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정의당 “굴욕적 비정상회담···오염수 방류 잠정 보류 요구하라”
야당은 13일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사실상 용인한 데 대해 일제히 수용 불가 입장 방침을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정책 의원총회에서 “이 정권은 국익이 아니라 일본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며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무기한 연기를 당당하게 요구하고 관련 국가들의 공동조사를 관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며 18일째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단식농성 중인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찾았다. 이 대표는 “대표님의 의지도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돼서 건강 잘 챙겨서 더 많은 곳에서 싸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이정미 대표에게 단식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정미 대표는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국민 마음을 모아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국민의 기대를 외면했다”며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회담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은 국민 생명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원칙에서 우리 정부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정상회담 의제에 해양 투기 잠정 보류 방안은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불완전한 IAEA(국제원자력기구) 보고서를 기준으로 한 대화였다”며 “윤 대통령은 방류 점검에 한국 전문가의 참여를 요구했지만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기준을 초과하면 방류를 중단한다고 답했다. 완전히 동문서답”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가 스스로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금지 명분을 없앴다”며 “해양 투기는 현 정권이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국민적 합의와 동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순방을 마치면 야당과 이 방안에 대해 즉각 대책을 논의하기 바란다”고 했다.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방류 정당화 면피와 기시다 뒤치다꺼리가 무슨 정상회담인가”라며 “국민 건강, 해양 안전, 어민 보호 팽개치고 일본 광고 대신하고 하청 정부 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상무위원회에서 “너무 굴욕적”이라며 “일본 정부 방류가 이미 시작된 마당에 퍽이나 방사능 기준치를 철저히 관리하고 초과됐다고 알아서 중단하겠나”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오염수 투기 이후 방사능 기준치 초과할 때에나 대응하겠다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마시고 즉각 방류 계획 잠정 보류를 요구하라”고 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도 “도저히 주권 국가인 대한민국 정부 수반의 외교라고는 볼 수 없는 비정상회담이었다”며 “윤 대통령의 대일외교 빈 잔에 핵 오염수만 잔뜩 따르고 있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배 원내대표는 “다른 야당과 무소속 의원들과 함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를 위한 초당적 의원모임’을 곧 발족할 것”이라며 “소신 있는 여당 의원들을 설득해 대국회 차원의 대응 기구로 만들겠다”고 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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