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액션] "김경민 어디 갔어?" 외침에 서울 데뷔골로 응답한 김경민, "흥분이 가라앉지 않네요"

신동훈 기자 2023. 7. 13.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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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신동훈 기자(상암)] "팬들이 "김경민 어디 갔어?"라고 하신 부분에 대해 정말 죄송하다. 앞으로 더 잘해보겠다."

FC서울은 12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2라운드에서 수원FC에 7-2로 승리했다. 이로써 서울은 승점 36이 됐고 3위를 유지했다. 수원FC는 6경기 무승을 기록하며 10위에 머물렀다.

역사적 경기였다. 서울은 나상호 선제골 속에서 앞서갔다. 김신진이 전반 14분 추가골을 넣었고 전반 추가시간 김주성 골까지 나오면서 전반을 3-0으로 마쳤다. 후반 시작과 함께 나상호가 다시 한번 골망을 흔들었다. 윤빛가람, 이승우에게 실점을 했지만 김신진 골에 이어 윌리안 득점까지 나오면서 6-2가 됐다.

서울은 윌리안을 빼고 김경민을 투입했다. 김경민은 전남 드래곤즈에서 프로 데뷔를 했고 FC안양에서 임대 생활을 했다. 2021년부터 김천 상무에서 복무를 했는데 좋은 득점력을 보여줬다. 최전방과 측면에서 모두 뛸 수 있는 공격 자원이다. 키는 큰데 속도도 빨라 활용성이 높다. 김천에서 득점력을 끌어올리며 능력을 키웠고 올 시즌을 앞두고 서울에 입단했다.

서울에 온 김경민은 좋은 공격 옵션이 될 거라 기대가 됐는데 부상으로 인해 나오지 못했다. 많은 기대를 받고 왔는데 사라진 김경민을 두고 팬들 사이에선 "김경민 어디 갔어?"라는 말이 밈처럼 쓰일 정도였다. 그러다 16라운드 대구FC전에 명단에 들어오며 오랜만에 등장했고 17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 출전을 통해 서울 데뷔전을 가졌다.

이후엔 출전하지 못했다. 서울은 황의조가 임대 만료 후 원소속팀으로 돌아간 후 일류첸코, 박동진이 번갈아 기회를 얻었는데 득점력이 아쉬웠다. 김경민이 앞으로 기회를 받을 가능성이 대두됐다. 이날 경기 최전방은 김신진이었다. 멀티골을 넣은 김신진은 제 몫을 다하고 빠졌고 김경민이 들어왔다. 김경민은 들어오자마자 박동진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받았고 그대로 밀어넣었다.

사실상 쐐기골이었다. 김경민 골까지 더해 서울은 1983년 창단 후 최초로 1경기에서 7골을 기록했다. 역사적 득점이자 서울 데뷔골을 넣은 김경민은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며 서울 팬들을 열광케 했다. 김경민은 이후에도 측면과 최전방을 오가며 수원FC 수비를 괴롭혔다. 이후 득점은 없었으나 김경민은 향후 활약을 더 기대하게 했다.

믹스트존 인터뷰에 나선 김경민은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게 신기하다"라고 했다. 얼굴은 웃음꽃이 가능했다. "김경민 어디 갔어?"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느꼈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김경민 인터뷰 일문일답]

- 서울에 온 뒤 부상으로 힘들었는데.

부상으로 다쳤다가 저번 경기에 출전을 했는데 안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오늘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내 생각과 다르게 조금 더 일찍 들어갔다.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 크로스가 딱 발에 맞고 들어갔을 때 무슨 기분이었나.

크로스가 길다고 생각하고 몸을 일단 던졌다. 골대 앞이니까 맞으면 확률적으로 못 넣겠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그래서 더 집중했고 골이 됐다.

- 세리머니는 즉흥이었나.

그렇다. 그 상황에서 너무 기뻐서 그랬다.

- "김경민 어디 갔냐?"고 외치는 팬들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힘들긴 했다. 코치, 감독님이 원하는 모습을 어필해야 기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기준을 맞추려고 최대한 노력을 했다.

- 황의조가 나가고 다른 공격수들 득점력이 떨어져 있다. 본인에겐 기회인데.

일류첸코는 엄청난 선수다. 다른 공격수들도 마찬가지다. 그보다는 내가 잘하는 거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기장에 들어가면 감독님이 나한테만 원하는 플레이가 있을 것이다. 팬들도 마찬가지다. 그걸 잘하려고 집중하고 노력하고 있다.

- 오늘 분위기가 역대급이었는데.

평일인데 너무 많은 팬들이 찾아주셨다. 너무 기쁘다. 선수들 모두 좋은 분위기에서 기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 서울 데뷔골인데 이번 경기에서 득점만 7골이었다. 다소 아쉽진 않은가.

(웃음) 아쉽지 않다. 묻혔다고 생각은 안 한다. 많은 골이 들어가서 내 골이 묻혔는지 생각하기보다는 골을 많이 넣은 우리 팀이 더 부각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아직도 흥분한 것 같다.

맞다. 흥분이 가라앉지 않아서 앞으로 잠을 못 잘 것 같다. 최대한 잘하려고 노력을 할 것이다. 부담감은 안 가지려고 한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할 것이다.

-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팬들이 "김경민 어디 갔냐?"라고 하신 부분에 대해 정말 죄송하다. 앞으로 더 자주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재밌는 경기 보실 수 있도록 하겠다. 응원 부탁드린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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