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주가 부진에 압수수색까지…카카오페이 '힘겨운 여름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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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간편 결제 서비스의 대표주자 카카오페이는 지난 2021년 주식시장에 상장했습니다.
한때는 주당 가격이 20만 원을 웃돌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상장 이후부터 다른 기업들은 한번 겪을까 말까 한 일들이 심심치 않게 터지고 있습니다.
재작년에는 경영진 먹튀 논란, 작년에는 시스템 먹통 사태가 벌어졌고 그럴 때마다 주가는 뚝뚝 떨어졌습니다.
올해는 잠잠한가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얼마 전 경찰 압수수색을 받았습니다.
카카오페이를 둘러싸고 벌어진 일들과 앞으로의 주가 전망, 금융부 류정현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카카오페이는 어떤 일 때문에 경찰 압수수색을 받은 겁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카카오페이가 일감을 주는 회사로부터 불법적인 지원금을 받았다는 의혹입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3일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카카오페이 본사를 압수수색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카카오페이는 온라인은 물론이고 오프라인에서도 각종 결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종종 식당이나 옷 가게에서 카카오 캐릭터들과 함께 있는 QR코드를 본 적 한 번쯤 있으실 텐데요.
이렇게 가게에서 카카오페이로 결제를 하려면 가맹점을 모집해야 하고 이 사업은 보통 결제대행업체, 이른바 VAN사라는 곳과 제휴를 맺어 진행합니다.
카카오페이가 모든 걸 다 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드니까 가맹점과 접점이 큰 VAN사에 일감을 주고 맡기는 건데요.
이걸 또 VAN사가 VAN대리점이라는 곳들과 제휴를 맺어 재위탁하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습니다.
VAN대리점이 카카오페이로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을 모집해 오면 이득을 보는 건 카카오페이입니다.
그럼 가맹점을 모집한 VAN대리점에 주는 인센티브와 같은 비용은 당연히 카카오페이가 내야겠죠.
그런데 이 비용을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VAN사인 나이스정보통신이 카카오페이 대신 내준 정황이 포착된 겁니다.
[앵커]
금융회사가 경찰 압수수색을 받는 게 흔한 일은 아니잖아요.
이런 혐의가 어떻게 드러난 겁니까?
[기자]
금융감독원이 지난 5월 진행한 수시검사에서 드러났는데요.
카카오페이와 같은 대형 결제 업체들이 VAN사로부터 부당한 지원금을 받는 행위는 현행법상 명백한 불법입니다.
금감원은 만약 이 정황이 사실이라면 단순히 행정조치로 끝날 일이 아니라고 보고 경찰에 수사의뢰를 했고 서울경찰청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겁니다.
경찰은 이 비용을 나이스정보통신이 대신 낸 데에 대해 대가성이 있었는지, 카카오페이가 먼저 비용 대납을 요구했는지 등을 두루 조사할 방침입니다.
카카오페이는 관련 내용에 대해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짤막하게 답변했습니다.
[앵커]
가만 보면 카카오페이는 매년 굵직한 일들을 겪는 모양입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가장 오래된 일부터 살펴보면요.
우선 지난 2021년에는 주요 경영진들이 스톡옵션으로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대거 매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 카카오페이가 상장한 지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이었는데요.
류영준 전 대표를 비롯해 경영진들이 팔아치운 주식은 당시 시세로 약 900억 원에 달하는 규모였습니다.
상장 직후, 그것도 주요 경영진이 지분을 대거 매도한 만큼 시장에선 회사 가치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고 주가는 폭락했습니다.
그로부터 약 1년이 지난 지난해 10월에는 위기 대응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는데요.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SK C&C 데이터센터에 불이 나면서 카카오페이 서비스가 며칠 동안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카카오페이는 돈을 충전해 놓고 쓰는 고객도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이 필수적임에도 서버를 이중화하는 데에 소홀했던 겁니다.
이와 관련해 당시 국정감사에서 이복현 금감원장도 서버 이중화가 미비했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답했는데요.
금감원은 올해 안에 카카오페이의 당시 사고건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앵커]
이렇게 잊을만하면 악재가 나오는 탓에 주가 회복도 갈 길이 멀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상장 첫날이었던 지난 2021년 11월 3일, 카카오페이 종가는 19만 3천 원이었습니다.
이른바 경영진 먹튀 논란이 불거지기 전에는 24만 원대에 육박하기도 했는데요.
이렇게 높았던 주가는 대형 악재를 만날 때마다 큰 폭으로 떨어져 왔습니다.
실제로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이었던 지난 4일에도 카카오페이 주가는 전날보다 4.8% 넘게 하락했고요.
지난 12일 기준으로 4만 원 후반선에서 머물러 있는 등 최근 5만 원 진입을 겨우 바라보는 상황입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가 떨어진 주가를 끌어올리려면 실적을 통해 가치를 증명해 내야 한다는 게 중론인데요.
결제 부문 매출이 늘고 있고 대출 중개와 증권사업도 순항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입니다.
다만 여전히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고 실제 수익성 개선은 내년까지 가야 한다는 전망이 있는 만큼 당분간 주가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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