 되는 세상"이라며 "전국의 조폭 여러분, 나쁜 짓 하러 몰려다니지 말고 착하게들 사시길 바란다. 오프라인상에서 안 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dar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