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원 농심 회장 "2030년까지 美 매출 3배로"
취임 2주년을 맞은 신동원(사진) 농심 회장이 2030년까지 미국 매출을 3배 키워 시장 1위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내놓았다.
농심은 신 회장이 최근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 같은 목표를 공유했다고 13일 밝혔다.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지금의 세 배 수준인 연 매출 15억달러를 달성하고 라면시장 1위에 오른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농심은 이르면 오는 2025년 미국 제3공장을 착공하고, 시장 공략에 한층 속도를 더한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지난해 북미 지역에서 4억9000만달러의 매출을 거뒀다. 2030년까지 지금의 3배 수준으로 성장하겠다는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농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21년 기준 25.2%로 일본 토요스이산(47.7%)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지금의 성장세, 그리고 1위 일본 업체와 점유율 차이를 감안할 때 미국 시장의 비전은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일본 동경사무소에서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진두지휘해 왔다. 동경사무소가 본격적인 수출 업무를 시작한 1987년, 신 회장은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한다는 말처럼, 라면으로 정면승부를 하려면 라면의 발상지인 일본에 가서 제대로 배워야 한다"라며 동경사무소 근무를 자청했다. 그는 1991년까지 동경사무소에서 근무하며 일본 시장에 농심 브랜드가 뿌리내릴 수 있는 근간을 마련했다.
일본 진출 이후 농심은 신라면의 맛을 그대로 가지고 나간다는 철학을 갖고, 현재 세계 100여 개국으로 수출하는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
미국에서는 1984년 샌프란시스코 사무소를 설립하고 2005년 LA공장을 가동하며 서부·교포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망을 넓혔다. 2017년 국내 식품 최초로 미국 월마트 전 점포에 입점했고,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는 농심 라면이 간편하게 조리해 든든하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식품으로 주목받았다.
특히2020년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에 농심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만든 '짜파구리'가 등장하며 농심 라면은 더 큰 주목을 받게 됐다. 같은 해 뉴욕타임즈가 신라면블랙을 세계 최고 라면으로 선정하는 등 현지 미디어들의 농심 제품의 맛과 품질에 주목했다.
농심 라면의 인기로 2021년에는 농심 미국공장의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가 됐다. 지난해 미국 제2공장을 완공해 생산능력이 70% 향상된 농심은 공급량을 대폭 확대할 수 있었으며, 이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 매출액 40.1%, 영업이익 604.1%가 각각 늘었다.
신 회장은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으로 뻗어 나가는 동시에 국내 시장에서도 더욱 내실을 다질 것을 주문해 왔다. 수익성 개선 프로젝트를 수행해 회사 운영 전반에서 불필요한 낭비 요소를 줄이고, 경영 효율성을 높여 이익률을 한층 끌어올렸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을 업무방식에 적용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를 추진해, 생산현장에 AI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불량률을 혁신적으로 낮추는 등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신 회장은 기존 라면과 스낵 중심의 사업구조를 탄탄히 하는 것은 물론, 농심의 미래를 열어갈 신사업 추진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농심은 스마트팜의 모든 시설부터 제어 시스템까지 직접 자체 개발해 재배 작물의 특성에 맞춰 모든 조건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강점을 기반으로 중동지역에서 스마트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또 2020년 자체 개발한 대체육 제조 기술인 HMMA를 기반으로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을 론칭했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 비건 파인 다이닝을 제공하는 'Forest Kitchen(포리스트 키친)'을 열기도 했다.
2020년 론칭한 '라이필' 브랜드를 필두로 건강기능식품 시장 진출에도 나섰다. 콜라겐, 프로바이오틱스, 오메가3, 락토페린 등 라이필 브랜드로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을 선보이고 있다. 향후 수면력과 기억력 개선은 물론 대사 체계에 도움을 주는 제품 등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편 신 회장은 MZ세대와 친밀하게 소통하는 '젊은 농심'이 되기 위해 자율복장제도 도입, 직급체계 간소화 등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소통의 조직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식당서 `아기 숟가락` 요구했다가... "저러니 `맘충`소리 듣지" 악담한 20대들
- "초유 먹는 쌍둥이 판다, 잘 크고 있어요"…에버랜드, 근황 공개
- 대전서 17세 동급생 살해한 여고생... 112 전화해 자수
- "그 여성 몸이 이상해서"…잡고보니 `가슴`에 5마리 뱀 `꿈틀`
- 새벽 빈집털이 영상 `깜놀`…옷가지 훔쳐간 범인 보니, 여성 건물주
- 이재명 `사법리스크` 현실화에 바빠진 비명계… 12월 1일 김부겸 초청 특강
- 유상임 장관 "장관직 걸고 건강한 기술사업화 생태계 만들 것"… "트럼프 2기와 빨리 만나야"
- 20대 5명 중 2명 "비혼출산 가능"… 결혼·출산관 바뀌는 청년
- 내년 `APEC CEO 서밋 의장` 최태원 "에너지 사업서 미래 해결 지식 얻어"
- 대출금리 언제내리나… 연말 대출옥죄기 가속폐달 밟는 금융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