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성-18형' 2차 발사서 잇단 신기록… "고도 6648㎞·비행시간 74분"

박응진 기자 2023. 7. 13.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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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때와 달리 '시간 지연 분리시동 방식' 적용 안한 듯
탄두부 무게 줄였을 수도… "너무 큰 의미 둘 필요 없어"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북한이 12일 고체연료 기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의 2차 시험발사 과정에서 보여준 '신기록'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이 이번에 쏜 '화성-18형'은 지난 4월 첫 시험발사 때보다 정점고도가 2배 이상 높아진 데다, 비행시간도 70분을 넘기면서 북한의 역대 ICBM 발사 중 '최장 기록'을 세웠다.

13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이 전날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을 향해 발사한 '화성-18형'은 1001.2㎞ 거리를 4491초(74분51초)간 비행하면서 최고 6648.4㎞ 고도까지 치솟았다.

북한 측 발표대로라면 비행시간과 정점고도 모두 북한이 ICBM을 발사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최고 기록에 해당한다. 지난 4월13일 '화성-18형'의 첫 시험발사 때 정점고도는 3000㎞ 이하로 탐지됐다.

북한이 이날 노동신문에 공개한 이번 '화성-18형' 발사 현장 사진을 보면 미사일의 외형이나 발사방식 등은 3개월 전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이번 발사에서 미사일의 정점고도가 2배 이상 높아진 건 1차 때와 달리, 이번엔 '시간 지연 분리시동 방식'을 적용하기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동신문은 앞서 4월 실시한 화성-18형의 1차 시험발사 땐 "1계단(1단 추진체)은 '표준 탄도비행방식'(정상 각도·30~45도)으로, 2·3계단은 고각(高角) 방식(비행거리를 줄이기 위해 발사 각도를 의도적으로 높이는 것)으로 설정하고 '시간 지연 분리시동 방식'으로 미사일 최대 속도를 제한하며 무기체계의 각 계통별 기술적 특성들을 확증하는 방법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노동신문의 이번 2차 발사 관련 보도를 보면 다른 내용은 동일하지만, '시간 지연 분리시동 방식'이란 표현은 등장하지 않는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시간 지연 분리시동 방식'은 1단 추진체 연소기 끝난 뒤에도 이를 분리하지 않은 채 관성비행을 2단 추진체를 점화하는 것으로서 비행 중 각종 데이터를 수집할 필요가 있을 때 쓰인다. 이 때문에 이 방식을 사용하면 2·3단 추진체 점화 이후에도 미사일의 정점고도를 높이는 데는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화성-18형' 1단 추진체의 경우 1차 시험발사 때 상당히 많은 비행 데이터를 얻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래서 이번엔 시간 지연 분리시동 방식을 적용하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한미 정보당국도 북한이 이번 화성-18형 2차 시험발사에서 시간 지연 분리시동 방식을 적용하지 않은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화성-18형 2차 발사는 "지난 4월 발사 때와 방식에 차이가 있었다"며 "그 차이에 대해 지금 한미가 평가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장 교수는 이번 화성-18형의 비행시간이 역대 최장을 기록한 데 대해선 "북한이 1만5000㎞ 이상의 ICBM 사거리 목표에 따라 비행시간도 정점고도와 함께 늘려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올 2월 발사한 액체연료 기반 ICBM '화성-15형'은 66분55초, 3월 발사한 '화성-17형'은 69분11초를 각각 비행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사일의 정점고도·비행시간은 단 분리 및 점화 방식뿐만 아니라 탄두부에 싣는 물체의 무게에 따라서도 얼마든 달라질 수 있다"는 이유로 북한의 이번 '신기록'에 "너무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3개월 새 화성-18형의 성능에 일부 진전이 있었던 건 사실이나, 이를 실제로 미국 본토 등지를 타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로 발전시키려면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ICBM에서 가장 중요한 탄두의 재진입 기술은 고각이 아닌 정상궤도로 쐈을 때 검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북한이 앞으로도 ICBM 시험발사나 정찰위성 운용을 위한 우주 발사체 발사를 계속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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