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한 파업" 손놓은 보건노조 4.5만명…'의사 파업' 악몽 되풀이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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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이 총파업을 선언하고 거리로 나섰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오전 7시부터 병원을 떠나 총파업 투쟁에 돌입했다.
보건의료노조의 집단 행동은 3년 전 의대 정원 확대·공공 의대 설립 등 정부 의료정책에 반발해 병원을 등진 전공의 진료 거부(파업) 사태와 오버랩된다.
다만 전공의 파업 때와 달리 이번 보건의료노조 파업은 전체 병원이 참여하지 않고, 내부적으로도 비노조원 등 대체 인력이 존재해 충격은 덜할 것이란 게 의료계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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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이 총파업을 선언하고 거리로 나섰다. 다행히 노조 참여율이 높은 일부 병원을 제외하면 의료 현장의 혼란은 크지 않은 편이다. 다만, 노조와 정부의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는 만큼,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남은 병원·인력의 업무가 가중돼 예상치 못한 의료 사고 등이 발생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오전 7시부터 병원을 떠나 총파업 투쟁에 돌입했다. 140곳의 의료기관·업체에서 4만5000여명이 파업에 참여한다. 주 5일제 쟁취를 요구하며 1만여명이 거리로 나선 2004년 이후 19년 만에 파업이다.
보건의료노조의 집단 행동은 3년 전 의대 정원 확대·공공 의대 설립 등 정부 의료정책에 반발해 병원을 등진 전공의 진료 거부(파업) 사태와 오버랩된다. 인턴·레지던트 등 전공의는 대학병원에서 수련받으며 교수의 진료와 수술 등을 보조한다. 특히, 중증도가 높은 환자 치료와 입원 등 돌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초기 처치 후 이뤄지는 배후 진료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전공의 파업 초기에는 교수·전임의(펠로)가 전공의 업무를 대신해 우려할 만큼의 의료 공백이 발생하진 않았다. 하지만, 파업이 한 달여 간 지속되면서 업무 쏠림에 따른 피로 누적으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상황에서도 검사 업무가 축소됐고 신규 환자 진료는 중단됐다. 외래는 물론 예정된 수술의 절반 이상을 미루는 병원까지 생겨났다. 부산에서는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13곳의 '응급실 뺑뺑이' 끝에 환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암 환자인데 수술이 밀려 종양이 2배 커진 채로 응급 수술받았다"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아 환자가 '식물인간'이 됐다" "심장 스텐트 시술이 필요한데 일정이 뒤로 밀렸다" 등 '파업 부작용' 사례가 속출했다.
노조 총파업도 일부 후폭풍이 일고 있다. 파업 참여율이 높은 부산대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은 외래 진료를 미루고, 입원 환자를 대거 다른 병원으로 옮기거나 퇴원시켰다. 수술 전면 취소를 선언한 국립암센터는 전날(12일) 노조와 극적인 합의에 성공해 파업 참여 인원은 10분의 1 수준(약 150명)까지 줄였지만, 장 청소 등 준비 과정이 필요해 이전 수준으로 수술을 진행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병동에서 환자를 돌볼 간호사가 부족해 퇴원만 진행하고, 새로운 환자는 입원시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공의 파업 때와 달리 이번 보건의료노조 파업은 전체 병원이 참여하지 않고, 내부적으로도 비노조원 등 대체 인력이 존재해 충격은 덜할 것이란 게 의료계의 전언이다. 그러나 노조의 주장대로 '무기한 파업'이 감행될 경우 남은 병원과 의료 인력에 업무가 쏠려 결국 환자 안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파업이 시작한 이후에도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정부 측과 "대화와 협상의 문을 닫은 건 정부"라는 노조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한편, 이번 파업에는 고려대 안암·구로·안산병원, 경희대병원, 아주대병원, 이화의료원, 한림대의료원 등 사립대병원지부 28곳과 부산대병원, 전남대병원, 충남대병원 등 국립대병원지부 12곳 등 주요 대형병원이 참여했다. 국립중앙의료원, 국립암센터 등 특수목적공공병원지부 12곳과 지방의료원지부 26곳, 민간중소병원지부 19곳 등도 가세했다.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중증 환자가 많이 찾는 이른바 '빅5 병원'은 참여하지 않았다. 환자 안전을 위해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필수 의료 인력은 병원에 남는다고 노조는 밝혔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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