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는 공이 되니까요” 과유불급에 따른 소거법, 내려놓으면서 다시 일어선 문동주[SS스타]
[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패스트볼의 구속도, 변화구의 다양성도 그렇다. 무턱대고 빠른 공, 새 구종 장착에만 열을 올리면 방향을 잃고 흔들릴 수 있다. 방향을 정립하고 기본에 충실할 때 성장곡선도 유지된다. 한화의 현재이자 미래, 문동주(20)가 다시 일어선 비결도 여기에 있다.
무섭게 발전하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부터 투수를 시작했음에도 특출난 재능을 바탕으로 늘 놀라움을 선사했다. 일단 구속이 그렇다. 매년 하늘을 뚫어버릴 듯 구속이 치솟았다. 프로 입단을 앞둔 시기에는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특급 유망주로 올라섰다. 그리고 지난 4월 12일 광주 KIA전에서 KBO리그 최초 공인 시속 160㎞를 돌파한 토종 투수가 됐다.
빠른 것은 구속뿐이 아니다. 구종 습득력도 빠르다. 고교 시절 주로 사용하는 변화구는 커브였다. 프로 입단 후 고속 슬라이더를 던지더니 불과 몇 주 만에 체인지업도 습득했다. 1년차였던 지난해 몇 차례 체인지업 그립에 변화를 꾀했고 곧바로 이를 실전에 적용했다.
하지만 실제 야구는 게임이 아니다. 단순히 경험을 더한다고 구종이 추가되지 않는다. 구종 추가가 다른 구종을 구사하는 데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그리고 타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시야에 들어오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냉정히 봤을 때 문동주의 체인지업은 반쪽짜리였다. 공의 무브먼트는 좋지만 제구에 애를 먹었다. 너무 빨리 공이 움직이면서 타자 눈에도 쉽게 들어왔다. 흔히 선발로 성공하기 위해 4가지 구종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하지만 스리피치보다 못한 포피치였다.
시즌 초반부터 160㎞를 찍으며 센세이션을 일으킨 것도 달리 보면 독이 됐다. 위기 상황에서 구속을 의식한 듯 너무 강하게 공을 때리려는 모습이 나왔다. 완벽한 공으로 타자를 압도하려다 밸런스가 흔들렸고 볼넷이 늘었다. 160㎞를 기록한 다음 경기인 4월 18일 대전 두산전에서 4볼넷, 그리고 5월에 치른 4경기에서 모두 볼넷 3개 이상을 범했다.
무너지지는 않았다. 최원호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조언에 따라 다시 방향을 잡았다. 무리하지 않아도 150㎞ 이상을 던진다. 유용하지 않은 체인지업을 고집할 필요도 없다. 야구는 실수를 줄일 때 승리한다. 투수 또한 실투를 줄이면 호투한다.
무리하게 힘을 쓰지 않으면서 꾸준히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넣기 시작했다. 예리하게 코너를 찌르지 않아도 150㎞대 속구는 경쟁력이 있다. 제구에 애를 먹는 체인지업보다는 던지기 수월한 커브와 슬라이더에 집중했다.
그 결과 스트라이크가 늘고 볼넷이 줄었다. 투구수 대비 이닝수는 늘었다. 6월부터 치른 8경기 중 볼넷 3개 이상을 범한 경기는 한 경기뿐이다. 지난달 24일 창원 NC전에서 개인 최다 8이닝을 소화했고 지난 13일 잠실 LG전에서는 개인 최다 108구를 던졌다. 과한 부분을 지워나가면서 투수로서 한 단계 성장했다.
물론 종착역은 매우 먼 곳에 있다. 언젠가는 커브, 슬라이더 못지않게 체인지업을 절묘하게 구사할 것이다. 로케이션 또한 보다 예리해질 것이며 타자 몸쪽과 바깥쪽, 스트라이크존 상단과 하단을 두루 이용할 것이다.
즉 아직은 단추를 하나씩 맞춰가는 과정이다. 문동주는 체인지업 구사율이 크게 떨어진 것을 두고 “체인지업을 던질 수는 있다. 하지만 던질 수만 있는 수준이다. 타자와 승부할 때 버리는 공이 될 때가 많다. 그래서 최근에 체인지업은 잘 던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꾸준히 투구 밸런스를 유지하고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아진 것에 대해서는 “내 나름의 퍼센티지를 잘 활용하려고 한다. 아직 힘을 아껴 쓰는 수준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나만의 요령이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몸과 머리가 두루 유연하다. 귀를 열어두면서 실패했을 때 빠르게 방향을 정립한다. 올시즌 전반기 문동주는 16경기 83이닝을 소화하며 6승 6패 평균자책점 3.47을 기록했다.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 스탯티즈 참조) 1.91로 리그 전체 투수 15위, 토종 투수 9위다.
아마추어 시절 포함 투수로서 4년차임을 고려하면 놀라운 일이다. 그래서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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