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멸종위기 조류 ‘저어새’ 3마리 강화갯벌에서 자연 품으로

13일 인천 강화 갯벌에서 방사된 저어새들이 먹이 사냥 훈련을 받는 모습. 국립생태원 제공.

멸종위기 조류이자 천연기념물인 저어새 3마리가 자연으로 돌아갔다.

환경부 국립생태원과 서울대공원은 13일 인천 강화군 선두리 갯벌에서 저어새 3마리를 방사했다고 이날 밝혔다. 생태원은 앞서 2020년 같은 곳에서 인공 증식한 저어새 5마리를 야생으로 돌려보낸 바 있다.

이번에 방사한 저어새들은 지난해 2∼3월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태어난 개체다. 인공 부화로 태어난 저어새 부부가 낳은 2세들이다. 이 저어새 부부는 2016∼2017년 강화도와 영종도에서 수몰 위기에 처해 구조한 알에서 인공 부화했으며 현재도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번식 중이다.

저어새는 3월말부터 7월 사이 한국에서 번식하고, 중국 동남부, 대만, 홍콩 등지에서 겨울을 나는 여름 철새다. 갯벌이나 강 하구 일대에서 무리를 지어 생활하며 주걱처럼 생긴 부리로 물속을 저어가며 먹이를 찾는다. 몸길이는 75∼80㎝, 몸무게는 1.5∼2.0㎏이다.

2023년 1월 기준으로 전 세계에 6600여마리만 남은 것으로 추정되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멸종위기 동식물 목록인 적색목록에는 ‘위기(EN)’ 등급으로 지정돼 있다. 전 세계 번식 개체군의 90% 이상이 한국을 찾아온다. 갯벌 매립으로 인해 서식지가 파괴되고, 번식할 장소가 부족해지면서 저어새 개체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생태원 연구진은 이번에 방사한 저어새에게 부착한 가락지와 위치추적장치(GPS)를 통해 관찰할 예정이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