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올해 금리 인상은 이번이 마지막? 내년까지 쭉 고금리 이어지나
미국의 6월 CPI(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됐습니다. 오는 26일(우리 시간으로 27일 새벽)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가장 중점적으로 참고하는 지표 중에 하나입니다. 예상보다 더 좋았습니다. 전체적으로 2.98% 올랐습니다. (이 정도면 3% 오른 거라고 봐야 하지만) 이 얼마 만에 보는 '2%대'인가요. 2021년 8월 이후로 가장 낮은 물가상승률이고,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 딱 '3분의 1 토막'이 났습니다.
특히,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고려하지 않는 근원 물가는 4.8%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초 시장 전망이었던 '5%'보다도 약간 낮았습니다. 지난 6월 워낙 높았던 유가의 '역기저효과'를 빼고도 물가상승폭이 예상보다 둔화되는 조짐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중고차 가격, 숙박·항공 운임 등의 상승세가 모두 둔화되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기대했던 방향으로 움직이는 무언가가 나오면, 시장은 기대 또는 그 이상으로 반응하죠. 일제히 달렸습니다. 나스닥과 S&P500은 15개월 만에 최정점을 찍었고, 미 국채 금리는 2년물·10년물 모두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달러인덱스는 올해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달러가 약해지니, 원유 수요가 늘면서 유가도 좀 더 올랐습니다.
올해 남은 금리인상은 1번?
그러나 여기까지는 이미 시장에 모두 반영된 재료라고 할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달 말 이후입니다.
오늘 CPI 발표는 7월 이후에 '연내 추가 인상'은 없다는 쪽에 더 힘을 실어줬습니다. 제롬 파월 의장을 비롯해 연준 인사 여럿이 "올해 2번 이상의 추가 인상이 가능하다"고 언급해 온 것과 달리, 올해 7월까지를 끝으로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감될 것이라는 쪽에 좀 더 무게가 실린 것입니다.
물론 이런 식의 '희망고문'이 올해 내내 이어져 오긴 했습니다. 이후의 물가와 고용, 경기에 따라 '2번 이상 인상' 얘기가 되풀이될지도 모릅니다. 연준은 2021년, 22년처럼 전망이 빗나가는 모습을 만천하에 다시 보이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물가가 '확실히' 잡히는 모습이 나타나기 전까지, 각종 지표가 각기 다른 시그널을 어지럽게 보내고 있는 지금은 신중한 태도를 계속 유지할 때라는 겁니다.
금리인하는 내년 3월부터? 몇 번?
인플레는 정말로 쉽게 꺾이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지금 미국은 피고용자 증가 규모가 둔화되고 있는데, 25-49 경제활동인구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즉, 일자리를 찾고 있는 사람, 일자리 시장에 능동적으로 들어와 있는 사람들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얘기는 어쩌면 '더 이상 실업급여받으며 쉬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데도' 여전히 구인난이 이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임금 상승 폭도 쉽게 꺾이고 있지 않습니다. 임금이 지속적으로 오른다면, 인플레이션은 '근원적으로' 꺾이기 어렵습니다. 연준이 금리의 고삐를 쉽게 풀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금리는 부담스럽지만, 인플레도 꺾이지 않는다? 그래서, 금리인상의 '횟수'가 아니라 고금리의 '기간'으로 이 고삐를 틀어쥘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입니다.
지금 시장에서 가장 우세한 전망은 올해 금리인상이 7월로 마무리된 후, 내년 3월쯤부터 인하가 시작되는 시나리오입니다. 3월에 시작된 인하가 내년 1년 동안 기본 4번 이상은 이뤄진다는 식입니다. 만약 시장에 별다른 위기나 침체가 오지 않는다면, 시장의 '희망'도 적잖게 섞여있는 걸로 봐야 할 시나리오입니다.
'권애리의 모닝라이브'에서 박승진 하나증권 글로벌 ETF팀장은 하나증권의 경우 그보다 적은 수준에서 내년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내년 연말까지도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은 4.75, 또는 5% 수준에 머물 거란 얘기가 됩니다. 우리가 10년 넘게 익숙해졌던 그 저금리는 쉽게 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낳았던 장기 저물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최소한 '중금리·중물가'가 우리의 '뉴노멀'이 될 수 있다는 얘깁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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