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이 슬쩍 기대한 ‘또 하나의 변화’···하주석은 타석에서도 ‘중심’을 바로잡았을까

안승호 기자 2023. 7. 1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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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시즌의 한화 하주석. 정지윤 선임기자



한화-LG의 주중 잠실 3연전 중 첫 경기가 예정됐던 지난 11일. 지난해 말 음주운전으로 KBO(한국야구위원회)로부터 70경기 출전 징계를 받은 한화 하주석의 1군 복귀일이었다. 하주석은 깊은 뉘우침이 담긴 사과문을 내놓으며 1군 행보의 시작을 알렸다.

하주석이 곧바로 1군 전력 중심에 다시 서는 것은 아니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하주석을 대수비 요원으로 일단 기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한화는 지난 12일 LG전에서 선발 유격수로 이도윤을 쓰면서 하주석은 벤치 멤버로 대기시켰다. 팽팽한 경기 흐름 속, 교체 타이밍 또한 나오지 않으면서 하주석은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을 응원하며 9이닝을 보냈다.

하주석은 6차례 실전만 치르고 1군에 올라왔다. 최원호 감독은 “수비는 문제없다고 들었다”면서 하주석의 현재 페이스를 전했다.

퓨처스리그 공식, 비공식 경기 모두에서 결과는 좋았다. 그러나 장기 실전 공백으로 타격감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보편적인 시각. 하주석은 징계 기간, 구단의 서산 2군 훈련장에 머물렀지만 개인 훈련하듯 일정을 보내야 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최 감독은 슬쩍 또 하나의 보고 내용을 전했다. “퓨처스 스태프(김성갑 2군 감독) 평가 내용을 보면, 그간 몸이 빨리 열리는 좋지 않은 습관이 있었는데, 수정을 해왔다”면서 어느 정도 성과도 있었던 것 같은 뉘앙스의 얘기를 했다.

불미스런 일로 인한 장기 징계 선수 첫 복귀일이었다. 이런저런 기대가 담긴 구체적인 얘기를 전하는 것이 전체 맥락을 벗어나는 일일 수 있어 최 감독은 말을 아끼는 듯 보였지만, 부상이 아닌 이유로 긴 공백기를 보낸 선수인 만큼 타격에서도 일정 부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짐작할 만했다.

하주석은 2012년 한화의 1라운드 1순위 지명선수로 입단 당시만 해도 공수 모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당시 기대대로는 지금쯤 리그 넘버1 유격수가 돼 있어도 이상할 일이 아니었다. 2015년부터는 당시 한화 김성근 감독의 훈련 모드에 몸을 던진 가운데 “리딩히터도 될 수 있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하주석은 2017년 타율 0.285 장타율 0.440에 123안타 11홈런 52타점으로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는데 이후로 정체되더니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이었다.

타석에서 결정적 약점이 바로 몸이 먼저 열리는 부분이었다. 볼을 보고 판단하는 시간이 단축되다 보니 떨어지는 변화구 등 유인구에 속는 횟수가 증가했다. 2021년 삼진 135개, 2022년 삼진 126개를 기록하며 허점이 수치로도 선명히 나타났다.

한화 하주석이 지난 11일 잠실구장에서 취재진을 만나 ‘음주운전’에 관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주석은 지난 시즌 이후 8개월간 무대 뒤에서 강제 공백기를 보냈다. 무엇보다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야 하는 시간이었지만, 본인 의지에 따라서는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변화를 가져갈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하주석은 비난 속에도 다시 눈앞에 다시 온 기회에 미안해하면서도 감사한 얼굴이다. 어쩌면 기회의 소중함을 깨우칠 수 있는 시간을 보낸 하주석은 공백기를 어떻게 보냈을까. 타석에의 변화 또한 궁금해지는 시간이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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