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상생금융 1호’ 디딤돌 저축보험…“월 최대 75만원 넣어 목돈 마련” (종합)

2023. 7. 13.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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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2030 디딤돌 저축 보험’ 8~9월중 출시
연 5% 확정금리에 결혼·출산시 ‘보너스’ 지급
재해장해·사망 보장…가입 한달 뒤부터 원금보장
한화생명 사옥 [한화생명 제공]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한화생명이 2030 저소득층의 목돈 마련을 위해 연 5%짜리 적금 기능에 보험의 강점을 결합한 저축 보험을 내놓는다. 상생금융을 강조하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방문에 맞춰 보험업계에서 처음 나온 ‘상생금융 1호’ 지원책이다.

한화생명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본사 63빌딩에서 이복현 금감원장, 차수환 금감원 보험담당 부원장보,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조명환 월드비전 회장, 정성기 한국사회복지관협회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화생명 상생친구 협약식’을 개최했다.

한화생명은 이 자리에서 상생 보험상품인 ‘2030 디딤돌 저축 보험’을 개발해 8~9월 중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농협생명과 동양생명이 이달 1일부터 보험약관대출 금리 한도를 각각 3%포인트, 3.95%포인트 인하하기는 했지만, 상생 보험상품을 새로 선보인 곳은 한화생명이 처음이다.

보험 상생금융 1호, 한화생명 ‘2030 디딤돌 저축 보험’

2030 디딤돌 저축 보험은 사회 초년생과 결혼·출산을 앞둔 젊은 부부들이 중장기 자산형성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5년 만기 저축보험 상품이다. 가입대상은 가구소득 중위 200% 이하인 만 20~39세로, 은행의 ‘청년도약계좌’(개인소득 7500만원·가구소득 중위 180% 이하인 만 20~34세)보다 대상을 더 확대했다.

월 10만~50만원까지 납입 가능하며, 연 5%의 확정금리를 지급한다. 보험기간 내 결혼 또는 출산 시에는 납입금액의 최대 2%를 보너스로 지급해, 저출산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도록 했다. 장애인, 저소득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등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보험료를 1% 할인해 준다. 재해장해·사망시 일정 수준의 보험금도 지급된다.

원금 보장이 필요한 청년층의 니즈를 고려해 가입 1개월 후부터 환급률을 100% 이상이 되도록 상품을 구성했고, 추가납입, 납입유예 등 편의기능도 탑재했다. 여유자금이 생기면 매월 월 보험료의 50%(최대 25만원) 범위 내에서 추가 납입이 가능해 더 많은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경제적 상황이 악화돼 계약 유지가 어려울 때는 납입유예를 이용해 해약을 방지할 수 있도록 했다.

매달 최대 한도인 75만원까지 납입할 경우, 총 납입보험료는 4500만원이 된다. 여기에 연 5% 이율과 결혼(0.5%)·출산(0.5%)·다자녀 출산(1.0%) 등의 보너스 적립금 등을 더하면 5년 만기시 든든한 목돈을 챙길 수 있게 된다. 다만, 구체적인 환급률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여 대표이사는 “결혼 및 출산, 자립 기반 구축 등을 걱정하는 2030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깊이 고민했고, 청년들의 경제적 안정을 위해 디딤돌 역할을 하는 목돈 마련 저축성 보험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취약 아동·청소년 지원도 앞장…이복현 “보험, 국민 보호망 역할 중요” 주문

한화생명은 이날 취약계층 아동·청소년을 위한 ‘상생친구 프로젝트’도 발표했다. 월드비전, 한국사회복지관협회와 함께 ▷가족돌봄청년(영케어러) 자립 지원 ▷한부모가정 등 저소득층 청소년 금융교육 ▷문화소외계층 아동 문화체험 지원 ▷보호시설 아동·청소년 건강증진 프로그램 지원 등을 추진하는 내용으로, 금감원과 공동으로 2억원의 후원금을 모아 월드비전에 전달했다.

이 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한화생명의 상생금융 방안에 대해 “최근 우리 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국민들의 보호망으로서 보험산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런 시기에 오늘 한화생명이 발표하는 상생 보험상품 및 취약계층 지원 방안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권, 보험업계에 상생금융 동참을 주문하는 메시지도 내놨다. 그는 “어려운 시기일수록 금융회사들은 스스로만을 챙기기보다 함께 상생하고 위기를 극복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좋은 상생 금융상품 개발과 취약계층 지원, 국민과 산업에 대한 자금공급 노력을 통해 국가경제를 지원하고 뒷받침한다면 우리 금융산업은 미래에 더 큰 발전의 과실을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보험업 특성상 단기간 내 상생금융 상품을 내놓기 어렵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은행과 달리 비은행, 보험, 증권 등은 산업·상품 특성상 일률적으로 그런 요구를 할 수 없고, 건전성이나 운영여력 측면에서 그런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운영상 여력이 있거나 회사의 마케팅 폴리시, 상품 정책상 여력이 있다고 판단돼 자율적으로 이런 노력을 해주는 회사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한화생명을 시작으로 다른 보험사들도 상생금융 보따리를 내놓을 지 주목되고 있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두며 고액의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을 받았고, 올 1분기에는 회계제도 변경(IFRS17·9) 효과로 5조2300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먼저 ‘돈잔치’ 논란에 휩싸였던 은행들은 잇따라 수천억원대 상생금융 지원방안을 발표했으며, 카드업계에서도 우리카드가 2200억원, 현대카드·현대커머셜이 6000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내놓은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이 발표한 내용을 보고 다른 보험사들도 지원 방식과 규모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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