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못 썼다' 식칼로 위협한 가장에 '징역 3년'...피해가족 "판결 감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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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간 가정폭력에 시달렸던 피해자 가족이 가해자에게 징역형을 선고한 재판부에 감사 인사를 전한 글을 온라인상에 올렸다.
작성자는 10여 년간 남편으로부터 가정폭력에 시달려온 여동생 A씨가 1년간의 소송 끝에 승소했다고 밝혔다.
A씨의 남편은 지난 7일 법원에서 가정폭력범죄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1년간의 힘든 법정 싸움 끝에 재판부는 A씨 남편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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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법 서부지원, 징역 3년 선고
"벌금형 예상했는데 재판부에 감사"
10여 년간 가정폭력에 시달렸던 피해자 가족이 가해자에게 징역형을 선고한 재판부에 감사 인사를 전한 글을 온라인상에 올렸다. 해당 글에 누리꾼들의 격려와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독후감 마음에 들지 않게 썼다' 식칼 위협
12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판결문 내용이 멋져서 올린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10여 년간 남편으로부터 가정폭력에 시달려온 여동생 A씨가 1년간의 소송 끝에 승소했다고 밝혔다. A씨의 남편은 지난 7일 법원에서 가정폭력범죄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작성자에 따르면 A씨의 남편은 매일 술을 마시고 식칼과 목발 등을 사용해 A씨와 아이들을 때리고 협박했다. "밥주걱에 밥풀이 묻었다" "독후감을 마음에 들지 않게 썼다" 며 가족들을 폭행했다. A씨는 남편의 폭행으로 고막이 찢어지기도 했다.
친정식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견뎌온 A씨는 7세와 10세 두 아이를 지키기 위해 지난해 남편을 고소했다. 하지만 남편의 폭행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았다. 남편이 집에 폐쇄회로(CC)TV를 달지 못하게 해 아이들의 증언과 병원 진단서 외엔 증거가 부족했다. 작성자는 "증거를 찾기 위해 1년을 온 가족이 달려왔다"며 "재판 과정을 지켜보며 여동생과 조카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곁에서 지켜주지 못한 제가 원망스럽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고 전했다.
재판부 "가족에 영영 지우지 못할 상처"...3년형 선고
1년간의 힘든 법정 싸움 끝에 재판부는 A씨 남편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2단독 백광균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10년 넘게 매일같이 술에 취해 아무 잘못 없는 배우자와 아이들에게 폭력을 끊임없이 반복해 왔다"며 "식칼, 목발 등 위험하기 짝이 없는 물건으로 고작 일곱 살과 열 살의 아이들을 학대해 여리디 여린 몸과 마음에 영영 지우지 못할 상처를 남겼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사죄는커녕 끊임없이 피해자들을 탓하고 범행을 부인해 피해자들이 두려움에 떨면서 법정에 나와 증언하는 등 2차 피해에 불필요하게 노출됐다"며 "피고인을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하며 반성과 개선의 시간을 강제할 필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악행과 비정상적 정신상태에 비춰볼 때, 아동학대 프로그램을 이수해도 그 성행(성품과 행실)을 뜯어고칠 가능성이 없어 보이므로 국가의 예산과 인력을 아끼도록 아동학대 치료 교육 프로그램 이수 명령은 병과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작성자는 "언론에 보도되는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형량이 크지 않아 벌금형 수준을 예상했다"며 "온 가족이 다 고생했다는 것을 알아주신 것 같아 너무 감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정폭력으로 재판 중이거나 용기가 없어 망설이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을 드리고, 또 좋은 판례가 있다는 점을 알려드리기 위해 글을 남긴다"며 "좋은 판사님이 계시다는 점도 꼭 알려드리고 싶다"고 거듭 감사를 표했다.
"긴 세월 버텨 줘서 고맙다" 응원 이어져
A씨 사연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상에는 공감과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글에 "집행유예가 판치는 형사사건에 징역형이 나와 다행이다" "흔치 않은 판결문" "판사가 누군지 판결문 정말 잘 썼다" "아이들과 어머니의 상처가 잘 치유되고 세상과 가정이 안전하다는 믿음을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등 수십 개의 댓글이 달렸다.
자신도 어린 시절 가정폭력을 당했다는 한 누리꾼은 "판결문을 보고 나니 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그때 일이 생각나며 마음이 울컥한다"고 했다. 그는 "매일 엄마가 맞는 소리, 그릇이 깨지는 소리 속에 어린 시절을 보냈다. 중학교 1학년 때 잠든 아버지 옆에서 울던 엄마에게 '가, 엄마. 나가서 엄마 인생 살아'라고 하기도 했다"며 "고생하셨고 긴 세월 버텨주셔서 고맙다. 저도 현재 엄마와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A씨 가족에 위로를 전했다.
원다라 기자 d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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