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일정 시작…'4대 그룹 총수 유일' LG 구광모 행보 주목
윤석열 대통령 폴란드 방문…경제사절단도 현지 일정 돌입
구광모 LG그룹 회장 움직임 주목…폴란드, 유럽 시장 공략 핵심 거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폴란드에 도착하면서 89개 기업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도 공식 일정에 돌입했다. 특히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유일하게 이번 폴란드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회사 핵심 생산기지인 폴란드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도착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폴란드에서 2박 3일 동안 경제 외교 일정 등을 소화할 예정으로, 여기에는 대기업 24개, 중소·중견기업 41개, 공기업·기관 17개, 경제단체와 협·단체 7개 등 89개 기업의 주요 경영진이 함께할 예정이다.
재계는 구광모 회장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이 다른 일정으로 경제사절단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4대 그룹 수장으로는 구광모 회장만이 유일하게 폴란드행에 나섰다. 구광모 회장은 주요 기업인 행사에서 전면에 나서며 세일즈 외교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장소가 폴란드인 점도 구광모 회장이 이전보다 보폭을 더 키울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동안 구광모 회장은 폴란드를 각별히 챙겨왔다. 실제로 그는 코로나19 이후 첫 공개 해외 출장지로 폴란드를 택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폴란드를 찾은 구광모 회장은 생산 현장을 꼼꼼히 둘러보고, 현지 LG 직원들을 격려했다.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를 예방하기도 했다.
사업적으로는 '배터리'에서 다양한 협력 성과가 기대된다. 구광모 회장은 전기차 시장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 유럽 배터리 시장뿐만 아니라 전장 사업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배터리 사업과 관련해 추가 투자 발표 가능성도 제기된다.
폴란드는 지정학적으로 서유럽과 중동부 유럽까지 모두 가깝게 연결돼 있다. 이에 LG그룹은 1997년 바르샤바에 판매법인을 설립하며 일찌감치 폴란드를 유럽 사업의 거점으로 삼았다. 그룹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브로츠와프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지 공장은 지난해 생산액 최초 10조 원을 넘어서며 유럽 시장 배터리 공급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브로츠와프 공장의 생산 능력은 지난해 말 기준 70GWh(기가와트시)다.
구광모 회장이 폴란드를 각별히 챙기는 이유는 배터리 때문만은 아니다.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해 LG전자, LG이노텍,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들이 브로츠와프, 므와바 등에서 8개 법인(생산법인 5개)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폴란드에서 근무하는 LG 임직원은 9000여 명에 달한다.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은 2027년까지 약 1600명을 추가 고용할 예정이다. LG의 현지 총 생산액은 16조5000억 원으로, 이는 폴란드 GDP의 1.8%에 해당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경제사절단의 공식 일정은 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 업무협약(MOU) 체결식,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주관 무역상담회 등이다. 구광모 회장을 포함한 기업인들은 양국 경제·산업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폴란드 정부 관계자·기업인들과의 네트워크 구축과 비즈니스 확대의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구광모 회장이 현지 임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별도로 사업장 방문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현지 사업장 방문 등 구광모 회장의 폴란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경제사절단 포함 기업인 중에서 구광모 회장과 함께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업인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다. 폴란드는 'K 방산'의 최대 고객으로 떠오른 국가로, 김동관 부회장은 또 다른 '방산 잭폿'을 위해 현지 정·재계 관계자들과 적극 교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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