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국민연금, 지방정부 LGFV 채권 매각 추진"

인교준 2023. 7. 13.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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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국민연금 격인 전국사회보장기금이 산하 펀드매니저들에게 지방정부의 자금 조달용 특수법인인 'LGFV'(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s) 등이 발행한 채권의 매각을 권고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 산하의 자본시장 '큰손'인 전국사회보장기금이 LGFV가 발행한 채권 처분에 나서는 것이 LGFV에 대한 중국 당국의 정책과 맞닿아 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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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의 국민연금 격인 전국사회보장기금이 산하 펀드매니저들에게 지방정부의 자금 조달용 특수법인인 'LGFV'(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s) 등이 발행한 채권의 매각을 권고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전국사회보장기금은 4천170억 달러(약 534조원) 규모의 자금을 관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위안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 정부 산하의 자본시장 '큰손'인 전국사회보장기금이 LGFV가 발행한 채권 처분에 나서는 것이 LGFV에 대한 중국 당국의 정책과 맞닿아 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 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현재 지방정부 채무 잔액은 37조 위안(약 6천644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중국 안팎에선 지방정부들이 정식으로 채권을 발행한 부채 이외에 LGFV 수천개를 이용해 차입한 자금인 이른바 '숨겨진 부채'에 주목해왔다.

월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LGFV가 설립한 수천 개 금융기업의 숨겨진 차입금을 포함한 중국 지방정부의 총부채가 약 23조 달러(약 3경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지난 2월 28일 블룸버그는 사용할 수 있는 공식 자료를 기반으로 중국의 31개 성·시·자치구 가운데 17곳 이상이 부채 한도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지방정부 가운데 대규모 항만 개발과 인프라 건설에 집중했던 톈진직할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3배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충칭직할시와 윈난·구이저우·푸젠·랴오닝·지린성의 부채비율도 각각 200%를 넘었다.

그러나 이런 지방정부 부채에 LGFV를 통해 조달한 자금이 제대로 포함되지 않아, 중국 지방정부의 실제 부채 문제는 이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LGFV 부채 문제가 본격화할 경우 중국 금융기관의 신용에도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를 우려해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경고음이 커지고 있는데도 중국 당국이 경기 부양책을 적극적으로 내놓지 않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당국이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유지하고 신용 시장 위험을 완화하는 데 치중하면서 지방정부의 부채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다지고 있어 보인다고 짚었다.

전국사회보장기금의 LGFV 채권 매각 주문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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