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권처럼 된 민폐시위, 제한 필요하다[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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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시위의 자유가 민주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인권의 하나라는 점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 30여 년이 지나면서 집회·시위의 자유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달라졌는데, 이를 주도하는 사람들의 인식은 민주화 이전에 머물고 있어 갈등이 첨예하다.
민주화 이전 집회·시위는 권위주의 정부에 대한 민주화 투쟁의 수단이었고, 그래서 저항권의 성격도 인정됐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의 집회·시위는 민주화 투쟁의 수단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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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시위의 자유가 민주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인권의 하나라는 점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 30여 년이 지나면서 집회·시위의 자유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달라졌는데, 이를 주도하는 사람들의 인식은 민주화 이전에 머물고 있어 갈등이 첨예하다.
민주화 이전 집회·시위는 권위주의 정부에 대한 민주화 투쟁의 수단이었고, 그래서 저항권의 성격도 인정됐다. 당시 시민들이 시위대의 화염병 투척을 용인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의 집회·시위는 민주화 투쟁의 수단이 될 수 없다.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는 집회·시위는 가능하다. 그러나 이를 물리력으로 몰아내려는 것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 된다. 집회·시위를 통해 다중의 위력으로 주장을 관철하겠다는 것은 곧 민주적 다수의 결정을 무시하고 부정하는 것이다. 물리력을 동원해서 정권을 무너뜨리겠다는 것은 폭력혁명 주장과 무엇이 다른가?
민주화 이후의 집회·시위는 저항권의 수단이 아니라 평화적이고 집단적인 의사 표현의 수단이다. 이제는 죽창이나 각목과 쇠파이프 등을 동원한 폭력적 집회·시위는 불법임이 널리 인정되고 있다. 그러나 집회·시위를 다른 인권에 비해 우월한 것으로 보는 경향은 아직도 있다. 집회·시위로 인한 교통 방해는 무조건 감수해야 하고, 노숙 집회로 인해 밤잠을 설치는 것도 어쩔 수 없다는 주장이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까?
인권은 헌법상 최고의 가치지만, 어떤 인권도 절대적이진 않다. 생명권도 사형에 의해 제한될 수 있으며, 종교의 자유 역시 타인의 인권과 충돌하면 제한될 수 있다. 그런데 집회·시위의 자유는 다른 인권에 우선한다는 근거가 무엇인가?
헌법상 인권과 인권이 충돌할 때는 어느 하나를 우위에 놓기보다는 양자를 동시에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조화점을 찾는 게 원칙이다. 예컨대, 언론의 자유와 명예권이 충돌할 경우 진실에 부합하고 공익을 위한 언론은 명예권에 우선하지만, 허위이거나 음해 목적의 언론보다는 명예권이 우선한다. 이를 통해 언론의 자유와 명예권이 모두 최대한 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제 집회·시위의 자유도 시민들의 거주이전의 자유(도로통행권), 주거의 평온 등과 조화점을 찾아야 한다. 집회·시위가 중요하니 도로통행권이나 주거의 평온은 양보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민주화 투쟁도 아닌, 특정 집단의 이익을 주장하는 집회·시위가 왜 시민들의 인권에 우선해야 하는가?
무엇보다, 집회·시위의 시간과 장소 등에서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사고가 필요하다. 2009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의 취지에 따라 야간옥외집회를 허용하되, 시민들이 잠자는 시간까지 집회가 허용될 이유가 없다.
대규모 집회의 경우에 도로교통에 방해가 되는 것은 불가피하더라도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 도로 점거를 최소화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교통체증 지역이나 출퇴근 시간대에 대해 배려가 있어야 한다.
이를 무시하는 집회·시위의 특권 의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집회·시위에 대한 국민의 반감만이 확산될 뿐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집회·시위의 자유 위축으로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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