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픽처] '미션 임파서블7', 역대 최고는 아니지만 시리즈의 정수를 담다

김지혜 2023. 7. 1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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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일부 스포일러를 포함니다.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한 편의 영화가 탄생해 무려 27년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 이것은 제작진에게도 관객에게도 축복이다. 태생적으로 시대의 유행과 관객의 취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오락 영화'라면 더더욱 놀라운 성취다.

1996년 탄생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2023년까지 살아남아 자가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27년이라는 시간 동안 세상은 놀랍도록 변했고, 영화의 기술은 경이롭게 발전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시대의 변화를 첩보물 서사에 녹여내고, 영화의 기술은 아날로그 액션을 완성도를 높이는 식으로 결합해 당대 최고의 오락 영화의 지휘를 지켜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영화의 시작과 끝이라 할 수 있는 톰 크루즈가 있다.

시리즈의 일곱 번째 이야기인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은 내년에 공개할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TWO'와 이어지는 연작 구성이다. 27년 여정의 마무리가 될지 모를 이 연작은 관객들이 사랑해 온 시리즈의 정수를 눌러 담았다. 앞선 영화에서 관객들을 열광시킨 시그니처 설정과 액션을 끌어와 향수를 자극하고, 일부 캐릭터의 등, 퇴장을 통해 반가움과 뭉클함의 정서를 전달하기도 한다.

모든 인류를 위협할 새로운 무기를 추적하게 된 에단 헌트(톰 크루즈)와 IMF팀은 이 무기가 인류의 미래를 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전 세계가 위태로운 상황에 처한 가운데, 이를 추적하던 에단 헌트에게 어둠의 세력까지 접근하고 마침내 미스터리하고 강력한 빌런과 마주하게 된 그는 가장 위험한 작전을 앞두고 자신이 아끼는 사람들의 생명과 중요한 임무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영화의 부제인 '데드 레코닝'(Dead Reckoning:추측항법)은 항해 용어로 외부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 오직 지도상의 출발지와 도착지를 연결한 선으로 경로를 결정하는 것을 뜻한다. 연출을 맡은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은 이 부제에 대해 "이단 헌트의 임무 수행 방법을 의미한다고 볼 수도 있고, 이단 헌트과 여러 캐릭터들의 과거에 대한 은유를 담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의 이야기를 두 편으로 나눈 작품답게 '파트 원'은 떡밥을 던지고, '파트 투'는 회수하는 구조로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 '파트 원'에서는 '엔티티'라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인류를 위협할 신무기로 언급되고, 이 시스템을 통제할 수 있는 십자 모양의 키를 둘러싼 여러 세력의 암투가 치열하게 펼쳐진다. 영화는 내내 '엔티티'라는 정체불명의 시스템에 대한 물음표를 던지고, 열쇠의 구체적 용도에 대해서도 함구하며 호기심의 축으로 활용한다.

그간 시리즈들이 한 편의 영화 안에서 사건이 발생해 해결되는 구조를 보여왔던 탓에 '데드 레코닝'은 변죽만 울린다는 아쉬움도 남긴다. 이 작품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빌런(엔티티)과 눈에 보이는 빌런(가브리엘, 패리스)이 공존하는데 실재적으로 에단과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해야 할 가브리엘과 패리스의 존재감과 매력이 아쉽다. 이들의 전사(全史)와 에단과의 관계성 등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탓에 행동의 동기나 당위성이 떨어진다. 

베일에 쌓인 엘티티와 두 빌런에 대한 궁금증은 모두 파트 투에서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만 163분에 이르는 긴 러닝타임을 소비하고도 이야기의 매듭을 다음 편으로 넘긴 선택이 최선이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이번 편에는 새 얼굴의 등장과 더불어 주요 캐릭터의 충격적인 퇴장이 있다. 장기 시리즈에서 몇몇 캐릭터의 등,퇴장은 불가피한 일이지만 후자의 경우 상당한 충격을 전한다. 영화는 이를 인류는 구하지만 정작 사랑하는 내 사람은 지키지 못하는 에단의 숙명적 딜레마로 묘사한다. 그러나 핵심 멤버를 소비할 만큼 새 멤버의 등장이 필요했을까라는 아쉬움도 남긴다.

연작 구성으로 인해 빚어진 아쉬움은 분명 존재하지만, 볼거리 만큼은 높은 만족도를 선사한다. 이번 작품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정수를 집약해 놓은 것 같은 액션 시퀀스로 관객을 즐겁게 한다.

오프닝을 여는 아라비아 사막의 총격전, 로마 도심에서 펼쳐지는 카체이싱, 증기기관차를 활용한 다채로운 액션신, 절벽 위로 내달리는 오토바이 액션 등은 톰 크루즈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로 완성됐다. 그간 6편의 시리즈에서 한 번씩은 본 그림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재탕이라기 보다는 집대성에 가깝다. 각 액션신들은 공간과 지형, 동선을 영리하게 활용해 디자인 됐을 뿐만 아니라 긴 호흡으로 완성돼 숨 쉴 틈 없이 몰아친다는 느낌을 준다.

배우의 존재감과 활약이 영화의 완성도와 직결되는 영화로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보다 적절한 예는 없을 것이다. 톰 크루즈는 기술과 CG가 배우의 신체 능력까지 보완하는 시대에도 맨 몸으로 액션의 역동성과 스펙터클을 만들어내는 '액션 장인'이다. 약 2,600억 원이 투입된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지만 영화 지분의 8할을 차지하는 대부분의 액션 장면을 직접 수행했다.

여기에 촬영과 음향, 음악이 더해져 최고의 볼거리를 만들어낸 이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진면목을 느낄 수 있다. 코로나19 시대에 '극장 무용론'이 강력하게 대두됐지만, 이런 영화의 등장은 극장의 존재 이유를 관객 스스로 느끼게끔 한다.

톰 크루즈는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더욱 과감해지고 있다. '더 위험하고, 더 아찔하게'에 대한 강박이 느껴질 정도로 난이도 높게 설계된 액션 시퀀스는 때때로 과시적으로 보일 때도 있지만 그는 "나의 열정은 늙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듯 생과 사를 넘나드는 익스트림 액션을 멋지게 수행해냈다.

노르웨이에 위치한 해발 1,200M의 '트롤의 벽'을 오토바이 타고 나는 클라이맥스 액션신은 이 영화의 첫 촬영이었다. 이 장면이 완성이 곧 '미션 임파서블7'의 시작이자 마무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이 장면의 메이킹 필름을 찾아본다면 또 한 번 경이의 순간과 만나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연예인 걱정이라지만 톰 크루즈의 열정을 보고 있노라면 "제발 자연사하게 해 주세요"라는 말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어떤 영화는, 어떤 캐릭터는 관객과 정서적으로도 연결된다. 관객의 이 강력한 내적 친밀감과 유대감이 '미션 임파서블'의 역사를 함께 만들었다.

1996년부터 2023년까지 이어온 이 장대한 시리즈는 '오락영화의 모든 것'을 보여줬다. 그리고 현재진행형이다. 내년 여름 개봉할 '데드레코닝 PART TWO'는 이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끝날 때까지 끝난 건 아니다. 

아마도 에단 헌트는 돌아올 것이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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