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코리아] 151km/h 던지는 4할 타자, ‘강릉 오타니’ 조대현
[베이스볼코리아] ‘강릉 오타니’
강릉고등학교의 에이스 겸 4번 타자 조대현을 가리키는 수식어다. 투수로도 타자로도 최고인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처럼 투타에서 빛나는 재능을 보여준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다.
마운드에 선 조대현은 강속구 투수다. 최고구속 151km/h의 무시무시한 강속구를 자신 있게 뿌린다. 신세계 이마트배와 주말리그 전반기에서 8경기 32.2이닝 동안 자책점을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타석에선 투수들이 겁내는 강타자로 변신한다. 날카로운 스윙으로 빠르고 강한 타구를 외야 곳곳으로 날려 보낸다. 주말리그까지 4할대 타율(0.425)을 유지하며 9타점을 올렸고, 1.050의 OPS를 기록했다.
“봉황대기 때 저만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어요. 그 경기 끝나자마자 전학을 결심했죠. 야구를 할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었거든요.” 조대현이 장충고를 떠나기로 결심한 이유다. “장충고 동기들보다 뛰어난 선수가 되자는 생각뿐이었어요. 이 생각 하나로 훈련에 매진했습니다.”
‘기회의 땅’ 강릉에서 보낸 첫 시즌은 아쉬웠다. 2학년 조대현은 10경기에 등판해 16.1이닝 1승 1패 평균자책 6.19를 기록했다. 그렇게 바라던 기회를 얻었으나, 만족할 만한 결과는 아니었다. “전학이 터닝포인트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경기를 뛰다 보니 점점 저 자신에게 실망만 커졌어요. 스스로 성장했다는 느낌을 전혀 받을 수 없었습니다. 야구 인생 중 가장 힘든 시기였어요.”
조대현은 “겨우내 많은 훈련량을 소화한 것이 도움이 됐다. 하체 중심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하니까, 어느 순간 볼 스피드가 빨라져 있더라”라고 답했다. 그는 “연습경기에서 공을 많이 던지면서 타자와 싸우는 법을 깨달았다. 또 속구 그립에 변화를 주면서 제구가 좋아졌다. 특히 낮게 깔리는 빠른 볼만큼은 자신있다”고 힘줘 말했다.
타자 조대현 역시 위력적이다. 지난해엔 타자로 1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올해는 거의 전 경기에 타자로 나와 매 경기 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마트배에선 7경기 타율 0.481에 9타점과 1.212의 OPS로 타자들 가운데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했다. 중학교 이후로 오랜만에 배트를 잡았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남들은 투수와 타자 중의 하나만 제대로 하기도 어려운데, 조대현은 두 가지를 다 해낸다.
투타 모두 우수한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건 마인드컨트롤 덕분이었다고. “동계 훈련 때 ‘올해가 야구 인생의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운동했습니다. 그러니 책임감도 생기고, 정신적으로 성숙해졌어요. 덕분에 좋은 성적이 따라온 것 같습니다.” 조대현이 밝게 웃으며 말했다.
‘친정’ 장충고와 맞붙은 준결승전은 이마트배의 하이라이트였다. 이날 조대현은 4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 2타점 1득점의 맹타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6회초 무사 1, 2루 위기에선 마운드에 올라 장충 타선을 제압했다. 5이닝 동안 단 2점(2자책)만 내주고 삼진 7개를 잡아낸 조대현의 역투에 힘입어, 강릉고는 ‘우승후보 0순위’라던 장충을 꺾고 결승전에 오를 수 있었다.
신들린 활약 뒤엔 지난해의 아픔이 있었다. “작년 봉황대기 준결승전도 장충고와의 경기였어요. 선발투수였는데 1회도 책임지지 못하고 강판당해서 너무 속상했죠. 이번에는 꼭 이겨보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어요. 덕분에 투타 모두 잘 풀려서 즐겁게 경기했습니다.” 아픔을 자양분 삼아 더 단단해진 조대현이다.
혼신의 투구로 팀을 결승으로 이끈 조대현. 하지만 정작 결승전에서는 투구 수 제한 규정으로 인해 마운드에 오를 수 없었다. 아쉽진 않았을까. 조대현은 아쉬움보다는 책임감을 강조했다. “투수로는 못 나가도 타자로 출전하는 만큼, 타석에 집중해서 어떻게든 살아나가자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이 책임감은 9회 초 타석에서 안타로 이어졌다. 이후 동점 득점에 성공하며 조대현은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준결승전에서도 아웃 카운트 하나 남기고 역전한 경험이 있었잖아요. 이번에도 2아웃이지만 출루하면 뒤에서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경기는 덕수고의 끝내기 승리로 마무리됐지만, 조대현은 다음을 기약하며 의욕을 보였다. “우승을 놓쳐 당시에는 속상했죠. 하지만 이마트배가 마지막 대회는 아니니까요. 남은 대회 열심히 준비하자는 마음으로 아쉬움을 잊었어요. 다음에는 강릉고가 우승해야죠.”
야구팬들 사이에서도 ‘이도류’ 조대현을 향한 기대가 크다. 특히, 프로에 진출해서도 투타 겸업을 도전할 것인지가 최대의 관심사다. 이와 관련해 조대현은 “타자보다는 투수에 집중하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이유를 묻자 “난 투수로서 가진 장점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좋은 타격 성적은 주포지션이 투수라 부담 없이 임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고 했다.
그렇다면, 만약 프로에서 투타 겸업을 권유받는다면? 조대현은 살짝 웃은 뒤 “감사하게 받아들여야죠”라고 대답했다. “만약 팀에서 기회를 주신다면, 그때는 타자로서 보다 책임감을 갖고 임할 겁니다. 타격 메커니즘도 제대로 배우고, 프로 선배님들께 많은 것들을 물어보면서 노력할 거에요. 둘 다 하려면 정말 열심히 해야 가능하니까요.”
조대현의 급성장으로 9월에 열리는 KBO 신인드래프트 판도가 더욱 흥미진진해졌다. 장현석-황준서의 양강 구도가 굳어진 가운데 김택연(인천고)-육선엽(장충고)-조대현의 ‘3순위’ 경쟁이 올 여름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이에 관해 조대현은 “올해 가장 큰 목표는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목표로는 150km/h 빠른 볼을 꾸준하게 던지는 투수가 되고 싶다. 경기하면서 계속 성장하는 투수가 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기회를 찾아 헤매던 전학생에서 투타겸장 최고의 유망주가 된 조대현. 앞으로 계속될 조대현의 성장을 지켜보자.
‘베이스볼코리아 매거진’에 게재된 칼럼입니다.
베이스볼코리아는 한국 유소년 야구, 고교야구 등 학생 야구를 기반으로 KBO리그 유망주와 스카우트, 신인드래프트 소식을 전하는 야구 전문 매거진입니다. 한국판 ‘베이스볼 아메리카’를 표방하며 지난 2019년 3월 창간해 오프라인 월간지와 유튜브 방송, 온라인 매체를 통해 풍성한 야구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꿈을 향해 땀 흘리는 아마추어 야구 선수들과 현장 야구인들의 노력을 조명하고, 건전한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베이스볼코리아의 지향점입니다. 2023년엔 ‘MK스포츠’를 통해 많은 아마추어 선수들의 이야기를 전달할 예정입니다.
베이스볼코리아 이동은, 배지헌 에디터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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