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의 내한’ 다니엘 시저가 밝힌 음악과 삶에 대한 단상[종합]
13일 오전 서울 서교동 모처에서 다니엘 시저 내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다니엘 시저는 캐나다 토론토 출신의 싱어송라이터로 2014년 EP ‘Praise Break’로 음악 활동을 시작해 2017년 데뷔 정규 앨범 ‘Freudian’을 발표했다. 2019년 발표한 두번째 앨범 ‘CACE STUDY 01’ 수록곡 ‘Best Part’(feat. H.E.R.)로 그래미 어워드 베스트 알앤비 퍼포먼스를 수상했으며, 2021년 저스틴 비버의 ‘Peaches’에 피처링으로 참여해 빌보드 핫 100 1위에 오르는 등 큰 사랑을 받는 아티스트다.
지난 4월 발표한 세번째 앨범 ‘NEVER ENOUGH’ 역시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날 다니엘 시저는 앨범명 ‘NEVER ENOUGH’에 대해 “끝없는 저항심에 대한 앨범”이라며 깊이있게 소개하는가 하면, 작업 과정과 5년 만의 내한 공연을 앞둔 소감 등을 전했다.
그 “삶은 어떤 순환의 과정처럼 느껴진다. 삶은 언제나 밀고 당기는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걸 추구하면 추구할수록,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더 많은 에너지가 소요된다. 그런데 그것이 밖에 있는 게 아니라 내면에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 감정을 깨달으며 모든 슬픔의 원인이구나 하는 것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모든 슬픔을 느끼게 되는 이유가, 결국 모든 것들을 잘못된 것들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면서도 “그렇지만 이 모든 과정이 흥미롭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 사이에 현명해지기도 했고 실수에 대해 배우기도 했다. 조금 더 내 자신 속의 조급함이나 고통에 대해 이해하고, 이를 해결하는 방식에 대해 배웠다”면서 “마음 속에 안정감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덧붙였다.
또 데뷔 EP와 이번 앨범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에 대해 다니엘 시저는 “이번 앨범은 이전 앨범에 비해 훨씬 주도적으로 직접 관여하며 리더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멘토로부터 가르침 받으며 작업했다면 이번엔 내가 운전석에 앉은 것처럼 컨트롤하며 작업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작업을 하면서 아예 새로운 팀과 작업했다. 지금까지 쌓아온 커리어를 기반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느낌으로 작업했다”면서 “이번엔 정말 자랑스러운, 뿌듯한 결과물이 나왔다고 생각하고 거기에서 안정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에 담긴 음악이 기존의 보편적 R&B 음악과 다른 점은 리스너에게 낯설게 느껴질 수도 부분이다. 이에 대해 다니엘 시저는 “물론 걱정이 됐고, 리스너들이 너무 낯설게 받아들이지 않기를 바랬지만 새로움을 위한 시도였다. 나는 R&B의 정의를 바꾸고 싶기도 하다. 이 두려움을 활용하며 바꿔나가려는 태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R&B 스타일에 대해서는 “기타가 들어간 요소가 많고, 멜랑꼴리하고, 심플하고 직설적이다. 또 굉장히 많은 비유와 은유가 들어가는데, 평소 비유와 은유를 좋아하지만 감성을 단순하게 전달하기도 한다. 또 흥미로운 베이스 라인이 들어간 음악을 좋아한다”고도 설명했다.
대중적 인기가 높아진 이후 음악적으로 달라진 점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답했다. 그는 “인기가 많아지면서 삶이 바뀌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도 바뀌었다. (데뷔 앨범인) ‘Freudian’에선 나에게 영향을 줬던 관계를 단순하게 다뤘다면 인기가 많아진 이후에는 관계를 단순하게 이어가지 않았던 경험이 많아서 더 다양한 주제를 다루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오만해져서일수도, 게을러져서일 수도 있는데 음악으로 다루는 주제가 죽음, 시간, 신, 부모와의 관계 등으로 주제가 확장됐디. 그것들이 음악으로 다루기에 재미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요즘은 내가 사랑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사랑을 다루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음악을 ‘파란색’으로 정의하기도 했다. 다니엘 시저는 “확실히 내 음악은 파란색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그 사이 살짝살짝 초록색이나 노란색이 섞여 있다”며 “파란색이라 생각한 이유는, 희망이 보이는 멜랑꼴리한 색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나에게는 삶을 상징하는 부분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대한 특별한 감정도 소개했다. 그는 “한국 팬들을 만날 생각에 기대가 크다. 한국을 생각하면 첫 공연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백스테이지에서 관객들이 너무 조용해서 신기했었는데, 펜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하고 본인에 대한 존중이 있어 놀랐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또 “처음 한국에 방문했을 때 고기를 먹으러 갔는데, 그 때 소주를 너무 많이 먹어서 집에 가는 길이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많이 먹었다”고 재미있는 기억을 떠올렸다.
자신의 음악을 직접 작사, 작곡, 프로듀싱하는 것은 물론 악기 연주까지 직접 해내는 것으로 유명한 다니엘 시저. 그는 “악기를 연주한다는 점은 가장 자랑스러운 부분이다. 내가 뮤지션 ‘프린스’가 된 것 같은 느낌”이라고 눈을 반짝였다.
다니엘 시저는 “직접 악기를 연주하고 싶은 이유는, 어떤 사람에게 어떻게 연주해달라고 하기보다는 내가 머릿 속으로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실현하고 싶기 때문이다. 또 이를 통해 조금 더 내 음악에 대한 자신감을 얻게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좋은 방향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시다. 내 삶에 전반적으로 좋은 영향을 준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다니엘 시저는 오는 15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음악 페스티벌 ‘해브 어 나이스 트립 2023’ 첫날 공연에 헤드라이너로 나선다. 다니엘 시저는 “최근 들어 정기적으로 공연한 적이 없다 보니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한 번 무대에 서면서 경험하는 점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 말미, 다니엘 시저는 한국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의미 있는 메시지를 남겼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자기 자신이 원하는대로, 자기 자신대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절대로 세상이 자기 자신을 변할 수 있게 두지 마세요.”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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