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0억짜리 내 요트 누구 맘대로 팔아”…러 재벌가 딸 소송, 왜?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boyondal@mk.co.kr) 2023. 7. 1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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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구글 CEO에 팔린 호화 요트 ‘알파 네로’ . [ 사진출처 = 데일리 메일]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경매에서 사들인 호화요트를 두고 러시아 재벌가 2세가 자신이 진짜 주인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신흥재벌(올리가르히) 안드레이 구리예프의 딸 율리아나 구리예바-모틀로호프는 자신이 슈퍼요트 ‘알파 네로’의 진짜 주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경매가 진행됐던 카리브해 섬나라 앤티가 바부다의 항소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슈밋 전 CEO는 지난달 이곳 항만당국이 진행한 경매에서 알파 네로를 6760만달러(865억원)에 낙찰 받았다.

길이 82m에 수영장, 헬기장 등 시설을 갖춘 알파 네로는 당초 러시아의 안드레이 구리예프 소유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구리예프는 러시아 비료회사 포스아그를 설립해 100억달러를 벌어들인 인물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미국과 영국이 그를 제재 대상 리스트에 올렸다.

알파 네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해 2월부터 앤티가 팰머스 항구에 방치돼 있었다.

이 요트가 경매시장에 나온 것은 최초 구매자인 구리예프가 소유권을 부인하면서 주인이 없는 요트가 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딸인 구리예바-모틀로호프가 갑자기 나타나 자신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지난달 경매 중지 명령을 해당 법원에 청구했다. 하지만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경매는 그대로 진행됐고 전 구글 CEO가 알파 네로의 새 주인이 됐다.

그러다가 경매 후 구리예바-모틀로호프가 이번에는 자신의 소유권을 다시 확인해달라며 항소장을 제출했다.

그는 항소장에서 해당 요트 및 요트 내 미술품의 소유권이 신탁 명의로 등록돼 있다고 강조했다. 서구권에서는 부유층이 자녀에게 재산을 승계할 때 신탁 방식을 많이 활용한다.

2001년부터 2011년까지 구글 CEO를 지낸 슈밋은 재산은 250억 달러(32조원)로 전 세계 부호 순위 60위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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