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 저지 1위·저지율 29→44%…1년 만에 확 바뀐 한화 포수들 [김한준의 재밌는 야구]

김한준 2023. 7. 13.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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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중인 한화 최재훈.사진 = 한화이글스

올 시즌 KBO에서 가장 많은 도루 저지에 성공한 팀은 어디일까요? 상위권에 있는 팀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8위 팀인 한화 이글스입니다.

한화 포수진은 올 시즌 78번의 상대 도루 시도에서 34번을 잡아냈습니다. 2위권과 꽤 차이가 있는 압도적 1위입니다.

도루 저지 리그 2위는 28명의 도루사를 이끌어낸 SSG 랜더스, 3위는 26명의 주자를 잡아낸 NC 다이노스였습니다. 최하위는 7번의 도루 저지만 성공한 KT 위즈였습니다.

어제(12일) LG 트윈스와의 잠실 원정 경기에서도 한화의 이 장점은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선발 문동주(20)는 호투를 이어가다 6회 말 선두타자 신민재에게 안타를 허용했습니다. 어제 경기 첫 선두타자 출루였습니다.

통상적으로 투수의 실점률이 높아지는 3번째 타순에서 1번타자 홍창기(30)부터 시작하는 위기였습니다. 하지만 포수 최재훈(34)이 2루로 뛰던 신민재(27) 저격에 성공하며 문동주는 다시 안정을 되찾았고, 남은 2명의 타자를 6구 만에 아웃 처리했습니다. 문동주가 8회까지 마운드에 설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한화 주전포수 최재훈.사진 = 한화이글스

■ 포수는 똑같은데 도루 저지율 급등한 한화

많은 주자를 잡아내다 보니 한화 포수들의 도루 저지율도 높습니다. 올시즌 도루 저지율은 43.6%로 두산 베어스(47.1%)에 이은 2위를 기록 중입니다. 도루 저지율 3위인 NC가 31.3%, 올시즌 리그 평균이 27.9%임을 감안하면, 두 팀 포수들의 활약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놀라운 건 한화입니다. 한화 포수들의 도루 저지율은 지난해 29.1%로 리그 5위였습니다. 딱 리그 평균(29.2%) 수준이었습니다. 두산도 비약적인 상승(26.2%→47.1%)을 거뒀지만, 두산 상승의 이유는 사실 '양의지 효과'입니다.

양의지(36)는 NC 소속이던 지난해에도 41.7%의 도루 저지율을 기록하면서 NC(40.0%)의 팀 도루 저지율을 리그 최상위권으로 이끌었습니다. 올해 두산으로 옮겨서는 66.7%의 엄청난 도루 저지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리그 최고 포수인 양의지의 영입으로 비롯된 결과라는 얘기입니다.

공수 모두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최재훈.사진 = 한화이글스

한화는 사정이 다릅니다. 한화에서 포수 마스크를 쓴 선수는 올해나 지난해나 사실상 거의 같기 때문입니다. 바로 주전포수 최재훈과 백업포수 박상언(26)입니다.

최재훈의 지난해 도루 저지율은 33.3%. 리그 평균보다 좋았지만, 올해처럼 40%가 넘는 최상위급은 아니었습니다. 최재훈의 올시즌 도루 저지율은 2008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상대 주자 도루 시도 10회 이상 기준)입니다. 지금까지 가장 높았던 시기는 34.8%를 기록했던 2017년이었습니다.

박상언의 변화는 더욱 놀랍습니다. 지난해 48번의 도루 시도에서 11번을 잡아내 22.9%의 도루 저지율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무려 50%의 저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26번 시도 중 13번을 잡는 강견을 과시했습니다.

백업포수로 자리를 굳힌 박상언.사진 = 한화이글스


■ 최재훈·박상언의 이구동성 "김정민 코치 덕분"

대체 한화 포수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최재훈은 공을 즉각 김정민 배터리 코치에게 돌렸습니다. 최재훈은 최근 MBN과의 인터뷰에서 "그간 도루 저지에서 다소 아쉬운 게 있었는데, 김정민 코치께서 어떤 부분은 어떻게 바꾸는 게 좋겠다는 식으로 수정을 하고 피드백을 해 주셨다"며 "이런 피드백이 계속 쌓이면서 조금씩 개선됐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늘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는데, 정말 감사드린다"고 강조했습니다.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최재훈.사진 = MBN

박상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박상언은 언론 인터뷰에서 "김정민 코치님께서 송구할 때 상하체 리듬이 맞으면 힘을 많이 안 써도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다고 해 주셨다"며 "그 부분을 생각하면서 하다 보니 결과도 좋게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한화의 경기를 살펴보면 수비를 마치고 더그아웃에서 김정민 코치와 함께 데이터가 분석된 종이를 들고 공부하고 있는 최재훈과 박상언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김정민 한화 배터리 코치.사진 = 한화이글스

김정민 코치는 한화가 지난 오프시즌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 이상으로 공을 들인 영입이었습니다. 최재훈의 뒤를 이은 젊은 포수들을 육성하겠다는 취지로 영입한 건데, 박상언의 성장은 물론, 주전 포수 최재훈까지 더 좋아진 효과를 누린 겁니다.

LG 트윈스에서 현역 시절을 보낸 뒤 코치 경력까지 LG에서 쌓은 김 코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통해 성장을 이끌어 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김 코치를 통해 LG 시절 롯데 유강남, KIA 김태군 등이 주전급 포수로 성장한 바 있습니다.

선수 한명 한명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코치, 올 시즌 리그 최정상급 저격수로 올라선 한화 안방마님들의 활약 뒤에는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한 김정민 코치가 있었습니다.

한화 김정민 배터리 코치.사진 = 한화이글스


◆ 김한준 기자는?
=> MBN 문화스포츠부 스포츠팀장
2005년부터 기자 생활을 시작해 정치부, 경제부, 사회부 등에서 일했습니다. 야구는 유일한 취미와 특기입니다

[ 김한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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