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막전막후] 지분 적은 미국인이지만 "총수라 불러다오" OCI 이우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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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OCI그룹의 동일인, 즉 총수입니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처럼 우리나라 국민이 아닌 미국인인데요.
김 의장이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총수 지정을 피했고 굳이 외국 국적이 아니더라도 총수 지정을 꺼리는 경우는 적지 않습니다.
대기업 총수는 지정자료 제출 의무가 있고 사익편취 금지, 일감 몰아주기 등 각종 규제의 직접 제재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우현 회장은 총수 지정에 대해 별 다른 이견 없이 오히려 총수 지정을 원했다고 합니다.
김정연 기자와 그 배경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총수가 회사가 아닌 사람으로 지정되면 그 기업은 어떤 점이 달라집니까?
[기자]
법인이 아닌 인물이 총수, 그러니까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그 인물의 친족이 경영하는 회사도 모두 그룹의 계열사로 분류됩니다.
정부의 감시 범위가 더 넓어지는 겁니다.
최근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된 SGC에너지와 SGC솔루션의 경우에도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의 지분은 하나도 없는데요.
OCI그룹 지배구조 삼촌인 이복영 SGC그룹 회장이 지배하는 기업들이지만, 이우현 회장이 총수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친족 관계가 적용돼 OCI그룹의 계열사로 묶입니다.
통CG2]기업집단 총수의 의무 총수가 있는 그룹의 계열사들에는 거래사항 공시 의무뿐 아니라 지정자료 제출, 순환출자 금지 등 다른 기업보다 더 많은 규제들이 적용됩니다.
[앵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국적이 미국이죠.
그런데도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총수로 지정할 당시 OCI 측에서도 별다른 이견을 내지 않았다고요?
이유가 뭘까요?
[기자]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고 이수영 OCI그룹 선대회장의 아들이긴 하지만, 삼촌들에 비해서는 보유한 계열사 지분이 적습니다.
OCI그룹의 대표회사인 OCI 지분만 봐도 두 삼촌인 이화영 유니드 회장과 이복영 SGC 회장은 각각 5.4%를, 이우현 회장은 5%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른 그룹에 비해 총수의 그룹 대표회사 지분율이 많이 낮은 편입니다.
이우현 회장의 경우 1100억 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내기 위해 OCI 지분을 대량 매각했기 때문입니다.
또 이 회장은 최근 분리된 지주사에서는 회장직을 맡긴 했지만 OCI에서의 직급은 부회장으로, 전문경영인 출신인 백우석 회장 다음입니다.
공정거래법에 명시된 총수, 즉 동일인의 정의는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사람'인데요.
그렇다 보니 이 회장은 총수 지정으로 경영 승계 등 그룹 내에서 본인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싶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총수 지정 당시 OCI 측에서 동일인 후보로 이우현 회장을 먼저 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례적인 경우라고 설명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 : 동일인을 지정할 때 회사에서 이제 우리는 동일인을 이 사람을 할 거다 이런 걸 내요. OCI는 이우현 회장으로 낸 거죠. 이우현 회장도 본인이 동일인인 거에 대해 전혀 이의도 없고. 지분율이 보통 제일 많은 경우가 이런 걸 하는데 흔한 케이스다, 이렇게 얘기할 수는 (없어요).]
[앵커]
그런데 이렇게 우리나라 국민이 아닌 미국인이 기업 총수로 지정돼도 문제는 없는 겁니까?
[기자]
지난달 말 공정위가 총수 판단 기준을 다시 구체적으로 발표했지만, 외국인에 대한 기준은 여전히 모호합니다.
다만 외국인은 총수가 될 수 없다는 규정이 법에 명문화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건만 만족하면 외국인도 지정할 수 있다는 게 공정위 측 설명입니다.
대기업집단 총수 판단 기준 이우현 회장의 경우에는 총수 판단 기준 중 기업집단에 경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고, 집단 내에서 대표자로 인식되고 있다는 2가지 조건을 만족했습니다.
같은 미국인이지만 이 회장과 달리 총수로 지정되지 않고 있는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에 대해서도 논란이 계속 일고 있는데요.
공정위는 올해 하반기쯤 김 의장의 지정 여부도 확정해 발표할 계획입니다.
[앵커]
OCI그룹이 지주사 체제 전환을 결정한 게 지난 3월인데, 이건 계속 진행되고 있는 거죠?
[기자]
OCI그룹은 연말 전까지 지주사 전환 작업을 끝낼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OCI그룹 측은 이번 인적 분할에 대해 태양광 등 신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는데요.
다만 이 인적 분할이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의 지배력을 키우기 위한 도구가 될 수 있어 주주들의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일반적으로 인적 분할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고요. 다만 과거에 인적 분할을 통해서 자사주에 대해 신주를 배정하는, 그래서 최대 주주의 경영권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그런 방식으로 활용돼 왔었던 사례들이 반복적으로 나타났었고요. 여기에 대해 비판적인 여론들이 형성돼 왔었죠.]
앞으로 계열사 지분율이 낮은 이 부회장이 어떤 새로운 지배력 강화 전략을 선택할 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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