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314홈런 포수의 존재감과 김태군 없는 현실…삼성 안방 리빌딩, 위기이자 기회[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선수 한 명이 경기를 바꿀 수 있다는 걸 배웠다.”
지난 5일 삼성에서 KIA로 이적한 포수 김태군은 강민호에게 배운 부분을 이렇게 얘기했다. 강민호는 최근 KBO 포수 최다 314홈런을 터트렸다. 홈런 한 방만 더하면 LG 박경완 배터리코치를 제치고 단독 1위가 된다. 그만큼 강민호는 오랫동안 꾸준히 장타력을 발휘해왔다.
강민호는 공수를 두루 갖춘 포수다. FA 계약을 무려 세 번이나 한 것만 보면 알 수 있다. FA 계약 총액 191억원(2014년 75억원+2018년 80억원+2022년 36억원)으로 당당히 FA 재벌 4위다. 그런 강민호는 올 시즌에도 70경기서 타율 0.307 11홈런 42타점 35득점 OPS 0.860으로 좋다.
그런 강민호는 2022시즌을 앞두고 김태군이 가세하면서 지명타자로 출전할 여유가 생겼다. 올 시즌에도 마찬가지였다. 38세 베테랑으로서 포수 특유의 수비 부담을 덜 수 있는 것과 없는 건 큰 차이가 있다. 강민호로선 김태군의 존재가 기량 유지에 분명히 도움이 됐을 것이다.
강민호로선 김태군이 KIA로 떠나면서 포수 마스크를 더 많이 쓰게 됐다. 삼성은 포수 왕국답게 김재성과 이병헌 등 잠재력 좋은 백업 포수들을 보유했다. 2군에도 괜찮은 포수 유망주들이 있다는 후문이다.
다만, 이들이 1군에서 검증이 안 된 만큼, 김태군의 몫은 결국 강민호가 좀 더 많이 메울 수밖에 없다. 이건 현실이다. 리빌딩이라는 게 그냥 경기에 내보내고 뒷짐지고 있다고 되는 건 아니다. 강민호가 크게 기량 하락을 보이지 않는다면, 강민호 위주로 가는 게 맞다.
단, 강민호도 사람이니 어쨌든 전 경기에 나갈 수 없다. 그럴 때 김재성이나 이병헌까지 자연스럽게 기회를 늘려가면 리빌딩을 이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12일 광주 KIA전은 의미 있었다. 강민호가 허리의 미세한 불편함으로 단 2이닝만 소화하고 교체됐다.
결국 남은 6이닝을 자연스럽게 김재성이 채웠다. 김재성은 이날 컨디션이 좋던 원태인과의 호흡도 좋았고, 4회에는 1루 땅볼로 타점을 신고하기도 했다. 5회 원태인의 2루 악송구가 빌미가 돼 2실점했고, 이게 결국 팀 패배로 연결되긴 했다. 그래도 김재성은 강민호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이런 경기가 늘어나면, 삼성의 안방 리빌딩은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이다.
어떻게 보면, 김태군이 떠나면서 김재성, 혹은 제3의 포수 이병헌의 출전시간이 좀 더 확보될 수 있다. 김태군이란 우산이 사라졌지만, 강민호라는 우산이 여전히 있다. 삼성으로선 안정적인 안방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젊은 포수들의 실전 경험을 좀 더 쌓을 수 있게 됐다. 게다가 만능 내야수 류지혁을 얻었으니, 이 트레이드의 의미는 삼성으로선 남다르다. 한 마디로 김태군이 떠난 삼성 안방의 리빌딩은 위기이자 기회다. 물론 기회라는 희망이 좀 더 크다.
박진만 감독은 11~12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선발진 재정비, 컨디션이 올라와야 할 불펜 투수들을 집중적으로 언급했다. 타선에서 타점이 적시에 잘 안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표했고, 류지혁이 그 몫을 잘 해낸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이런 부분들에 포수들의 지분이 있다. 클러치능력과 투수 리드 능력을 고루 갖춘 강민호의 존재감을 잘 활용해야 한다. 그러면서 김재성이나 이병헌도 자연스럽게 강민호의 모든 걸 접하게 되고 스며들게 될 것이다. 강민호 또한 과거 국가대표급 포수들의 노하우를 몸으로 눈으로 익힌 시간이 있었다. 삼성 안방의 리빌딩은 이제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한다.
[위에서부터 강민호, 김재성, 이병헌. 사진 = 삼성 라이온즈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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