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는 가로막고 수입차는 프리패스?…중고차 업계 ‘역차별’ 심화

2023. 7. 1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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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업계의 반발 속에서 국내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중고차 업계가 제동을 걸 수 있는 구조 탓이다.

1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KG모빌리티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대한 사업조정 작업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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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KG모빌리티 중고차 실태조사 착수
연내 사업 힘들 것 지적…수입차와 비교
‘사업조정’ 업체 늘면, 절차·시간 지연구조
서울 장안평중고차매매시장. [연합]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중고차 업계의 반발 속에서 국내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중고차 업계가 제동을 걸 수 있는 구조 탓이다.

1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KG모빌리티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대한 사업조정 작업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중기부는 심의위원회를 꾸리고, 심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7월 출시를 목표로 중고차 사업을 추진하던 KG모빌리티는 현재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중기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현행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기업 진출로 중소기업의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업종에 대해서는 사업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사업조정은 대기업 등이 사업을 인수·개시·확장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 중소기업이 신청할 수 있다. 여러 중소기업이 사업조정을 신청하면 공동조정에 들어가게 된다. 시차를 두고 사업조정 신청이 이뤄진다면 사업조정 기간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KG모빌리티의 경우 지난 5월 중고차 단체인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한국연합회)가 사업조정을 신청했다. 이어 1개월 뒤인 6월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압연합회(전국연합회)가 사업조정 신청을 추가하며 공동조정 절차가 이뤄지게 됐다.

중기부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전화 통화에서 “앞서 현대자동차의 중고차 사업 진출 당시에도 같은 방식으로 중고차 업계의 사업조정 신청이 있었다”면서 “위원회 구성과 심의 등을 향후 계획된 절차에 따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중기부의 사업 개시 일시 정지 권고에 따라 사업조정 신청에 대한 결론이 도출될 때까지 KG 모빌리티는 중고차 사업을 시작하지 않겠다는 것이 회사의 입장”이라고 짧게 답했다.

기아의 인증 중고차 디지털 플랫폼. [기아 제공]

현대차그룹도 앞서 중고차 업계의 연이은 사업조정 신청으로 사업이 대폭 지연된 바 있다. 이에 업계는 KG모빌리티의 연내 중고차 시장 진출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고차 업계는 여전히 대기업의 시장 진출을 반대하고 있다. 앞서 한국연합회는 현대차의 경기 용인시 오토허브 중고차 매매단지 입주에 대해 “‘골목상권’에 진입해 자동차매매업에 종사하는 30만 영세 소상공인 가족의 생존권을 빼앗는 상도덕에 어긋나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는 수입차 업계의 중고차 진출과 대비된다. 지난해 기준 비교적 큰 규모를 자랑하는 BMW코리아가 직원 수 247명, 폭스바겐코리아가 202명으로 대기업이 아닌 ‘중견기업’으로 분류된 영향이 크다. 협력관계인 다양한 판매회사들을 통해 중고차 판매망을 갖출 경우 더 영세한 수준으로 기업 규모를 축소할 수도 있다. 자연스레 중고차 시장 진출의 제약도 줄어든다. 실제 아우디 코리아는 지난 12일 신규 판매회사 바이에른오토를 통해 ‘공식 인증 중고차 서수원 전시장’을 개설했다.

대기업은 중고차 업계를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진입 규제가 결국 소비자 권익 침해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한다. 업계가 추가적인 사업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는 이유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판매업이 2022년 생계형 적합 업종에서 빠졌지만, 여전히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문턱은 높다”면서 “사업 지연으로 인한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 설문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80.5%는 중고차 매매 시장이 불투명하면서 혼탁하고 낙후돼 있다고 봤다. 63.4%는 국내 완성차 제조 대기업의 중고차 매매 시장 진입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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