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불경기는 처음”…올 상반기 월평균 41개 종합건설사 폐업

올해 1∼6월 폐업공고 248건
폐업건수 12년만에 최다

서울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 멈춰 서 있는 타워크레인 모습. 본 기사와 관련 없음 [박형기 기자]

부동산 경기 부진과 이로 인한 건설 수요 감소로 인해 올해 상반기 페업한 종합건설업체 수가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CON)의 폐업 공고 건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6월 종합건설기업 폐업 건수는 총 248건으로, 이는 2011년 상반기의 310건 이래 최대치다.

지난해 종합건설업체 폐업 건수는 모두 362건으로 한달 평균 30건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 상반기는 41건으로 작년보다 월평균 10건가량 많은 상황이다. 특히 지난 6월의 경우 폐업 공고 건수가 5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건 급증했다.

건설 시장은 크게 발주자와 원도급자, 하도급자으로 구분된다. 이 중 종합건설업체는 원도급자에 해당한다. 통상 종합건설업체는 하도급자에 해당하는 전문건설업체에 재하청을 주기 때문에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다.

즉, 종합건설업체 폐업은 전문건설업체 운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건산연은 폐업 건수가 늘어난 원인에 대해 부동산 경기 불황에 따른 착공 물량 감소를 지목했다. 여기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 미분양마저 해소되지 않는 점도 건설업체들의 유동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아파트 브랜드 ‘해피트리’로 잘 알려진 중견건설업체 ‘신일’은 지난달 2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건설경기 침체로 중견·중소건설업체들의 자금난이 이어지면서 줄도산 위기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중견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법정관리 신청이 이어지면서 줄도산 위기설도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202위 우석건설과 388위 동원산업건설, 82위 대우조선해양건설 등도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올들어서는 범현대가 건설업체인 에이치엔아이앤씨(133위)와 대창건설(109위)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건설업계는 폐업 건수가 감소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부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공사비가 급증해 당분간 신규 수주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박철한 연구위원은 “건설 수주는 이미 몇년 전에 이뤄지기 때문에 당장은 공사 현장이 가동되는 듯 보이지만 신규 착공이 줄어 앞으로 사정이 어려울 수 있다”면서 “건설사 입장에서 면허 유지 비용만 많이 들어간다고 판단되면 폐업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