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건물이 가라앉고 있다? 노스웨스턴대 충격 연구 [통신One]

박영주 통신원 2023. 7. 1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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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기후변화' 영향…도심 구조물 방출 열로 도심 조용한 침하
시카고 노스웨스턴대학교의 연구진이 '지하 기후 변화'(underground climate change) 영향으로 시카고 건물이 가라앉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지난 11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노스웨스턴대 발표 자료)

(시카고=뉴스1) 박영주 통신원 = '지하 기후 변화'(underground climate change)로 알려진 현상의 영향으로 시카고 건물이 가라앉고 있다는 다소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시카고 노스웨스턴대학교의 연구진이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도심 구조물에서 방출되는 과도한 열로 인해 시카고 루프의 건물이 눈에 띄게 가라앉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 포트폴리오 저널인 커뮤니케이션 엔지니어링에 지난 11일(현지시각) 게재됐다. 노스웨스턴 맥코믹 공과대학의 토목 및 환경 공학 조교수인 알레산드로 로타 로리아가 주도했다.

로타 로리아 교수는 "지하 기후 변화는 조용한 위험"이라며 "지반은 온도 변화로 인해 변형되고 있고, 기존의 토목 구조물이나 인프라는 이러한 변화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로리아와 그의 팀은 최근 몇 년 동안 시카고 루프 전역에 150개 이상의 온도 센서로 구성된 무선 네트워크를 지상과 지하에 모두 설치했다. 여기에는 건물 지하, 지하철 터널, 지하 주차장, 로어 와커 드라이브와 같은 지하 도로에 센서를 배치하는 작업이 포함됐다.

또한 그랜트 공원에도 센서를 매설해 비교 도구로 활용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노스웨스턴대 연구진이 지난 몇 년간 쌓은 데이터를 토대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시카고 루프 전역 지상과 지하에 150개 이상의 온도 센서로 구성된 무선 네트워크를 구축해 자료를 모았다.

이 결과 루프의 온도는 그랜트 파크 아래보다 섭씨 10도 정도 더 따뜻하고, 다른 곳의 지상 온도와 비교하면 최대 25도까지 높게 나타났다. 열은 건물뿐만 아니라 지하 교통수단에서도 확산해 10년에 최대 섭씨 2.5도까지 기온을 상승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지하 열이 '지하 열섬'에 있는 구조물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고안된 최초의 성과라는 게 대학 측 설명이다.

땅이 뜨거워지면 지반도 변형된다. 이러한 온도 급상승은 건물 기초와 주변 지반이 팽창과 수축으로 인해 과도하게 움직이고 심지어 균열을 일으켜 궁극적으로 구조물의 내구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설명했다.

로리아는 "시카고 점토는 다른 많은 세립질 토양과 마찬가지로 열을 받으면 수축할 수 있다"며 "지하의 온도 상승으로 인해 시카고 시내 많은 건물의 기초가 느리지만 지속해 원치 않는 침하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현상의 원인이 완전히 다르더라도 가라앉고 있는 도시에 살기 위해 베니스에 살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연구에 따르면 기온이 상승하면 땅이 12mm까지 부풀어 오르고 건물은 8mm까지 아래로 가라앉을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미묘해 보이고 사람이 감지할 수 없지만, 많은 건물 구성 요소와 기초 시스템이 운영 요구 사항을 손상하지 않고 처리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이라고 연구자들은 설명했다.

로리아는 "우리는 시카고를 살아있는 실험실로 사용했지만, 지하 기후 변화는 전 세계 거의 모든 밀집된 도시 지역에서 공통으로 발생한다"며 "그리고 지하 기후 변화로 고통받는 모든 도시 지역은 인프라에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고 강조했다.

연구자들은 침하를 막기 위해 주변 지반으로 방출되는 열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신축 또는 기존 건물에 단열재를 설치할 것을 권장했다.

이들은 또한 언젠가는 지열 기술을 통합함으로써 폐열을 회수해 그 영향을 완화하고 이를 건물에 전달해 공간 난방을 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지하 기후변화'(underground climate change)란 무엇인가?=전 세계 많은 도시 지역에서 건물과 지하 교통수단에서 열이 지속적으로 확산돼 땅이 놀라운 속도로 따뜻해지고 있다. 이전 연구자들은 도시 아래의 얕은 지하가 10년마다 섭씨 0.1도에서 2.5도씩 따뜻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지하 기후 변화' 또는 '지하 열섬'(subsurface heat islands)으로 알려진 이 현상은 오염된 지하수와 같은 생태학적 문제와 천식, 열사병 등 건강 문제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지하 기후 변화가 토목 인프라에 미치는 영향은 연구되지 않았고 거의 이해되지 않았다.

이번 노스웨스턴대 알레산드로 로타 로리아 연구팀 연구는 지하 열섬으로 인한 지반 변형과 토목 인프라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한 최초의 연구로 평가받는다.

3년 동안 온도 데이터를 수집한 후 연구팀은 3D 컴퓨터 모델을 구축해 1951년(시카고가 지하철 터널을 완공한 해)부터 오늘날까지 지반 온도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시뮬레이션했다. 그는 현장에서 측정한 값과 일치하는 값을 발견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2051년까지 기온이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했다.

yjpark@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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