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 폴란드 2차 무기수출로 ‘K-방산’ 대박 터뜨리나[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K9 PL, 포탄 자동장전장치 탑재 K9A2 기반으로 최대발사속도 K9A1보다 50% 향상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를 국빈방문하면서 최대 30조 원대 2차 방산수출 계약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지난해 17조 원대 1차 수출 계약에 이어 2차 협상이 성사될 경우 안보협력국인 폴란드가 명실상부한 K-방산 큰손으로 동유럽의 맹주이자 K-방산 동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과 폴란드 정부는 2차 방산 수출 계약을 놓고 무기체계별 현지 생산 및 기술적 협의 및 폴란드의 구매대금과 관련한 금융 지원 방식 등 논의가 진행 중이다. 현대로템의 K2전차 820대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360문 등 2차 계약 물량 가격은 약 30조 원에 이른다. 폴란드는 2차 계약 조건으로 20조 원 이상의 추가 금융 지원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추가 금융 지원 여부에 따라 수출 계약이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7월 폴란드 정부는 KAI의 FA-50 경공격기 48대, K2 전차 1000대, K9 자주포 648문 등을 한국에서 수입하는 내용의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8월 △K2 전차 180대(약 4조5000억 원) △K9 자주포 212문(약 3조2000억 원) △FA-50 48대(약 4조2000억 원) 등 1차 수출 이행계약이 맺어졌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연장로켓 천무 수출(약 5조 원)까지 약 17조 원에 달한다.
폴란드 방산 수출이 1·2차로 나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무기 수요가 급증한 폴란드가 1차 계약 때는 시급한 무기를 직도입하고 2차 수출계약 때는 K2 전차, K9 자주포 등의 생산라인을 도입, 현지 조립생산 및 부품생산으로 기술력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이에따라 폴란드 2차 계약을 앞두고 향후 납품하는 FA-50 경전투기, K2 흑표전차, K9 자주포에 대한 성능은 1차 수출 때보다 훨씬 성능이 개량된 ‘진화형’ 모델을 수출하게 된다.
FA-50 경공격기 1차분은 FA-50 GF(갭필러)라고 부르고 있으며 2차분은 FA-50PL(폴란드형) 이라고 해서 성능개량형의 윤곽이 이미 드러났다.
K9 자주포 역시 국내 소요를 기반으로 추진하는 K9A2 개량형 모델이 폴란드 2차 수출 계약 이후 사양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K2 전차의 향후 K2PL 버전에 대해서는 잘 알려진 바가 없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K2전차 중동수출 버전인 ‘K2 ME’ 성능 사양을 폴란드 지형에 맞게 제작할 것으로 판단되지만, 아직 베일에 가려 있다.
지난달 15,16일 제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주최 종합학술대회에서 대체적 윤곽이 드러났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K2PL 성능개량형은 전면장갑 보강과 ‘증가장갑’은 대형 모듈을 고려해 성능 개량하고, 동유럽의 넓은 평원을 고려해 기동성 역시 중요하기 때문에 ‘비활성 증가장갑’ 을 일부 장착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가장갑’은 야전 또는 공장에서 기갑차량 혹은 차량에게 추가적인 방어력 증설을 목적으로 하는 장갑을 추가로 장착하는 형태를 일컫는다. 차체 보기륜은 6개로 하며, 동유럽의 평원을 고려한 연막탄 발사기의 위치 변경, 생존장비의 핵심인 APS는 획득가격에 비례해 장착 유무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폴란드측은 최근 한국군 K2 흑표전차를 대상으로 개량형을 제안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크게 감시체계와 타격체계 분야가 거론된다. 감시체계는 전자광학장비,적외선센서를 중심으로 360도 감시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레이저경보기, 능동방호체계로 적외선 및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탑재한다. 그리고 탑재형 정찰드론을 도입하게 된다. 추가로 요구되는 타격체계는 12.7mm 기관총을 무인화한 원격사격통제체계(RCWS) 도입, 주포의 다기능고폭탄, 탑재형 자폭드론 등이 거론된다. 특히 12.7mm RCWS 기관총은 저격수, 보병을 제압하며 전차포의 다기능고폭탄은 적 공격헬기, 대전차미사일, 전차 기계화보병전투차 등을 제압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적 자폭드론과 정찰드론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탑재형 전자전체계의 도입이 절실하다. 탑재형 전자전체계는 적의 야전 통신장비, 지휘소의 통신 및 드론통제기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까지 무력화할 수 있다. 그리고 탑재형 정찰드론과 자폭드론 역시 필수 장비로 도입하게 되면 러시아제 전차를 훨씬 뛰어넘는 성능을 갖출 수 있다.
안승범 디펜스타임즈 대표는 “아직 추측 단계지만 K2ME 중동제시 버전과 한국군 K2 개량형에 추가해야 하는 성능을 합하면 K2 PL 최신형 버전의 예상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폴란드는 대규모 2차 구매사업과 더불어 K808 차륜형 장갑차 공동개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륜형 장갑차는 무한궤도를 장착한 전차와 달리 일반 자동차처럼 바퀴로 움직이는 보병전투차량(IFV)을 말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생산하는 FA-50이 폴란드 수출을 계기로 환골탈태하고 있다. 록히드마틴이 주도하는 FA-50 PL 설계에는 레이시온사의 소형 다중위성배열(AESA) 레이더인 ‘팬텀 스트라이크(PhantomStrike)’ 탑재가 결정됐다. 더구나 공중급유 기능까지 갖춰 FA-50 최대 단점인 짧은 항속거리를 확장할 수 있게 됐다. 미 국무부가 FA-50의 표적 식별, 추적 및 원거리 교전 능력을 향상시킬 주야간 표적식별장비 ‘스나이퍼 ATP 포드’ 판매까지 승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3가지 기능이 탑재될 경우 FA-50은 세계 최강의 경전투기로 거듭나 폴란드에 이어 수출 시장에 청신호가 켜졌다.
현재 군은 K9 자주포의 초기형인 ‘K9’과 1차 성능 개량을 거친 K9A1을 함께 실전배치해 운용하고 있으며 폴란드에 1차 수출한 것은 K9A1이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2차 성능 개량의 방향성을 담은 ‘K9A2’의 시제품을 공개했는데 폴란드형 K9 PL은 이것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탄 자동장전장치가 탑재되는 K9A2는 최대발사속도가 기존 K9A1보다 50% 향상된 분당 9발까지 가능하다. 이를 통해 단시간에 적 지역을 집중 포격할 수 있어 화력을 30% 이상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기존 모델은 총 5명의 승무원이 필요했지만, K9A2는 3명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된다.
K9A2는 대폭 향상되는 성능을 바탕으로 세계 자주포 시장 우위를 지키며 해외 수주에도 더욱 의욕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현재 K9A2는 영국군의 차세대 자주포 도입 사업에도 출사표를 던지며 성능 개량 이후 ‘마수걸이’ 수출을 노리고 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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