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법 체계…AI로 길라잡이 만든다 [인공지능 기획 11편]
[EBS 뉴스12]
일반 시민들에게 법이라고 하면 여전히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는 분야인데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법 체계를 분석하고, 대중들이 쉽게 법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연구가 시작됐습니다.
송성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6만5천 조문, 1,690만 글자.
2015년 기준 한국 법률을 구성하고 있는 문장입니다.
30년 전과 비교하면 조문은 2배, 글자수는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특히 법률간 인용 수가 7배 넘게 증가하면서 법체계가 지나치게 복잡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인터뷰: 박태정 교수 /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한 상황에) 적용될 수 있는 법이 여러 법들이 지금 나오고 있는 것이죠. 법을 판단하는 판사, 검사들, 또 법을 연구하는 저희 학자들이 도대체 어떤 법을 가지고 우리가 공부를 해야 되고, 어떤 법을 적용해야 되고 (이런 판단이 어렵습니다)."
이처럼 복잡해진 한국 법 체계를 인공지능을 활용해 지도로 보여주는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법 발전학 전공자들과 네트워크 물리학 연구진이 학문의 경계를 넘어 머리를 맞대고 3년간의 연구에 나선 겁니다.
우선 연구진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제헌헌법 이후 모든 법 조문을 수집해 분석합니다.
법의 발전 과정과 조문들 사이에 인용 관계도 분석해 하나의 네트워크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게 목표입니다.
인터뷰: 박주용 교수 /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어떤 한 법의 모순이 있으면 다른 법들이 멀리 있지도 않고 바로 가까이에서 영향을 받는 역할을 하거든요. 그러면 저희가 보려고 하는 것들의 예를 들자면 어떤 법에 큰 모순이 발견했을 때 그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 것인가…."
법률 지도가 완성되면 인공지능을 통해 어떤 법률이 구조적으로 불균형한지 분석해 미래 입법 방향도 예측해볼 수 있습니다.
생성형 인공지능과 결합하면 일반 대중이 보다 쉽고 낮은 비용으로 법률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논리적인 구조의 법 조문을 인공지능 학습에 활용해 AI 기술 향상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박주용 교수 /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법령은) 지금까지 학습에 사용된 어떤 문서보다 더 논리적으로 좋은 언어일 가능성이 커서 이것들이 잘 정리가 되고 나서 이제 인공지능 학습을 시키면 논리 추론력이라든지 논리적 정합성은 많이 향상이 되겠다는 기대를 할 수 있습니다."
법률과 기술이 접목한 전세계 리걸테크 시장규모는 2026년 약 45조 원 규모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법률 지도 연구가 이른바 '리걸테크' 산업 확대를 이끌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EBS뉴스 송성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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