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문제 터진 뒤에 사후약방문”…최태원, 기업·정부 ‘원팀’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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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블록화로 옛날 프리마켓(자유시장)에서 물건 팔리던 시대가 아니다. 앞으로는 하나의 공통된 시장이 아니라 쪼개져 있는 수많은 시장을 상대해야 한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은 12일 대한상의가 주최한 제주포럼의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경제 블록화 현상에 대해 "대한민국이 짊어져야 할 어려운 숙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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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블록화로 옛날 프리마켓(자유시장)에서 물건 팔리던 시대가 아니다. 앞으로는 하나의 공통된 시장이 아니라 쪼개져 있는 수많은 시장을 상대해야 한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은 12일 대한상의가 주최한 제주포럼의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경제 블록화 현상에 대해 “대한민국이 짊어져야 할 어려운 숙제”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시장의 변화가 30년 동안 이런 스타일로 변화될 것”이라면서, 정부와 기업간 협력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중뿐 아니라 유럽, 일본 등 주요국 정부가 기업 경쟁력 자체에 개입하는 일이 생기고 있다. 이제는 밖에 나가서 저희(기업)만으로 이길 수 없는 상대들”이라며 “국가와 기업이 경쟁력을 합쳐야 우리가 주도권을 잃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 경쟁력만으로 대응하기엔 어려운 게임의 룰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미리 투자하고 움직이는 게 필요한데, 문제가 터진 뒤 그때 가서 문제를 해결하자는 사후약방문이 되는 경우가 있다”며 “내(정부)가 지원해 주면 되잖니 이런 접근으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니(기업)가 도와달라고 하면 지원해줄게 그런 얘기가 아니라 어떻게 하든지 목적이 달라도 붙어서 엄청나게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부진을 겪는 반도체 업황과 관련해서는 “업다운 사이클이 빨라질 뿐 아니라 진폭 자체가 커지고 있다. 주축 사업인데 대응에 어려움이 있어 걱정스럽다”고 했다. 다만 “쇼크(충격)가 여러 가지로 겹친 것인데, (반도체 업황과 경기가) 마냥 수렁으로 내려가는 것은 아니고 더 나빠지지 않고 올라가는 흐름으로 보고 있다”며 조심스레 바닥론을 제기했다. 회복 시점은 6개월∼1년 정도 뒤를 예상했다. 에스케이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하이닉스는 반도체 시장 불황으로 인해 올해 1분기 3조402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 회장은 미중 갈등과 중국 시장에 대해 “시장이라는 관점에서 중국을 다 잃어버리거나 급격하게 떨어지면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입기 때문에 조심하고 잘 관리해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한다고 했는데 그만큼 효과가 안 난다. 우리의 기대가 너무 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 민간위원장인 최 회장은 “후대에는 미국, 중국, 일본에 의존하는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우리 스스로 독립적인 관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작은 시장들을 발굴하고 그들과 관계를 맺는 게 필요하다”며 엑스포 유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엑스포 유치와 준비 과정이 “전세계의 작은 시장들을 끌어모으는 과정”이라는 얘기다. 유치 가능성에 대해서는 “내부에서도 낙관과 비관이 충돌한다”고 했다.
4대 그룹 복귀를 추진 중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대해서는 “잘 되기를 기대하고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은 돕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전경련과 역할 분담이 잘 돼고, 가능하면 시너지를 내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동반자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에스케이그룹의 전경련 복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제주/김회승 선임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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