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49도 기록적 폭염 예고… ‘케르베로스’ 이름 붙은 이유
남유럽에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에서는 이번주 기온이 최대 49도까지 오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이탈리아 기상학회는 이번 폭염이 마치 지옥처럼 덥고 끔찍하다는 이유에서 단테 신곡에 나오는 지옥의 문지기 ‘케르베로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12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보건부는 이번주 기온이 40도 이상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로마와 피렌체 등 8개 도시에 3단계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3단계는 건강하고 활동적인 사람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폭염 비상사태를 의미한다. 보건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 경우 최대한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다른 사람과 최소 1m 거리를 유지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오는 14일부터는 10개 도시에 대해 3단계 경보가 내려졌다. 이탈리아 기상청은 14일 시칠리아섬에서 기록된 유럽 역사상 가장 고온인 48.8도까지 치솟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탈리아 기상학회는 이번 폭염에 케르베로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케르베로스는 단테의 신곡에서 나오는 지옥의 문지기로, 세 개의 머리를 가진 괴물을 말한다. 폭염과 이에 따른 피해가 지옥만큼 극심하다는 의미다. 루카 메르칼리 기상학회장은 “지구는 고열을 앓고 있으며 이탈리아는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었다”고 CNN에 말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벌써 폭염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44세 도로 건설 노동자가 롬바르디아주 로디에서 근무 중 쓰러져 숨졌다. 로마 콜로세움에서도 영국인 관광객 등 여러 명이 실신했다. 니콜라 프라토야니 하원 의원은 “우리는 견딜 수 없는 수준의 더위를 맞고 있다”며 “로디에서 일어난 것과 같은 비극을 피하고자 가장 더운 시간 동안 모든 유용한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유럽에는 지난해에도 기록적인 폭염이 덮쳐 수많은 사망자를 냈는데, 이 가운데 이탈리아에서 숨진 사람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세계보건연구소(ISGLOBAL) 호안 발레스테르 박사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이 지난 11일 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6만1672명 중 1만8010명이 이탈리아에서 나왔다. 인구 100만명 당 폭염 사망자도 이탈리아가 295명으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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